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파산 ‘달콤한 후폭풍’?…하락하던 코스피 반등 이유는 [이종화의 장보GO]
금융위기 리스크에 오전 중 코스피 하락
단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에 오후에 반등
은행 고객 보증 나선 美 정부는 안도 키워
최근 1주일 내에 미국에서 은행 3곳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리스크가 커지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낮아진 금리 인상 가능성에 주식은 오히려 반등했습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7% 반등한 2140.6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닥은 0.04% 소폭 상승한 788.89에 마감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오전에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반전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은 92.3%에 달합니다. 3월 초만 해도 0.5%P를 올릴 가능성이 컨센서스였지만 금융 리스크가 부각되며 0%까지 줄어들었습니다. 금리 동결 가능성도 7.7%까지 상승했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도 급락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 8일(현지시간) 5.05%를 기록했지만 10일엔 4.60%에 마감해 3거래일만에 0.45%P 하락했습니다.
13일 한국 국채 3년물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267%P 줄어든 3.432%를 기록했습니다. 기준금리(현재 3.5%)보다 국채 3년물 금리가 낮아진 것은 1달 만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한미 금리 격차에 대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단 SVB 파산 사태로 미국의 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또 미국 당국이 12일(현지시간)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는 점도 시장의 안도를 끌어냈습니다. SVB의 고객 중 88%가 미국의 보험 한도(25만달러)를 넘는 돈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고 고객이 대부분 스타트업 기업들인 만큼 돈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연쇄 파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었습니다. 이에 따라 SVB 파산 사태가 금융시장 시스템 전반에 걸친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도 줄어들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확산할 우려가 있는 건 결국 예금 인출이 중단될 경우 기업들의 재무활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우려가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SVB가 파산한 이유로는 연준의 무리한 긴축 정책이 지목됐습니다. 급격한 긴축 정책 영향에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채권 가격도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SVB는 스타트업들로 구성된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조달하고, 이를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 테크 기업 등에 대출해주는 사업을 했습니다. 팬데믹 때 유동성이 시장에 급격히 늘어나며 VC 투자 활동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활발해지며 SVB도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SVB에 예금을 맡겼고, SVB는 이를 통해 VC 등에 투자금을 대출해 줬습니다.
문제는 너무 늘어난 예금을 투자할 만한 투자처가 부족해졌던 점입니다. SVB는 이 여유 자금을 증권 투자로 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에 많은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SVB의 자산 중 채권 비중은 55%에 달했습니다. 미국 전체 상업은행들의 평균 채권 비중은 고작 23.8%에 불과합니다. SVB 경영진이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고 지적받는 가장 큰 이유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채권 비중입니다.
결국 연준이 2022년 긴축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줄어들어 SVB에 돈을 맡긴 기업들은 예금을 빼서 활용하게 됐습니다. 단 예금을 빼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SVB의 예금 잔액은 지난해 160억달러 줄었고 올해 1~2월동안에도 80억달러가 추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VC 활동이 줄어들며 SVB에 돈을 맡기는 고객은 줄었습니다.
예금을 찾아가는 고객은 늘지만 들어오는 돈은 줄어 SVB의 유동성은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SVB는 보유 중이던 채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18억달러 확정손실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이를 22억5000만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지만 주가는 폭락했고 계획은 실패했습니다. 결국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며 파산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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