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빚 대물림 피하려 상속포기 5년 새 79% 늘어… 후순위 상속권자는 여전히 ‘깜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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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재산 대신 빚만 남기는 상속이 늘어나자 상속포기 신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선순위 상속인이 채무를 포기할 경우 이를 후순위 상속인에게 알리는 절차가 없어, 자신이 상속인이 된 지도 모른채 빚만 옮겨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채무를 넘겨받는 후순위 상속인이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 포기'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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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승인은 23.8% 증가 그쳐 제자리
후순위 상속인에게 알리는 절차는 없어

고령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재산 대신 빚만 남기는 상속이 늘어나자 상속포기 신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선순위 상속인이 채무를 포기할 경우 이를 후순위 상속인에게 알리는 절차가 없어, 자신이 상속인이 된 지도 모른채 빚만 옮겨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포기 신청은 3만 8482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0년(2만 1545건)에서 5년만에 약 1.8배로 증가했다. 2022년 2만 5679건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만 1449건이 접수돼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물려받은 재산 범위에서 빚을 갚는 한정승인은 지난해 2만 7838건으로 5년간 2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정승인은 상속포기보다 많았으나, 2022년부터는 상속포기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상속포기가 증가한 배경으로는 인구 구조와 경제 여건의 변화가 꼽힌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는 “고령화 사회라 부모님이 남겨놓은 재산은 과거보다 적고, 오히려 부채만 있는 상황이 많아졌다”며 “이혼·재혼 가정이 늘면서 부모의 재산 상황을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진단했다. 또 “상속포기 제도가 미디어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부채를 물려받고 싶지 않다’는 상담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상속포기를 하면 채무는 소멸하지 않고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승계된다. 민법상 법정상속순위는 직계비속(자녀), 직계존속(부모),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이다. 배우자는 1·2순위와 공동상속인이 된다. 같은 순위 상속인이 전원 포기해야 다음 순위로 넘어가는데, 이 과정은 4순위까지 이어진다.
문제는 채무를 넘겨받는 후순위 상속인이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 포기’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법원은 상속재산포기 심판청구서에 첨부되는 ‘상속 관련 신청 시 알아볼 사항’을 고지하지만, 당사자에게만 전달된다. 법원 관계자는 “상속인이 상속포기 신청을 접수하는 경우 상속인 본인에 관련된 서류만 제출할 뿐 후순위 상속인의 인적사항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법원으로서는 후순위 상속자를 확정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사백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형제자매가 사망했을 때 그 사람 빚이 얼마인지, 조카가 상속을 포기했는지 아무도 모르는데 갑자기 당신이 상속인이니 대신 갚으라는 통보를 받으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며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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