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창회 다녀오시고 나서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웠던 적, 있으시죠? 분명 반가운 얼굴들을 봤는데 집에 오는 길이 허전합니다.
55살이 넘으면 동창회가 위로가 아니라 부담이 되는 순간이 옵니다. 왜 그런지, 세 가지 이유를 순서대로 알려드립니다.

1. 안부가 아니라 비교가 오갑니다
오랜만에 만나면 자연스레 근황을 묻습니다. 그런데 그 근황이 자식 직장, 집 평수, 건강 상태로 흐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사회비교 이론을 연구한 심리학자 페스팅거는 사람은 절대적인 형편이 아니라 비슷한 처지의 사람과 견줄 때 가장 크게 만족과 불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동창은 출발선이 같았던 사람들이라 비교의 통증이 유독 큽니다. 갈 때 한 가지만 정하고 가세요. 내 근황은 두 문장까지만 말하기.

2. 지출이 계속 늘어납니다
회비에 밥값에 2차까지, 한 번 모임에 드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문제는 은퇴 후 수입은 정해져 있는데 체면상 먼저 지갑을 여는 자리가 반복된다는 겁니다. 노후 자금은 큰 사고가 아니라 이런 정기적인 소액 지출로 먼저 무너집니다. 참석 횟수를 1년에 몇 번으로 할지 미리 정해두면, 거절할 때 미안한 마음이 훨씬 덜합니다.

3. 지금의 나를 과거로 되돌립니다
동창회에서는 서른 해 전 별명으로 불립니다. 잠깐은 유쾌하지만, 그 자리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가 사라집니다. 오래 붙잡고 있는 과거가 많을수록 새로운 것을 시작할 힘은 줄어듭니다. 모임에 나가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의 나를 알아주는 모임을 하나쯤 따로 갖고 계시라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은 하나만 정해보세요. 다음 동창회에서 내 근황은 두 문장까지만 말하기. 그것만으로도 돌아오는 길의 마음이 달라집니다.
오늘 지킨 마음 한 조각이 10년 뒤 나를 초라하지 않게 합니다.
출처 : '타인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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