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의 역설…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금산법 10% 룰’ 압박

홍승해 기자 2026. 3. 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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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8.5%·화재 1.5% 보유…소각 후 합산 10.13% 가능성
주주환원 확대 흐름 속 금산분리 규제 충돌 구조 반복
(왼쪽부터) 삼성생명, 삼성화재 본사. /각 사 제공

삼성전자가 약 16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합산 지분율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규제선인 10%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면 추가 매입 없이도 두 보험사의 지분율이 자동으로 오르는 구조여서 주주환원 정책과 금산분리 규제가 충돌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보통주 약 7335만9314주와, 우선주 약 1360만3461주 등 총 약 8700만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종가(18만3500원) 기준 소각 규모는 약 16조원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발행 주식수는 현재 약 59억주에서 약 1% 줄어든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별도 매입 없이도 자동으로 오른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약 8.5%, 삼성화재는 약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자사주 소각이 완료될 경우 두 회사의 삼성전자 합산 지분율이 약 10.13%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금산법은 금융회사가 산업회사 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할 경우 금융당국의 승인이나 시정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 등 동일 계열 금융회사들의 삼성전자 지분을 합산해 10% 초과 소유를 제한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단행할때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 관리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두 보험사가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지 않더라도 발행주식 감소로 지분율이 오르는 ‘수동적 지분 확대’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삼성생명 등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한 사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삼성생명·삼성화재는 합산 지분율 10% 초과를 피하기 위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지분율 관리 차원의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과 금산분리 규제가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배당 수익과 자본이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핵심 투자 자산이지만, 규제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상 지분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딜레마 상황이 반복된다는 평가다.

최근 기업 밸류업 정책 추진과 함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되는 흐름과 맞물려 금융계열사의 지분율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자사주 소각 이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분 일부를 조정할 가능성도 업계에서 거론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배당과 자본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보험사들이 장기 투자 자산으로 보유해 온 대표적인 종목”이라며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올라 규제 때문에 지분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투자 전략 측면에서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