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타기에는 눈치는 보이지만.." 막상 타보면 은근히 괜찮은 3천만 원대 SUV

솔직히 말하자. BYD 아토3를 길에서 마주치면 '아, 중국차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운전자를 힐끗 쳐다보게 된다.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달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BYD 아토3

BYD가 아토3에 'BYD 디자인'이라고 대놓고 써붙인 걸 보고 처음엔 웃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용(龍) 모티브는 제법 일관성 있게 적용됐다. 비늘 같은 곡선 디자인, 뱀처럼 생긴 뒷모습, 기타 모양 센터페시아나 회전식 도어핸들까지. 디자인만큼은 인정할 만하다.

BYD 아토3

문제는 실내다. 사출 부품들 결합부가 매끄럽지 않고, 플라스틱 질감도 '중국산 완구' 느낌이다. 스타트 버튼은 BMW처럼 번쩍번쩍 고급스럽게 만들어놨는데, 정작 주변 부품들은 싸구려 티가 난다. 이런 디테일에서 경험 부족이 드러난다.

BYD 아토3

주행 특성을 보면 묘한 조합이다.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차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BMW 스타일인데, 서스펜션은 푹신푹신한 벤츠 스타일이다. 이 둘이 안 어울려서 핸들을 꺾을 때마다 차체가 휘청거린다고 한다.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BYD 아토3

60.4kWh 배터리로 321km 주행 가능하고, 201마력에 최대토크 31.6kgf·m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두 배 넘는 출력이다. 고속도로에서 100km/h 이상 달렸을 때 전비가 6km/kWh 정도 나와 생각보다 괜찮았다.

BYD 아토3

정작 무서운 건 가격이다. 출시가 3,150만 원~3,330만 원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빼면 실구매가가 2993만 원 3170만 원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을 보면 캐스퍼 일렉트릭이 2,740만 원, 그다음이 바로 아이오닉 5의 4,700만 원대다. 그 사이 1,500만 원 공백을 아토3가 정확히 파고들었다.

BYD 아토3

젊은 직장인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캐스퍼 일렉트릭은 경차라 도로에서 무시당하기 일쑤고, 아이오닉5는 너무 비싸다. 그런데 3,000만 원대에 SUV가 나타났다. 특히 B2B 시장(렌터카, 법인차량)에서는 브랜드보다 가격이 우선이라 계산기만 두드려보고 아토3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BYD 아토3

현대·기아가 한 수 뒤져도 한참 뒤졌다. 이 가격대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뻔히 아는데도 아이오닉2나 엔트리급 전기차 개발을 미뤘다. 4월에 수입 전기차 1위를 했지만 5월 판매량은 513대에 그쳤다. 아직은 '중국차'라는 선입견이 크고 길에서 타고 다니기 약간 눈치 보이는 게 사실이다.

BYD 아토3

그래도 아토3는 완벽하지 않지만 가격 대비 쓸 만한 차다. 실내 마감은 아쉽지만,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대·기아가 서둘러 대응하지 않으면 이 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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