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1,000만 명 넘게 본 레전드 캐릭터, 4편은 어땠나?

조회수 2024. 4.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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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쿵푸팬더 4> ⓒ 유니버설 픽쳐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890] <쿵푸팬더4> (Kung Fu Panda 4, 2024)

글 : 양미르 에디터

다양한 동화의 패러디를 성공적으로 녹여내며 아카데미 사상 첫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은 <슈렉>(2001년) 이후, 드림웍스는 무술 영화의 패러디를 꿈꾸며 <쿵푸팬더>를 2004년에 기획했다.

그 기획안은 패러디 대신 주인공 '포'(잭 블랙/엄상현 목소리)가 우여곡절 끝에 영웅이 되어가는 여정으로 변경되었고, 2008년에 개봉한 <쿵푸팬더>는 생동감 넘치는 쿵푸 액션과 감동적인 성장 서사, 그리고 '포'만의 유머러스함이 더해져 드림웍스 레전드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위(6억 3,174만 달러/한국 465만)를 기록한 <쿵푸팬더>는 2011년 속편이 만들어졌는데, '포'와 '무적의 5인방' 친구들의 본격적인 활약을 담으면서 국내 506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기록'(애니메이션 영화가 5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을 작성했다.

하지만 작품성으로는 황금기를 찍었던 픽사, <겨울왕국>(2013년)로 시작된 디즈니의 부활, '미니언즈'를 내세운 일루미네이션의 약진 등으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승승장구했던' 과거와 거리를 둔 행보를 보였다.

그 시기 나온 <쿵푸팬더 3>(2016년)의 작품성이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시리즈 첫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 진출 실패/전 세계 5억 2,117만 달러/한국 398만).

심지어 드림웍스는 주요 작품의 흥행 실패로 인해 인원 감축 등 구조 조정을 단행했고, 극장 개봉 대신 TV 애니메이션 시장으로 문을 돌리기 시작했다.

<쿵푸팬더> 역시 5편의 단편, 여러 편의 TV 시리즈를 런칭하며 꾸준한 프랜차이즈 확장을 진행했다.

그렇게 2016년 4월, 유니버설 픽처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38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유니버설은 제작 라인업을 정리해야만 했다.

앞서 언급한 일루미네이션 역시 모회사가 유니버설이기에 서로의 개봉 시기가 겹치지 않아야 했기 때문인데, 유니버설은 드림웍스 '레전드 프랜차이즈'들을 그냥 둘 수 없었다.

<쿵푸팬더 4>를 시작으로 <슈렉 5>(2025년 개봉 예정으로, 일루미네이션이 제작한다)의 제작까지 과거 영광을 누렸던 작품을 극장으로 소환하기로 한 것.

그렇게 만들어진 <쿵푸팬더 4>는 <슈렉 포에버>(2010년), <트롤>(2016년)을 연출한 마이크 미첼 감독과 <드래곤 길들이기 3>(2019년)의 스토리 아티스트였던 스테파니 스티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포'는 세 번의 목숨을 건 모험 끝에 스승 '시푸'(더스틴 호프만/김기현 목소리)로부터 '평화의 계곡'의 '영적 지도자'로 임명받는다. 이 자리를 위해서 '포'는 '용의 전사' 자리를 이을 후계자를 찾는 것은 물론, 영적 리더십도 증진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하지만 '포'는 새로운 성장을 하기보다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을 하며, '용의 전사'로의 모습이 익숙할 뿐이었다.

어느 날, 아주 작은 몸체를 가진 도마뱀이지만, 놀라운 능력을 지닌 '카멜레온'(비올라 데이비스/성선녀 목소리)이 나타난다.

'카멜레온'의 능력은 자신과 상대한 대상의 능력을 복제해 자신의 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카멜레온'이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복제해 자신이 있는 '주니퍼 시티'를 비롯해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가운데, '포'에게 쿵푸 고수 '젠'(아콰피나/김나율 목소리)이 나타난다.

'젠'은 '포'에게 '카멜레온'을 찾고, 제압하는 걸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포'는 그렇게 '젠'과 함께 '주니퍼 시티'로 향하게 되고, '포'의 두 아버지 '핑'(제임스 홍/기영도 목소리)과 '리 샨'(브라이언 크랜스톤/임채헌 목소리)도 '포'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서두에 잠깐 이야기했으나, <쿵푸팬더> 3부작의 교훈은 자신의 정체성 확립이었다.

1편에서는 운동신경은 전무했고 그저 아버지의 국수 가게 일이나 돕던 '포'가 빌런 '타이렁'(이안 맥쉐인/안장혁 목소리)에게 맞서기 위해 훈련을 받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고, 2편에서는 '종'이 다른 아버지와 얽힌 '출생의 비밀'을 파악하면서 "과거는 역사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현재는 선물"이라는 주제를 남겼다.

3편에서는 '친아버지'를 만나면서 자신의 '팬더 정체성'을 일깨우고, '용의 전사'로의 다른 깨우침을 얻게 된다.

'용의 전사'라는 타이틀을 4편까지 쓰기 애매해서인지, '시푸'는 '포'에게 '영적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이상의 변화는 하고 싶지 않았던 '포'가, 타인의 능력을 얻은 후 그 능력으로 '변화'하는 '카멜레온'을 빌런으로 만나는 건 이 작품의 숙명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영화는 전작의 메인 악역이라 할 수 있는 '타이렁'을 포스 있는 캐릭터에서 '개그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다.

마치 유니버설이 과거 배급했던 프랜차이즈, <쥬라기 공원 3>(2001년)에서 새로운 보스 '스피노사우루스'를 위해 시리즈의 상징인 '티라노사우루스'를 허무하게 죽여버린 것처럼.

또한, 새 캐릭터 '젠'과의 호흡을 중심으로 한 '버디 무비'('두 아버지'의 여정도 마찬가지)로 연출해서인지, 시리즈를 함께 해온 '무적의 5인방'의 분량을 사실상 '공기'로 만들어 놓은 것도 오랜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겠다.

그래도 여전히 '포'가 '우당탕' 여정을 재밌게 이어가고 있다는 점(여기에 여전한 잭 블랙의 입담을 들을 수 있다), 속편이 기획될 여지가 있기에 '무적의 5인방'이 재합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은 '레전드 프랜차이즈'의 미래를 마냥 비관적으로 보지 않아도 되리라.

2024/03/28 CGV 용산아이파크몰

쿵푸팬더4
감독
출연
제임스 홍,브라이언 크랜스턴,엄상현,김나율,성선녀,김기현,임채헌,기영도,안장혁,이눈솔,조나단 에이블,글렌 버거
평점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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