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권장도서 『광장』, 이명준은 왜 중립국을 택했을까

서울대 권장도서 『광장』, 한 문장으로 말하면 남에도 북에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이 끝내 ‘제3의 길’을 고르는 이야기입니다. 최인훈이 1960년 잡지 『새벽』 11월호에 발표한 소설로, 서울대학교의 「서울대 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 한국문학 17권 가운데 한 권입니다.

오늘부터 문학소년은 서울대 권장도서를 하루 한 권씩 읽습니다. 서울대가 공개한 목록에 실제로 있는 책만 고르고, 문학부터 차례로 다룹니다.

첫 책은 전쟁과 분단을 한 사람의 마음으로 들여다본 『광장』입니다.

서울대 권장도서 『광장』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바다와 갈매기 ⓒHeylenny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남에는 ‘밀실’만, 북에는 ‘광장’만 있었다. 이명준은 둘 다 갖춘 자리를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① 『광장』 줄거리, 이명준은 어떤 길을 걸었나요?

철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이명준이 남에서 북으로, 다시 포로가 되어 중립국으로 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 일로 경찰에게 고초를 겪은 명준은 남한 사회에 실망해 월북합니다.

그러나 북에서 만난 것은 명령만 따르는 관료 사회였습니다. 개인이 숨 쉴 방도, 함께 말할 광장도 없었습니다.

발레리나 은혜를 사랑하게 되지만, 전쟁은 두 사람의 시간을 오래 허락하지 않습니다.

  • 남한: 개인의 밀실은 있으나 함께하는 광장이 없음
  • 북한: 구호의 광장은 있으나 개인의 밀실이 없음
  • 전쟁: 인민군으로 참전, 은혜와 재회했다가 잃음
  • 포로: 남도 북도 아닌 중립국을 선택
『광장』 줄거리의 배경이 된 휴전 뒤의 판문점, 1956년 ⓒVincent Joseph Sweeney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② 왜 서울대가 이 책을 골랐을까요?

서울대가 밝힌 목록의 취지는 ‘고전 읽기로 교양을 갖춘 창조적 지식인’입니다. 서울대는 이 목록을 고전 읽기를 통해 지식과 품성의 교양을 갖추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지성인으로 자라도록 고른 책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목록은 한국문학 17권, 외국문학 31권, 동양사상 14권, 서양사상 27권, 과학기술 11권으로 짜여 있습니다.

『광장』은 『삼대』, 『토지』, 『구운몽』과 함께 한국문학 칸에 들어 있습니다.

1953년 판문점 포로 송환. 『광장』의 이명준도 이 무렵 송환 심사 앞에 섭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③ 꼭 읽어야 할 장면: 왜 “중립국”만 되풀이했을까요?

포로 송환 심사 장면이 이 소설의 심장입니다. 남과 북의 대표가 번갈아 명준을 설득하지만, 명준의 대답은 한 단어, “중립국”뿐입니다.

이 대답은 어느 한쪽을 미워해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두 사회를 다 겪어 본 사람이 “어느 곳에도 내 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은 묻게 됩니다. 사람에게 필요한 자리는 무엇일까, 밀실과 광장은 왜 둘 다 있어야 할까.

서울대 권장도서 『광장』 읽기 질문 카드. 카드 제작: 문학소년

④ 『광장』 처음 읽는 사람은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지도처럼 ‘남 → 북 → 전쟁 → 배 위’ 네 칸으로 나눠 읽으면 길을 잃지 않습니다. 철학적인 독백이 길게 이어지는 대목이 있어 처음엔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독백을 건너뛰지 말고, 장면이 바뀌는 곳에 표시만 해 두세요.

『광장』은 작가가 여러 차례 고쳐 쓴 작품입니다. 그래서 책마다 문장과 표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책을 고를 때는 어느 해 판본인지, 작가의 서문이 실려 있는지 정도만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1. 첫날: 남한 부분까지, ‘밀실’이라는 말에 밑줄
  2. 둘째 날: 북한 부분, ‘광장’이라는 말에 밑줄
  3. 셋째 날: 전쟁과 은혜 이야기
  4. 넷째 날: 배 위 장면, 갈매기가 무엇으로 보였는지 적기
전쟁 포로의 기억이 남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입구 ⓒKang Byeong Kee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⑤ 면접·세특·독서 기록에는 어떻게 이어 볼까요?

줄거리 요약보다 ‘내가 붙든 질문 하나’를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참여는 함께 갈 수 있을까”처럼, 소설의 밀실·광장을 오늘의 말로 바꿔 보는 것입니다.

  • 우리 반·우리 동네에서 ‘밀실’과 ‘광장’은 각각 어디일까?
  • 명준이 남과 북 어느 쪽도 고르지 않은 것은 도피일까, 선택일까?
  • 전쟁이 개인의 사랑과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이런 질문은 읽은 사람만 답할 수 있어서, 책을 실제로 읽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책 이름을 늘어놓는 것보다 한 권을 깊게 읽은 기록이 더 오래 남습니다.

6·25 전쟁 때 대구로 향하는 피란민들. 『광장』이 그린 시대 ⓒClaude Rudolph Holzheimer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Q. 서울대 권장도서 『광장』의 작가는 누구인가요?
A. 최인훈입니다. 1936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고 2018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Q. 『광장』은 언제 발표됐나요?
A. 1960년 잡지 『새벽』 11월호에 실렸습니다. 이후 작가가 여러 차례 고쳐 썼습니다.

Q. 『광장』의 결말은 어떻게 되나요?
A. 중립국으로 가는 배 위에서 명준은 갈매기 두 마리를 바라보다 바다로 사라집니다.

「서울대 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을 공개한 서울대학교 정문 ⓒLawlite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서울대 권장도서 『광장』 한눈에
1. 작가: 최인훈 / 발표: 1960년 『새벽』 11월호
2. 주인공: 이명준(철학과 학생)
3. 핵심어: 밀실과 광장
4. 꼭 읽을 장면: 포로 송환 심사의 “중립국”
5. 결말: 배 위의 갈매기와 바다

『광장』은 정답을 주는 소설이 아닙니다. 남과 북, 개인과 공동체 사이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자리가 무엇인지 끝까지 묻습니다. 서울대 권장도서 첫 권으로, 질문을 품고 덮게 되는 책을 골랐습니다.

가족과 함께 질문해 볼 내용
1. 우리 가족에게 ‘혼자만의 방’과 ‘함께 모이는 광장’은 각각 어디일까요?
2. 명준이 “중립국”이라고 답했을 때, 우리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3. 마지막 장면의 갈매기 두 마리는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하나요?

함께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결말, 한병태는 왜 그날 밤 울었을까」

다음 서울대 권장도서도 목록 속 한국문학에서 이어 갑니다.

『광장』을 읽어 보셨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을 댓글로 나눠 주세요.

※ 목록 출처: 서울대학교 「서울대 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book100.snu.ac.kr, 한국문학 분류),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열린 지성』 8호(2007) 곽명숙 「‘서울대 교양도서 100선’의 취지와 이용방법」. 목록 취지·구성은 노컷뉴스(2016.4.17) 보도, 작품 정보는 위키백과 「광장 (소설)」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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