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 정착한지 9년 차 되는 제주도 화순댁입니다. 남편은 제주도 토박이로 저희는 서핑하다 우연히 만나 이렇게 제주에 집을 짓고 살게 되었네요. 저희 가족은 남편, 저, 6살 아들 이렇게 세 가족이 함께 살고 있어요. 처음부터 제주에 내려올 때 남편의 고향인 이 동네에 집을 짓고 살고 싶었어요. 누구나 제주도 전원주택 로망이 있잖아요. 그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네요.
땅 구매부터 설계, 건축까지

* 제주도 내 땅 사기
제주에 올 때부터 이 동네에 집을 지어서 살 생각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여러 군데 땅을 보지는 않았어요. 9년 전 처음 이 동네를 보자마자 '바로 여기다!!!'하며 사랑에 빠진 이후로 결혼 후에도 주구장창 이 동네에 살고 있는데 땅값이 끝을 모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아무튼 시세보다는 싸게 구입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이 동네 토박이 분들에게는, 처음 이 동네가 형성되면서 분양받았던 가격을 아시는 분들에게는 해도 너무하게 비싼 땅값. 그래서 우리도 여기말고 다른 쪽도 여러 군데 땅을 보러 다녔어요. 집 짓는데 일단 예산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일단 제가 제주도에 집을 지을 땅을 본 기준은
1. 주변에 아무 집도 없이 너무 혼자 동떨어져 있는 땅은 No
2. 걸어서 초, 중학교를 갈수 있는 거리 (혹은 자전거 타고 갈수 있는 거리, 버스 타고 한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
3.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뷰가 좋은 땅
딱 세 가지만 조건을 가지고 보는데도 쉽지 않았어요. 지금 우리가 구매한 땅 말고 마음에 드는 곳이 두 군데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경합을 펼친 땅은 평수도 더 크고 가격도 지금 산 땅보다 1억이나 저렴했지만, 설계사무소에 문의해 보니 집을 짓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땅 모양이라 패스하고 지금의 우리 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무작정 땅을 사기보다는 땅 평면도를 가지고 설계사무소에 가서 상담 후 땅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격도 평수도 아주 좋았지만, 집을 지을 수 있는 구조나 방향, 집의 실평수가 적합하지 않을 때가 많았거든요. 그리고 당장 집을 지을 수 없는 땅도 있었고, 제주의 시골 같은 경우는 오수관이 없어서 내가 직접 오수관을 끌어다가 집을 지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경우 오수관 끌어오는 비용이 더 비쌀 수도 있다는 점 꼭 알아보시고 구매하시길.
지금 우리가 구입한 땅은 일단 오래전부터 단독 주택 마을이 형성된 곳으로 조용하고, 클린하우스도 단지 내에 있었고, 걸어서 유치원, 초, 중학교까지 등교 가능. 그리고 남편의 고향이라 육지에서 온 제가 시댁 가족들로부터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도 많아서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주도 다운 풍경은 제가 여기 9년째 이 동네에 살고 있지만 여기만큼 산방산, 한라산 조망이 다 되는 멋진 동네는 없다고 자부합니다. 비싸도 처음 마음 그대로 이 동네로 결정. 남편은 여전히 땅에 너무 돈을 많이 투자한 거 같다고 하지만 이 동네에 평생 살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저에겐 너무 행복입니다.

* 설계의 시작
제주에 정착할 때부터 우리 집을 짓는다면 어떻게 짓고 싶은지에 뚜렷한 설계가 있었기 때문에 설계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그건 저의 오해였던 거죠. 설계는 5개월 정도 걸려서 진행되었고, 설계사무소를 선정하는 것부터 공사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막연하게 살고 싶은 집, 짓고 싶은 집, 집에 대한 로망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가잖아요. 그 로망을 도면에 실현시켜주는 게 설계사무실이기에 선정하는데 까다롭게 골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공사 현장에서 제일 가까운 곳, 집짓기 전부터 여러 번 자문을 구했던 분께 설계를 의뢰했어요. 건축사무소와 계약하고 나니 너무 고민도 없이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는 내가 짓고 싶은 집이 딱 명확했으니 괜찮다, 괜찮다 위로했어요.
하지만 누군가 집을 짓는다면, 아니 내가 또 다른 집을 짓게 된다면 저는 이제 설계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많은 설계사무소의 견적을 받아보고 미팅을 해보고 그동안 그 설계사무소가 작업했던 집들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내가 원하는 집의 느낌과 맞는지 잘 확인하고 계약을 진행하길 추천드립니다. 주변에 집을 지은 지인들이 몇몇 분 계신데 그분들은 설계사무소를 적어도 3-4군데 정도 미팅해 보고 견적내 보고 하는 거 보고 살짝 반성하게 되었답니다.
설계는 오래 진행하면 할수록 정말 좋은 집이 나온다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우리는 공사 기한이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그 기간 안에 준공이 돼야 해서 설계를 짧게 한다고 해도 5개월가량 걸리긴 했지만 설계 마무리 단계에 마지막 몇 주 동안 한 미팅이 제일 유익했고 제일 베스트로 설계가 수정되고 또 수정되었던 시간인 거 같아요. 설계 기간은 길게 잡고 느긋하게 하면 좋은 설계가 나올 때까지 수정 또 수정, 미팅 또 미팅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1년을 보아도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듯해요.
#설계의 중요성을 절실히 알게되었으니 다음에 더 잘하겠지 !

집을 짓는 동안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된 후 제가 만약에 다시 집을 짓게 된다면 저는 꼭! 설계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 절대 양보하지 않을 5가지를 만들고 그것의 공사 비용이 얼마가 됐건, 공사하는 작업이 까다롭건 말건! 내가 이 집에서 꼭 하고 싶은 5가지는 절대 양보하지 않고 진행할 거예요. 설계를 하다 보면 그리고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현실적인 부분에 부딪혀 안 되는 것들이 분명히 하나씩 생기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층고를 정말 높게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층고를 높이는 부분은 비용적으로도 어려웠고, 관리도 어렵고 그리고 저희 집의 특성상 집의 총 높이가 9미터 이내로 맞췄어야 했기 때문에 1층 층고 높이의 제한이 있었어요. 저는 적어도 5미터 이상 되는 층고를 원했는데 처음부터 반영이 안됐어요. 중간에 설계를 수정하려니 다른 모든 것들도 다 바꿔야 했고, 전체 층고 높이가 올라가면 외장재를 불연성 재료로 바꿔야 하는데 그것은 비용적으로도 무리였고 대대적인 도면 수정이 필요했기에 그냥 포기했어요.
층고는 볼수록 아쉽습니다. 일반적인 집 층고보다는 높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것. 저는 3가지!
1. 넓은 거실 2. 넓은 주방 3. 높은 층고 딱 이거 3개만 원했는데 2번 하나만 이루어진 듯해요. ㅋㅋㅋㅋ
저희 집은 총 72평 (서비스 면적 포함) 1층 40평, 2층 22평, 다락방 10평으로 지어졌습니다.

2021.02.19 드디어 공사의 시작!

우리가 원래 살던 집에서 화장실 창문만 열면 우리 집 공사하는 게 보였어요. 정말 매일을 아침점심저녁으로 실시간으로 집이 올라가는 걸 구경하고 살았던 몇 개월이었어요. 아무것도 없던 땅에 하나씩 철골이 올라가고 콘크리트가 부어지면서 집이 완성되어 가는 걸 보는 그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사람이 살면서 눈물 나게 기쁘고 벅차게 행복하다는 느낌을 집 지으면서 정말 많이 느꼈답니다. (지금은 다 짓고 나니 좋았던 것만 기억하지만 ㅋㅋㅋ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나날들의 연속이었기도 합니다ㅠ_ㅠ)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걱정, 날이 안 좋으면 날이 안 좋은 대로 걱정. 공사하는 소리가 크면 소음 때문에 걱정, 일하러 오시는 인부들이 안 오면 그걸로 또 걱정. 매일 걱정의 연속이었던 공사 기간이었어요.

이사 가야 하는 기간 때문이기도 했고, 면사무소에서 주택 개량 공사 농어촌 대출을 받는 문제 때문에 저희는 공사 기간이 딱 정해져 있었거든요. 그 기간 안에 준공도 받고 많은 걸 해야 해서 마음이 굉장히 급했답니다. 그래서 공사하는 내내 공사가 빨리 안 끝날까 봐 그걸 제일 가슴 졸였던 것 같아요.

공사하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겼어요. 우리 집이라는 게 정말 좋아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록하고 애정을 가지고 공사 일기를 남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공사하는 사진이 500장도 넘게 남겼는데 이걸 다 여기에 풀어드릴 순 없고! 이제 저희 집 인테리어로 넘어가 볼게요! 외부 공사는 생각한 것 보다 빨리 진행이 된 거 같아요. 바로 옆에서 집이 올라가는 그 순간을 매일 보면서 '이렇게 빨리 집이 지어질 수 있다니!' 하며 남편이랑 저랑 계속 감탄했거든요. 외부 공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나지만 내부 공사가 정말 오래 걸리더라고요. 외부 공사 하는 동안은 제가 크게 관여를 해야하는 부분이 없었는데 내부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정말 모든 걸 제가 다 결정하고 또 확인하고 또 수정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현관

현관 입구에는 꼭 타일로 레터링을 넣고 싶었어요! 외국자료들 많이 찾아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글씨체를 골라서 제가 한 땀 한 땀 타일을 올려서 붙였어요~ 이런 레터링 작업은 처음해보신다는 타일 작업자분이 오셔서 난감해하시길래, 제가 검정 타일 가지고 하나하나 글씨 써서 전달해 드렸답니다.
BAGUS 인도네시아 말로 "최고!"라는 뜻이에요. 저희 서핑샵 이름이기도 하고요! 집에 들어가고 나갈 때 항상 오늘도 최고!라는 마음을 가질수 있게 아주아주 고르고 골라서 적어본 말입니다. 제 눈에는 딱 보이는데 막상 집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은 이 현관 입구 레터링을 다 못 보고 들어가시더라고요^^;

현관문은 빨간 벽돌에 나무 문을 꼭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나무 문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나무로 제가 제작을 할려고 했는데 제가 원했던 나무 문은 관리가 생각보다 까다롭다고 하셔서 기성품으로 주문했어요. 코렐 압착도어로 현관문을 달았는데 압착이 잘 되서 그런지 바람도 안 새어들어오고 달아 놓으니 집이랑 잘 어울리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어요.
1층 거실

거실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은 우물천장과 소파입니다! 조금이라도 높은 층고를 내고 싶어서 우물천장으로 만들고 안에 간접 조명을 넣었는데 볼수록 마음에 쏙 들어요. 거실에 놓을 소파를 거의 1000개는 본 것 같아요^^ 그중 고르고 골라 듀커 소파를 주문했는데 제주까지 안전 배송도 해주셨고 넓은 좌석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집이랑 잘 어울려서 더 좋네요.

앞서도 말했지만 제가 집을 지으면서 가장 원했던 부분이 큰 거실이었어요. 저희 가족의 라이프 특성상 저희는 방보다는 세 가족이 함께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에겐 큰 거실이 필요했어요. 거실을 설계하면서 부엌이 거실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도 아이를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 1층은 반은 거실, 반은 부엌으로 공간 분리 없이 한 공간에 부엌과 거실이 있습니다.

층고의 아쉬움은 우물천장으로 달랬지만 여전히 층고는 볼수록 아쉽네요. 거실에는 아주 큰 창문을 내서 마당으로 바로 나갈 수 있게 설계하였고요,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도 특성상 창호에는 아낌없이 투자했어요. 이건창호의 이중창으로 모두 설치했는데 정말 대 만족입니다. 전원주택은 춥다는 편견을 아예 없애주었고, 바람도 많이 불고 태풍도 자주 오는 제주에서 창문만 꼭 닫으면 바람 소리, 빗소리, 심지어 외부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차단해 주고 외부에서 바람이 새어들어오지 않아 정말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 집에서 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게 창호예요. 겨울을 지내는 지금 정말 따뜻하거든요! 집을 지으면서 창호 가격이 면적대비 가장 비싸지만 그 값어치를 톡톡히 합니다. 샷시에 절대 돈 아끼지 마세요. 겨울에 보일러 비용 아낀다고 생각하면 절대 아깝지 않은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실에 큰창을 두 개나 낸 건 정말 잘한 일 같아요. 사계절의 변화를 매일같이 볼 수 있고 아이가 자라나는 정서에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거실의 큰창은 바로 마당으로 나갈 수 있게 해두어서 언제든 마당으로 뛰어나갈 수 있어요. 그 점도 큰 창문의 매력인 거 같아요.
주방

제일 공을 많이 들인 공간 중 한 곳이에요. 음식 하는 걸 좋아해서 이사 가면 꼭! 엄청 큰 아일랜드 식탁을 놓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3미터 20센치 크기의 아일랜드 식탁입니다. 싱크볼은 꼭 두 개를 놓고 싶어서 양쪽에 수전을 다는 작업을 했는데, 큰 아일랜드-수전 두 개 이 두 가지는 주방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에요.

넓은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서 조리하는 데도 굉장히 편리하고 밥 먹을 때도 세 가족이 넉넉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수전을 두 개 빼는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작업자분들이 몇 번 오셨다 가셨어요. 현장 소장님도 굳이 두 개가 필요하냐며 계속 여쭤보셨지만 제 의지대로 두 개를 설치하고 지금 사용 중인데 정말 좋습니다. 싱크볼 청소를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 번거로움을 이길만큼 편리하고 동선도 줄일 수 있어서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주방의 상부장을 포기하고 넓은 창문으로 대신했어요. 수납보다는 뷰를 선택했다고나 할까요. ^^ 사실 뷰라고 해봤자 이층 외부 계단이긴 하지만 상부장보다는 넓은 창문을 하고 싶었어요.
상부장이 없어서 수납이 걱정되긴 했지만 냉장고 양옆으로 긴~ 수납장을 짜고 아일랜드 밑으로 전부 수납장을 짜서 보완했습니다. 세 가족이 살고 있어서 짐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짐이 많더라고요. 부엌 옆으로는 다용도실을 만들어서 세탁기, 건조기를 설치하고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욕실

제가 제일 신경 많이 썼던 1층 욕실입니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여름이고, 겨울이고 상관없이 늘 수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외부 수영장을 만들까 생각도 했지만 관리가 어렵고 온수풀로 만들기에는 비용적인 부분들도 크게 생각이 들어, 1층 욕실에 작은 수영장을 만들어주자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2인용 욕조를 넣을까 했는데 그것보다는 수영장처럼 아예 타일을 붙여서 공사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쪽으로 창을 내서 여름에는 문을 다 열면 야외에서 수영하는 느낌도 나고, 추운 겨울에는 눈 오는 밖을 보면서 따뜻하게 반신욕을 할 수 있게 설계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욕실이 공간을 엄청 크게 차지해서 설계하는 중간에 계속 더 면적을 줄일까... 고민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1층 욕실이에요. 아이도 정말 좋아하고 저도 가끔 들어가 반신욕을 즐기면 굉장히 만족스럽더라고요.

야외로 나갈 수 있게 창을 낸 것도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여름이면 밖으로도 편하게 오갈 수 있어서 야외풀장 같은 느낌도 확실히 들고요! 타일 고르기, 수전 고르기, 거울, 유리 모두 다 제가 다 고르고 골라서 작업한 건데 나중에는 타일을 너무 많이 봐서 정신이 혼미해지더라고요. ^^ 그래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와서 저희 집에서 제가 특히 애정하는 공간입니다.
1층에는 손님 방도 있고 드레스룸도 있고 계단 및 창고도 있는데 제가 사진을 찍은 게 없네요 ㅠㅠ 어느 공간 하나 허투루 작업한 게 없이 다 제 손을 거쳐서 참으로 마음이 가는 1층입니다.
1층 화장실

집을 지으면서 화장실은 어느 곳이든 한 군데는 꼭 건식으로 하고 싶었어요. 예~전에 가봤던 멋진 펜션에서 거실과 경계 없이 똑같이 마룻바닥으로 이어진 건식화장실을 보았는데, 그게 제게 굉장히 임팩트 있었거든요. 그래서 언젠간 나도 집을 지으면 꼭 마룻바닥을 깔고 화장실을 건식으로 설계해야겠다 다짐했어요.
허나 현실은 이상과 많이 다르죠? ㅋㅋ 손 씻는 세면대 쪽은 건식으로 마룻바닥을 깔았는데 화장실은 절대! 마룻바닥으로 마무리하지 말라고 다들 말리셨어요. ㅠ 설계해 주시는 분+ 공사 진행해 주시는 모든 분들이!

일단 청소가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하셨고, 어쨌든 물을 많이 쓰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무바닥인 강마루가 많이 상할 거라고 하셔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화장실 바닥은 타일로 마무리했어요. 결론적으로는 여윽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길 정말 잘했다!. 화장실을 물청소를 못한다면 휴... 청결함... 냄새... 감당이 안 됐을 거예요. 타일로 작업해서 물로 촥촥 뿌리고 청소하면 끝나는 걸 마룻바닥으로 했다면 매일 청소를 어떻게 했을까 심히... 고민됩니다.
타일도 고르고 골라서 붙인 건데 저는 참으로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st입니다. ^^
1층 손님방

제가 육지에서 온 사람이라 부모님, 친구들이 다 육지에 살고 있어서 손님방이 꼭 필요했어요. 그동안은 부모님이 오시면 거실에서 주무시거나 호텔에서 주무시곤 했는데 설계할 때 방 하나는 꼭 빼서 손님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층은 저희 부부, 아들이 쓰는 방이 있고 1층을 게스트룸으로 꾸며봤어요.

저희는 저녁시간이 되면 다 2층에 올라가서 생활하기 때문에 손님들 오시면 1층 방에서 자유롭게 TV도 보고 거실도 이용하고 편하게 쓰시라고 1층으로 게스트룸을 만들어봤어요. 1층 룸에도 큰 창문을 둬서 바로 마당으로 나갈 수 있고 정원도 확 트이게 볼 수 있게 설계했어요.
계단

계단의 종류를 고르는 것도 고민이 많았답니다. 마룻바닥과 같은 멀바우 색깔로 갈 것인가, 아니면 타일을 붙여서 작업할 것인가, 가장 무난한 나무색으로 갈 것인가. 저는 인테리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아주 많이 자료를 찾아보고 아주 많이 고민을 해야 했어요. 그렇게 고른 것이 무난한 나무색이었는데 잘 고른 것 같아요. 많이들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질리지도 않고 볼수록 집이 따스해 보여서 마음에 들어요.

특히 계단 밑 조명은 제가 꼭 해달라고 욕심을 냈던 부분인데 설치를 완료해 놓고 나니 정말 예쁜 것 같아요. 계단 밑 조명도 계단 하나하나에 전기선을 내고 조명을 달아야 되는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서 아주 귀찮은 작업일 텐데도 열심히 전기선 따고 설치해 주신 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달아놓고 나니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우리 집 킬링 포인트예요!
2층 부부 침실

저희 가족은 저녁 먹고 나서는 거의 2층에서 생활을 많이 하는 패턴이에요. 아이가 일찍 자기도 하고 아직 저희와 함께 자기 때문에 저녁에 아이를 재우러 같이 침실에 올라가서 잠들 때까지 2층 침실에서 시간을 계속 보내요.

이사 오면서 부부 침실에는 정말 큰! 침대를 놓고 싶었어요. 기존에 쓰던 침대도 퀸 사이즈였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셋이 함께 자다 보니 비좁더라고요. 기존에 나와있는 침대 중에 가장 큰 사이즈 슈퍼라지킹 사이즈 침대로 구매했고요, 프레임은 한눈에 보자마자 바로 이거다! 해서 구매했어요.

침대를 골라 놓고 안방 벽지를 초록색으로 골랐어요~ 벽지와 침대 프레임이 참 잘 어울려서 볼수록 마음에 드는 부분 중에 하나랍니다.
저희 집 사진 찍어주시는 작가님이 오셨었는데,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가 날 것 같다고 가족사진은 안방에서 찍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작가님 말대로 결과물이 스튜디오처럼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침대 옆으로 1인용 소파와 협탁을 두어서 앉아서 TV를 보거나 야식을 먹거나 할 때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요즘 유행이라는 미드센츄리모던 풍으로 꾸며보았는데 컬러풀한 거 좋아하는 제게 이 공간은 취향 저격입니다!
2층 아이방

여기는 2층 아이 방입니다. 아이 방이 뷰가 가장 좋아요. 책상에 앉으면 산방산이 바로 딱 보이도록 창문을 냈어요.

아이 방에는 코너 책장을 꼭 짜주고 싶어서 공사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말씀드렸던 부분이었어요. 코너 책장 밑으로 아이가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어요. 앉거나 누워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저희 아이방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다락방

집을 설계하면서 다락방은 꼭 만들고 싶었어요!

제 주변에 주택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 모두 하나같이 다락방은 만들지 말아라. 창고로 쓰인다. 그렇게 저를 말렸지만 제가 층고까지 포기해가며 만든 다락방! 정말로 (ㅋㅋㅋ) 지금은 창고로 쓰이고 있지만, 이사 오고 아직 얼마 안되서 꾸미지 않은 것뿐! 곧 예쁘게 꾸며줄려고요.

다락방에서 외부 테라스로 나갈 수 있게 문도 내었고요, 밖에 나가면 한라산이 조망가능하게 설계했습니다.




그림그리는 게 취미인 저를 위해 다락방은 곧 그림 그리는 방으로 꾸며볼까 해요!
2층 테라스

여기는 2층테라스 공간이에요. 아주 넓고, 옆집과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벽돌로 난간 작업을 했어요. 2층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풍경도 감상할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2층에서 보는 산방산 뷰가 정말 기가 막히거든요. 지인들이 오면 가장 부러워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2층 테라스에서 보는 제주도 노을은 정말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아요. 산방산이 정면으로 딱 보이고 이렇게 멋진 노을을 보여주는 날에는 정말 이곳에 집 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마당


고기 굽는데 진심인 저희 부부는 마당 한편에는 화덕도 쌓아서 고기도 구워 먹고 불멍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요즘은 추워서 잘 이용하지 않고 있지만 따뜻한 날은 어김없이 불 피워서 사용하고 있어요.

참으로 아름다운 밤입니다 ^^ 빨리 따뜻한 봄이 오길!

아이와 마당 생활은 정말 사랑입니다♥ 잔디 안 깔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마당 생활이 소중하고 즐거워요.
외관

앞쪽은 전부 빨간 벽돌로 마무리했고요,

집의 뒷부분은 처음 설계할 때 모델링 처럼 벽돌+스타코로 마감했어요. 스타코와 벽돌이 어우러진 저희 집 뒷모습도 마음에 들어요.

전면부도 1층은 벽돌 2층은 스타코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스타코 재질은 물때도 잘 끼고 몇 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색을 다시 칠해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뒷부분 조금만 스타코로 마감하고 전면부는 전부다 벽돌로 외관을 마무리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앞쪽, 뒤쪽 느낌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서 저는 더 마음에 들어요. 뒷문으로 나오면 또 새로운 집의 느낌이 들어서요!

조경까지 완성된 저희 집 전체적인 모습이에요. 조경은 제가 좋아하는 꽃나무를 가득 심었어요.

계절마다 그 계절에 맞는 꽃이 필 수 있게 조경을 했고요. 요즘엔 저희 집 하얀 동백, 빨간 동백이 아주 예쁘게 피었답니다.

봄에는 매화/목련. 여름에는 백일홍/벚꽃. 가을에는 조밤나무열매. 겨울 동백꽃. 계절마다 마당에서 꽃을 볼 수 있게 꽃나무 위주로 심었어요. 지금은 겨울이라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있어서 살짝 휑-해서 사계절 잎이 푸르른 소나무나 야자수를 조금 더 심을 예정이에요!
빨간 벽돌로 1층, 2층을 전부 붙이고 나니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외벽 중간중간 나무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외부 창틀, 난간도 짙은 그레이색으로 통일감을 주어서 벽돌만으로는 재미없을 것 같던 외관에 포인트를 주고나니 더욱 예뻐진 외부를 만들 수 있었어요.
옆집과의 울타리를 작업하면서도 돌이나 콘크리트로 쌓지 않고 방부목을 하나하나 잘라서 울타리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자르고 붙이고 니스 칠까지 손이 정말 많이 갔지만 평범하지 않은 울타리라서 더욱 마음에 들어요. 손이 많이 갈수록 예쁜 건 맞는 것 같아요. ^^
잔디 관리도 손이 많이 간다고 해서 안 할까 했지만 아무래도 전원주택의 묘미는 넓은 잔디 마당이 아닐까 싶어서 잔디로 빼곡히 심었는데 아이가 잘 뛰어놀고 잔디에서 축구도 하는 모습을 보면 손이 좀 가더라도 잔디를 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며
집을 짓겠다 마음먹고 몇 개월의 설계와 공사를 지내면서 정말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지금 이 집에 살면서 그동안의 고생들은 싹 잊혔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다 고르고 다 저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집이라 더없이 제겐 소중하고 애정이 넘칠 수밖에 없네요.
저희 집 랜선 집들이 구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집에서 오래오래 행복할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