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해 경계는 오륙도일까, 해월정일까
- 해운대구, 달맞이언덕 ‘해월정’
- 남구는 해파랑길 출발점을 주장
- 명소화 위해 신경전 계속될 듯
광안리 바다는 동해일까, 남해일까?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우리나라 발전의 토대가 된 부산의 바다가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 기관과 지자체들이 동해와 남해의 범위를 제각각 정하고 있어 혼선이 있다.

해양수산부는 1997년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울산시 태화강 하구의 방어진항 남쪽과 일본 이즈모시를 동서로 이은 직선(북위 35도 28분)으로 정했다. 또한, 서해와 남해의 경계를 전남 진도 서쪽 끝과 제주도 서쪽 끝(차귀도)을 남북으로 이은 직선으로, 동중국해와 남해의 경계를 제주도 동쪽 끝(우도)에서 일본 후쿠에섬 남쪽 끝을 이은 직선으로 정했다. 이는 국립수산진흥원(현 국립수산과학원)이 1979년 한국해양편람에서 썼던 기준이다.

반면, 해수부 소속 기관인 국립해양조사원은 1992년에 수로업무편람에서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부산 남구 승두말(오륙도 근처 돌출지역)로, 서해와 남해의 경계를 전남 해남 반도의 남쪽 끝으로 정했다. 이 기관이 현재 좌표상 정하고 있는 동해와 남해의 경계는 해운대구를 지난다. 기상청은 부산시와 울산시의 해안 경계점으로 정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와 남구는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두고 옥신각신 했다. 남해와 동해의 경계를 명소화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해운대구는 달맞이 언덕의 ‘해월정’을 경계라고 주장하는 반면, 남구는 오륙도 선착장 앞 ‘동해와 남해 경계석’이 기준이라고 반박한다. 이 논란에 선뜻 대답하기 힘든 것은 동해와 남해의 정확한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해운대구는 달맞이언덕을 ‘남해와 동해가 만나는 곳’으로 홍보한 바 있다. 해월정 인근에 ‘두 바다가 만나는 광장’을 조성하고, 상징조형물 포토존도 세웠다. 해운대구가 남해·동해 경계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정부의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사업에 해운대구를 포함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다.
남구는 용호동 오륙도가 보이는 ‘해맞이공원’에 남해와 동해 경계 표지석을 2010년 11월 세웠다. 국립해양조사원이 2008년까지 남해와 동해 경계를 오륙도와 가까운 해안인 승두말로 잡은 점을 근거로 표지석을 세운 것이다.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도 오륙도 앞 해맞이공원을 동해안을 따라 770㎞를 걷는 ‘해파랑길’의 출발점으로 정했다. 해파랑길 안내소도 오륙도 해맞이공원에 있다. 남구는 해파랑길 출발점을 알리면 두 바다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오륙도가 될 것으로 보고 느긋한 입장이다. 관련 법규가 없고 정부 기관마다 경계를 다르게 잡고 있어 해운대구와 남구의 신경전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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