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벨상 마을잔치 소식에…한강, 부친에게 “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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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것 같아서 찾아왔는가. 고맙네."
한 작가는 주민들로부터 이날 율산마을 회관 앞에서 열린 축하잔치 참석을 3, 4차례 권유받았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율산마을 주민들은 이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김영건 탁구선수의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잔치를 열었다.
박흥식 율산마을 이장(65)은 "작은 마을에서 세계적 인물 2명이 잇따라 배출되자 주민들 스스로 축하하는 마음에 마을회비로 조촐한 잔치를 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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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0시경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 해산토굴 입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는 김연식 재경장흥군향우회 회장(69) 등 주민 4명을 반기며 말했다. 한 작가는 주민들로부터 이날 율산마을 회관 앞에서 열린 축하잔치 참석을 3, 4차례 권유받았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한 작가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노벨문학상을 받은 딸을 둔 아버지 역할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상황을 고려해 기자회견 등을 하지 않는다는 뉴스가 세계에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마을 축제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한 작가는 딸에게 “(주민들이) 마을 잔치를 열려고 한다”는 소식을 알리자 딸은 “잔치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에 한 작가는 딸에게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잔치를 개최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못하게 하느냐”고 답변했다고 한다.
마을 주민 강 모 씨(57세)는 “한 작가는 딸의 뜻을 철저하게 존중하고 따르는 스타일이다. 마을잔치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가 살고 있는 율촌마을에는 이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있었고 관광객 발길도 이어졌다.
서울에 왔다는 관광객 윤모 씨(74)는 “가족들과 강진군 1주일 살기를 하려왔다가 한강 작가 부모님이 사시는 마을이 옆에 있다고 해서 제일 먼저 찾아왔다”고 말했다.
율산마을 주민들은 이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김영건 탁구선수의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잔치를 열었다.
수문리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율산마을은 주민 80여 가구 150여명이 살고 있다.
율산마을에는 한 작가의 글쓰기 작업실인 해산토굴, 한승원문학관, 한승원 산책로가 있다.
박흥식 율산마을 이장(65)은 “작은 마을에서 세계적 인물 2명이 잇따라 배출되자 주민들 스스로 축하하는 마음에 마을회비로 조촐한 잔치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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