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토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뜨겁게 사랑받은 영화가 있다. 2007년 개봉해 국내에서만 약 220만 관객을 동원한 이 작품은, 세계 흥행 수익 6,600만 달러의 23%를 한국 극장가가 책임졌을 정도로 유독 한국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되는 소년
주인공 에반은 보육원에서 자란 11살 소년이다. 바람 소리, 지하철 소음, 전화선의 웅웅거림까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받아들이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다. 소년은 음악을 따라가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부모님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뉴욕으로 향한다. 영화는 이 순수한 믿음을 따라가는 여정을 한 편의 교향곡처럼 펼쳐낸다.

11년 만에 이뤄지는 하룻밤의 기적
에반의 부모는 첼리스트 라일라와 록밴드 보컬 루이스다. 운명처럼 만나 하룻밤 사랑을 나눴지만 어긋난 인연으로 헤어졌고,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11년을 살아왔다. 영화는 세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연주하는 음악이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을 향해 달려간다. 마지막 센트럴파크 공연 장면은 지금도 음악영화 명장면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프레디 하이모어의 신들린 연기
에반 역의 프레디 하이모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얼굴을 알린 아역 출신으로, 이 영화에서 기타를 두드리고 훑는 독특한 연주 장면을 직접 소화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라일라 역의 케리 러셀, 루이스 역의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의 연주와 노래도 호평받았고, 한국 관객에게 반가운 얼굴인 타블로와 구혜선이 단역으로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개봉으로 증명한 생명력
개봉 11년이 지난 2018년, 이 영화는 국내 극장에서 재개봉하며 다시 관객을 만났다. OST 앨범은 지금도 음악영화 명반으로 꼽히며, 영화 속 연주 장면들은 온라인에서 여전히 회자된다.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믿음이 필요한 날, 가장 먼저 꺼내 보게 되는 영화다.

화려한 반전도, 거대한 악당도 없지만 이 영화가 20년 가까이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음악을 믿는 소년의 얼굴에서 관객 모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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