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막’ 차량 밀어버리라더니… “민형사상 문제 땐 개인 책임”
제천화재 참사 이후 법 개정 불구
2021년 1건… 2023년엔 2건 그쳐
강제처분 훈련, 수천 회 실시 무색
현장 대원들 민원 우려 처분 주저
“민형사상 문제 발생 땐 개인 책임”
“개정안 실효성 떨어져” 목소리도
소방차의 화재 현장 진입을 막는 차량을 견인하거나 제거할 수 있도록 2018년 3월 소방기본법이 개정됐지만, 6년 지난 현재까지 실제 강제처분이 이뤄진 사례는 단 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주가 민원을 제기하거나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경우 소방관 개인에게 책임이 돌아갈 것을 우려해 적용을 꺼리는 것이다. 현장에선 “개정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소방에서 소방용수시설 주변에 세워진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한 경우는 1만8701건에 달한다. 2022년(1만3622건), 2021년(1만1731건)에서 꾸준히 늘어난 수치다.
원칙적으로 이같이 진입로 또는 소방시설을 가로막고 있는 차들은 화재 발생 시 소방차가 밀어버린 뒤 지나갈 수 있다. 화마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 골목길 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를 계기로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차량을 ‘강제처분’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방관들은 “강제처분을 실제로 실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소방교 김모(37)씨는 “소방차가 다른 차를 살짝 긁기만 해도 3, 4번은 불려 다녀야 한다”며 “강제처분으로 차를 밀어버리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의 단속 강화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스스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주차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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