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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면 '천재'를 나타내는 또 다른 말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무려 500편이 넘는 음악을 작곡했음에도 자기복제를 허락하지 않은 엔니오 모리꼬네를 보고 하는 말이다. 숱한 이들의 마음속에 '인생의 선율'을 선사한 영화음악의 거장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돌아온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는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그래미를 석권한 세계적인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인생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2020년, 92세 일기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모리꼬네가 걸어온 발자취를 성실하게 따라간다.

● 수치심 느끼던 학생, 영화음악 거장이 되다
의사를 꿈꿨던 어린 모리꼬네는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의 길을 걸었다. 생계를 위해 트럼펫 연주를 하던 그는 스승 고프레도 페트라시를 만나 작곡에 눈을 뜨게 된다. 영화에는 당시 생계를 위해 클럽에서 연주하고, 초라했던 초창기 작곡을 떠올리며 굴욕과 수치심을 느꼈다는 모리꼬네의 얘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는 조금씩 음악 세계를 넓혀나갔다.
유별난 편곡자였던 모리꼬네는 1961년 '파시스트'로 영화음악에 입문했다. 그 뒤로 모리꼬네는 약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400여 편이 넘는 영화 및 드라마 음악과 100여 곡에 이르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년) '미션'(1986년) '시네마 천국'(1990년) 등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며 골든글로브 음악상, 그래미상,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헤이트풀8'(2016년)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영화는 순수음악과 영화음악, 두 영역에서 갈등하다 두 영혼이 서로 만나는 과정을 모리꼬네의 인터뷰, 주변인들의 증언, 다양한 영상 자료 등을 통해 포착한다.
● 음악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모리꼬네가 자신의 결정적 순간을 만든 영화음악을 설명할 때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와 음악은 또 다른 주인공이자 즐거운 볼거리다. '황야의 무법자'(1966년) '석양의 건맨'(1967년) '석양의 무법자'(1969년)와 서부극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올 때는 전율을 안긴다. 서부극 음악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자 '음악이 들리는 영화의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영화에는 영화음악을 시작한 이후 모리꼬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담겨 있다. 모리꼬네는 음악 학계 관계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고, 배신자라는 시선으로 고립됐다. 그로 인해 내적 갈등과 열등감으로 일렁이기도 했지만 그는 "음악으로 이겨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계속했다. 때에 따라서는 소음도 음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리꼬네가 만든 음악은 실제 영화 현장에서도 역할을 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촬영할 때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과감하게 그의 음악을 틀었다. 주연을 맡은 로버트 드 니로는 음악이 연기에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 '영감의 샘' 선사한 거장 위의 거장
영화는 영화음악의 체계를 발명한, 세계적 거장을 향한 존경의 세레나데이기도 하다.

모리꼬네의 뒤를 이어 영화음악 거장 반열에 오른 한스짐머는 그의 음악을 "우리 인생의 사운드트랙"이라고 표현했다. 메탈리카 리드 보컬 제임스 헷필드는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며 "사람들을 노래하게 하는 음악가"라고 기억했다. 왕가위 감독은 "엔니오의 음악은 한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엔니오의 음악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계와 음악계의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아낌없는 찬사는 왜 모리꼬네가 거장 위의 거장인지를 보여준다.
음악을 말할 때 모리꼬네의 눈은 소년처럼 빛이 났다. 정답이 없기에 숙명적인 고통이 따르지만 빈 종이 위에서 늘 새로운 걸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그 끝에 걸작을 만들었음에도 이미 갔던 길은 피하고 새로운 길을 도모했던 그의 삶은 그 자체로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이다.
감독: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엔니오 모리꼬네, 클린트 이스트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한스 짐머, 왕가위 외 /개봉:7월5일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5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