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거센 난관에 부딪쳤다.
일본과 유럽산 차량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15%로 인하된 반면, 한국산 차량은 여전히 25%의 높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아온 현대차그룹에는 치명적인 변수다.
투싼·아이오닉5 ‘가성비 무기’ 흔들, 가격 역전 현실화
현대차 투싼은 미국에서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혼다 CR-V보다 가격이 낮아 ‘가성비 SUV’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재의 관세율이 그대로 반영되면 투싼은 오히려 경쟁 모델보다 비싸진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아이오닉5는 폭스바겐 ID.4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판매를 이어왔지만, 관세로 가격이 뒤집히는 순간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다.
게다가 이달 말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까지 사라지면 판매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부담을 피할 수 없다. 현재는 벤츠, BMW, 아우디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내세워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관세가 반영되면 가격 차이가 사라지거나 오히려 비싸진다.
특히 제네시스 대부분의 미국 판매 모델이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만큼, 관세를 피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뼈아프다.

이 같은 충격은 단순히 차량 가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2분기 관세 여파로 이미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잃었고, 앞으로도 매달 수천억 원의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에 글로벌 수익성 2위까지 오르며 주목을 받았던 현대차그룹의 지위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진출 39년 성과, 관세 앞에 흔들리다
특히 미국 진출 39년 만에, 품질 개선과 디자인 혁신, 전기차 경쟁력까지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성과가 관세 장벽 앞에서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결국 해법은 미국과의 협상에 달려 있다. 관세 차별을 해소하지 못하면 가격 전략이 무너지고 소비자 선택은 일본과 유럽 브랜드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지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한 나라의 제조 경쟁력을 상징한다. 한국차가 당면한 이번 위기는 단순한 통상 문제를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협상과 실질적인 대응이다. 더 늦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