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 SSG닷컴 지분 콜옵션 행사…1.27조 재무 부담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 제공=신세계

이마트와 신세계가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 지분 30%를 1조2700억원대에 사들이기로 했다. 2024년 11월 FI 교체 당시 체결된 주주간계약에 따른 콜옵션 행사로 이미 예정된 지분 재확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거래가 양사의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7년째 적자를 이어가는 SSG닷컴의 실적 개선 여부와 추가 투자 부담이 관건으로 남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올림푸스제일차가 보유한 SSG닷컴 보통주 131만6492주(지분율 30%)를 총 1조2711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이마트가 8275억원, 신세계가 4436억원을 각각 부담하며 취득 예정일은 오는 8월 26일이다. 거래를 마무리하면 SSG닷컴 지분 구조는 이마트 65.1%, 신세계 34.9%로 바뀐다.

이번 거래의 뿌리는 202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마트·신세계는 FI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에 대한 자금 상환을 지분 교체 방식으로 처리했다. 산업은행 등 6개 은행과 NH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공동 출자한 SPC 올림푸스제일차가 1조1500억원에 해당 지분을 넘겨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이마트·신세계는 올림푸스제일차와 주주간계약을 맺고 계약 효력 발생일로부터 18개월째 되는 날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권리를 얻었다. 이번 인수가가 2024년 11월 거래가보다 약 1200억원 높아진 것은 그 사이 발생한 금융비용이 얹힌 결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 트리거까지 여유…차입 의존은 불가피

이번 지분 인수가 양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액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마트의 순차입금/EBITDA는 4.8배에서 5.1배로 오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세계의 순차입금/EBITDA가 3.3배에서 3.7배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마트의 하향 검토 트리거인 7배, 신세계의 6배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양사 모두 현재 'AA-·AA' 등급에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을 꺼낼 금고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각각 1531억원, 3390억원으로, 인수 부담액인 8275억원, 4436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보유 현금과 추가 차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차입에 상당 부분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7년 적자 SSG닷컴…신세계엔 이중 부담

재무 부담보다 더 묵직한 숙제가 뒤에 있다. 1조2711억원을 들여 확보한 자산의 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SSG닷컴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1조7447억원을 정점으로 4년 연속 뒷걸음질해 지난해 1조3471억원까지 줄었다. 영업손실은 2024년 727억원으로 잠시 개선되는 듯했지만 지난해 1178억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2019년 출범 이후 단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누적 결손금은 5677억원에 이른다.

이마트는 SSG닷컴을 기존에도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있어 이번 지분 인수가 연결 손익에 미치는 추가 영향은 제한적이다.

반면 신세계는 셈법이 복잡해진다. 신세계는 SSG닷컴을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지분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분율이 24.4%에서 34.9%로 높아지는 만큼 같은 적자 규모에도 신세계가 인식해야 할 지분법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다.

SSG닷컴 관련 신세계의 지분법손실은 2023년 189억원, 2024년 203억원, 지난해 278억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지분율 변동을 단순 비례로 적용하면 지난해 손실 기준으로 연간 약 400억원 규모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할 수 있다. SSG닷컴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한 신세계 연결 순이익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커머스 사업 확대 과정에서 물류·마케팅 등 추가 투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향후 자금 소요 규모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향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 등 상장 모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SSG닷컴의 플랫폼 내실화를 통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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