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 나서면 중고차 시장 불신 사라질까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 5월 해제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기아가 올해 본격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 확대에 나선다. 오는 5월 중고차 시장의 대기업 점유율 제한이 해제돼 사업 문이 활짝 열리면서다. 경기침체로 인해 줄어든 신차 판매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불량 매물로 인한 피해가 컸던 만큼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했다. 기아는 "차량 시승이나 구매, 정비와 서비스, 브랜드 체험을 위한 신규 사업장 개발과 건물 임대 운영을 위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아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인증 중고차 센터와 자체 상품 개발 등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고 해석한다.
기아가 중고차 사업 확장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오는 5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기아는 2023년 11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소 중고차 업계 반발로 인해 올해 4월까지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2.9% 이상 확보할 수 없었다. 이 규제가 5월부터 해제되면서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음성화돼 있던 중고차 산업을 체계적으로 사업화하는 기획 단계였다면, 제재가 풀리는 5월부터는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외 신차 시장이 어렵다는 점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부추기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63만 대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올해 1~2월 국산 자동차 판매량 또한 전년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또한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기아는 지난해 창사 최초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내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54만10대에 그쳤다.
한국 중고차 시장, 선진국 대비 잠재력 커
반면 중고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경기침체 시 방어력도 높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등록 대수는 0.5%(253만9874대)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신차 등록 대수가 6.5% 감소한 것을 비교하면 선전했다. 김 교수는 "한국 중고차 시장은 미국, 독일 등 자동차 제조국에 비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대기업이 진출해 중고차의 투명성이 높아지면 시장이 활발해지고, 리사이클링 효과로 신차 판매량 또한 늘어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완성차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자동차 밸류체인을 이미 갖춰둔 만큼 중고차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기아가 종합 모빌리티 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중고차 판매량 데이터를 통해 신차 수요와 판매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자동차 금융)·현대글로비스(중고차 플랫폼) 등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중고차 시장에서 기아가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연식 5년 이내·주행거리 10㎞ 미만 무사고 차량을 매입하는 만큼 고가의 프리미엄 중고차 매매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재 중고차 시장은 엔카닷컴, 케이카, 헤이딜러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과 오프라인 딜러 업체로 양분돼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저가 물량에 집중한다면 기아는 고가 중고차를 매입해 신차 판매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현대차 등 계열사와 연계해 기존 업체가 갖지 못했던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시장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가 앞다퉈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코오롱모빌리티,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고, 렌터카사업을 해오던 롯데렌탈은 1분기 중 중고차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의 BYD도 최근 별도법인 'BYD코리아오토'를 설립해 중고차 판매 참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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