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서 출신' 리창 총리 등극…리커창과 다를까?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3. 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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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비범하지만 평범한 지방 관료출신 리창…시진핑 눈에 들며 출세가도
상하이 당서기로 친기업 행보 돋보여…극단 봉쇄로 위상 흔들리기도
제로코로나 폐지 주도설…시진핑 신뢰 두터워 경제개혁 적임자 '기대'
리커창도 실권없는 10년 보냈는데…비서실장 출신 총리의 한계 '우려'
리창 총리가 선출 뒤 시 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중국 cctv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이자 최측근인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11일 국무원 총리로 선출됐다. 당과 군, 정부를 완전 장악하며 절대권력을 쥔 시진핑의 복심이라는 꼬리표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경제를 총괄할 그에게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범한 지방관료…시진핑에 낙점돼 2인자까지


리 총리는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신임 국무원 총리로 선출됐다. 투표를 거쳐 리 총리의 선출 소식이 발표되자 시 주석은 곧바로 총리 임명 주석 명령에 서명했고, 두 사람은 활짝 웃으며 악수를 나줬다.

리 총리는 시 주석의 측근 그룹 '시자쥔(習家軍)'의 대표주자다. 저장성 출신으로 저장농업대학 농업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비범하지만 평범한 관료로 지내던 그는 지난 2002년 저장성 당서기로 부임한 시 주석의 비서실장에 임명되며 시 주석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07년 당대회를 계기로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의 지지를 받던 리커창 전 총리를 제치고 당시 상하이 당서기였던 시 주석이 차기 후계구도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리 총리 역시 출세가도를 달리게 된다.

시 주석의 든든한 지원하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던 리 총리는 시 주석 집권 이후 고향인 저장성장을 거쳐 지난 2017년에는 상하이방 출신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자리가 예약된 상하이 당서기에 임명된다.

리 총리는 상하이 당서기로 재직하며 세계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국의 경제수도였던 상하이를 봉쇄하는 악수를 두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부총리 등 중앙정부 경험이 없다는 점도 경쟁자들에게 좋은 비판거리였다.

이 때문에 리 총리의 위상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지만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당대회에서 그를 서열 2위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밀어넣으며 차기 총리 낙점을 강행했다. 그만큼 리 총리에 대한 시 주석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의미한다.

컨설팅업체 트리비엄 차이나(Trivium China)의 공동설립자 트레이 맥아버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들은 리창이 시진핑의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시 주석은 분명히 리 총리가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신뢰하고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그를 이 자리에 앉혔다"고 설명했다.

'친시장' 리창에 거는 기대…'비서일뿐' 우려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이자 최측근인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연합뉴스

시 주석과의 오랜 인연으로 인해 절대권력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리 총리가 과감하게 경제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리 총리를 잘 아는 이들은 그가 친기업.친시장적인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하며 시 주석 재임기간 억눌렸던 민간경제를 활성화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한다.

미중 비즈니스협의회(US-China Business Council) 회장인 크레이그 앨런은 "리 총리가 외국 기업을 위한 경쟁의 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아무 것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의사결정에는 일종의 명료함과 권위가 있었고 그것이 정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리 총리가 시 주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는 것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명령을 그대로 이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 주석을 상대로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정도의 뚝심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때 후계 경쟁을 벌였던 리커창 전 총리도 시 주석의 절대권력에 눌려 10년이나 실권없는 총리로 지낸 마당에 비서실장 출신으로 시 주석의 영향력과 통제 아래서 성장해 온 그가 총리로서 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의 닐 토마스 중국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리 총리는 '시장에 회의적인 상사' 밑에서 일하는 국가 리더일 뿐"이라며 "(시 주석이 제시하는) 사회적, 기술적, 지정학적 목표와 경제성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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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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