페루, 독일대신 한국과 1500톤급 잠수함 공동 개발

현대중공업 HDS-1500 잠수함 이미지

페루가 노후화된 잠수함 함대를 한국의 신형 HDS-1500(1500톤급) 잠수함으로 대체하기 위한 전략적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페루 해군의 현대화 계획과 한국 방산 수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국 방산협력 본격화, 실행 단계로 전환


군사전문 매체 아미레커그니션(Army Recognition)은 지난 4월 26일 페루 국영 조선소인 세르비치오스 인더스트리얼레스 데 라 마리나(SIMA)와 한국의 HD현대중공업이 HDS-1500 모델을 기반으로 한 신형 잠수함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과 신형 잠수함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 11월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예비 논의 단계에서 실행 가능한 개발 단계로 전환되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양국이 실질적인 사업 추진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진전입니다.

양해각서 체결식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SITDEF 2025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페루 해군의 현대화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페루 해군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체결식은 양국 방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HDS-1500의 첨단 기술과 비용 효율성


보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HDS-1500 잠수함은 최근 국제 선급협회인 DNV-GL(데 노르스케 베리타스-게르마니셔 로이드)로부터 기본설계승인(AIP)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중공업 HDS-1500 잠수함 이미지

이 잠수함은 길이 65m, 너비 6.5m, 배수량은 1500t 규모로, 중형급 잠수함으로 분류됩니다.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설계 개발 단계는 2~3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성공적인 자금 조달 및 설계 완료 후 건조에 최소 4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잠수함은 2030년대 초반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페루 해군의 장기적인 현대화 계획의 일부로, 단계적인 함대 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HDS-1500은 한국의 장보고-3급(KSS-III) 잠수함의 절반도 안 되는 크기와 무게로, 국방예산과 인력이 제한된 국가들에게 경제적으로 매력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 해군의 손원일급 잠수함

특히 한국의 손원일급(214급) 잠수함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고가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고급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채택해 비용을 크게 절감했습니다.

또한, HDS-1500은 기존 32명이 필요한 비슷한 크기의 잠수함과 달리 25명의 승조원으로 운용 가능해 운영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개방형 구조를 적용해 도입국이 자국의 작전 요구사항에 맞게 무기, 전투 체계, 음파탐지기를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페루 해군의 특수한 작전 환경과 요구사항을 고려할 때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페루의 노후 잠수함 함대와 현대화 필요성


현재 페루 해군은 독일제 타입(Type) 209 잠수함 6척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6척에는 타입 209/1100 잠수함 2척(BAP 이슬라이, BAP 아리카)과 타입 209/1200 잠수함 4척(BAP 앙가모스, BAP 안토파가스타, BAP 피사구아, BAP 치파나)이 포함됩니다.

페루 해군은 독일제 타입(Type) 209 잠수함

이들 디젤-전기 잠수함은 1974년에서 1983년 사이에 취역해 40년 넘게 페루 해군의 수중 전력을 담당해왔습니다.

페루 해군은 이미 노후화된 잠수함의 작전 능력 유지를 위해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협력해 포괄적인 현대화 프로그램을 시행했습니다.

BAP 치파나가 이 현대화를 가장 먼저 완료해 작전 임무에 복귀했으며, 이를 통해 잠수함의 수명을 약 15년 연장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잠수함의 기본 설계와 구조는 40년 이상 된 것으로, 근본적인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어 신형 잠수함 도입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현대중공업 HDS-1500 잠수함 이미지

광활한 태평양 해안선을 가진 페루에게 잠수함 전력은 국가 주권 보호와 해양 안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잠수함은 스텔스 능력, 전략적 억지력, 정보 수집 능력 등 다른 함정이 제공할 수 없는 독특한 군사적 이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남미 태평양 연안에서의 불법 어업 감시와 해양 주권 수호를 위해 현대적인 잠수함 전력의 유지는 페루 해군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양국 방산협력의 전략적 의의와 미래 전망


이번 페루와 HD현대중공업의 협력은 단순한 장비 현대화를 넘어 페루가 방위산업 분야에서 자립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도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SIMA는 HD현대중공업과의 협력을 통해 첨단 조선 기술 노하우를 습득함으로써 향후 국내 잠수함 건조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기술 이전 부분이 협정에 중요하게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단순한 구매가 아닌 공동 개발 형태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 컨퍼런스 '콜롬비아마르 2025'에서 HDS-1500 잠수함을 처음 공개했으며, LIG넥스원과 공동 전시관을 마련해 신형 잠수함 모델을 적극 홍보했습니다.

콜롬비아 국제해양방위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HDS-1500 잠수함

이는 한국 방산업체들이 남미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공동 건조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잠수함 수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특히 선진국들이 독점해왔던 잠수함 시장에서 한국이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HDS-1500은 특히 중소 규모 해군을 보유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잠수함으로, 한국 방산의 새로운 수출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HDS-1500 잠수함 이미지

이번 협력은 페루와 한국 간의 광범위한 국방 관계를 강화하고, 해양 및 안보 영역 전반에 걸쳐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한국의 방산 기술력과 페루의 지역적 영향력이 결합된다면, 향후 남미 지역에서의 한국 방산 제품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은 이미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등을 성공적으로 수출하며 세계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번 페루와의 잠수함 공동 개발 협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한국은 남미 지역에서 해양 방위 시스템 분야의 주요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이는 단순한 방산 수출을 넘어, 기술 협력과 인적 교류를 통한 양국 관계의 전략적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