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 84㎡ 가격이 24억원을 기록한 후 부동산 시장에 생긴 일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강남 한 채 값으로 강북의 5.5채를 살 수 있다는 분석 결과까지 나왔다. 서울 핵심지 집값이 크게 오르자 타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원정 매입 비중이 작년보다 줄었다.

◇같은 서울 맞나요?

도곡동 타워팰리스. /게티이미지뱅크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5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을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다. 5.5라는 숫자는 상위 20% 아파트 1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를 5.5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1분위 평균은 4억9061만원, 5분위 평균은 26억8774만원으로 집계됐다. 1분위 아파트는 전월(4억9011만원)보다 0.11% 오른 데 비해 5분위 아파트는 전월(26억5117만원) 대비 1.38%나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인기지역 고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보고 잇다. 실제로 강남3구 등 인기 주거지에서는 연일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전용 76.5㎡)는 9월 27억6900만원에 거래됐는데, 11월에는 2억원가량 오른 29억77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외에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16차’,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 ‘도곡3차아이파크’ 등의 단지도 11월에 신고가에 거래됐다.

◇”똘똘한 건 아는데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나”

타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원정 매입 비중은 주춤하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타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원정 매입 비중은 주춤하는 추세다.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할 때 지방은 집값 하락이 3년째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10월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의 22.7%를 차지했다. 24.9%였던 작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낮은 수치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8년 처음 20%를 넘은 뒤 지난해 24.6%로 2006년 1월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1~2022년 집값이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서울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린 가운데, 강남3구나 마용성 등의 핵심지를 중심으로 외지인 유입이 증가한 것이다.

서울 거주자의 지방 등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올 들어 서울 핵심지 아파트값이 2021년 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경신하자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진 외지인이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투자자나 실수요자로부터 선호 받는 단지인 송파구의 헬리오시티(전용 84㎡)는 지난 10월, 작년 말 실거래가보다 6억원 가량 오른 24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편 서울 거주자의 지방 등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3년 연속 하락 중인 지방에 투자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서울 거주자의 원정 투자는 아파트값이 급등한 2021년 8.9%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2년부터 지방 아파트값이 약세로 돌아서며 감소 추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