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휘는 고속철?…한반도 KTX 둘러싼 '오송역 시즌2' 논란
충청도 호남도 "애매한 노선"…최단·최속 경쟁력 논란

"직선 고속철이라더니 왜 또 돌아가나."
한반도 KTX 노선 구상이 알려지자 충남과 세종 지역사회에서 가장 먼저 나온 반응 중 하나다. 서울-여수를 2시간대로 연결하겠다는 초고속 철도 구상 자체엔 기대감이 적지 않지만, 막상 공개된 노선 흐름을 보면 "또 정치가 철도를 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반도 KTX는 서울 양재를 기점으로 용인·안성·청주·세종·전주·남원·구례·동순천을 거쳐 여수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325㎞ 규모 고속철도망이다. 설계 속도는 시속 350㎞ 수준이다. 수도권과 호남 내륙을 관통하는 새 고속철도망이 구축되면 현재 3시간 안팎 걸리는 서울-여수 이동시간을 2시간 이내로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총사업비만 약 25조원 규모로 거론되는 초대형 국가 인프라 사업이다.
출발점은 분명했다. 기존 전라선 KTX의 구조적 한계를 넘겠다는 것이었다.
현재 전라선은 굴곡이 심한 기존 선로를 함께 쓰는 구간이 많아 속도를 충분히 내기 어렵다. 일부 선형 개량만으론 속도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이 이어졌고, 결국 "아예 직선형 전용 고속철을 새로 깔자"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애초 취지는 직선형 고속철이었다. 그런데 실제 거론되는 노선안엔 청주 경유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 용인·안성·세종을 거쳐 곧바로 호남으로 내려가는 최단 축 대신 청주 방향으로 우회한 뒤 다시 남하하는 구조다.
이 대목에서 충청권 일각에선 곧바로 "오송역 시즌2"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실제 호남고속철은 서울·용산-광명-천안아산-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목포로 이어진다. 당시 직선 노선 대신 오송 분기 방식이 채택되면서 "정치가 철도를 휘게 했다"는 비판이 거셌고, 지금까지도 철도 분야 SOC의 대표적 비효율 사례로 회자된다.
한반도 KTX 역시 비슷한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철도는 기본적으로 직선에 가까울수록 속도 경쟁력이 높아진다. 곡선과 우회 구간이 늘어날수록 속도를 줄여야 하고 이동거리도 길어진다. 노선이 우회 구조로 설계될 경우 이동거리와 운행 시간이 늘어나 결국 호남권 이용객들의 시간·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초대형 국가 사업인 만큼 향후 국가철도망 반영 과정에선 경제성과 지역균형발전 논리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한반도 KTX가 '대한민국 남부를 가장 빠르게 잇는 철도'가 될지, '또 하나의 우회형 절충 노선'이 될지는 앞으로의 국가계획 논의가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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