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3번 수상하게 만든 발효식초 음료

식초는 제조법에 따라 크게 ‘주정식초’와 ‘천연발효식초’로 나뉜다. 주정식초는 에틸알코올(주정)에 초산균을 넣고 2~3일만에 빠르게 발효시켜 만든다. 사과식초·현미식초 등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식초 제품들이 해당된다.

반면 ‘천연발효식초’는 이름 그대로 천연 발효를 통해 과일과 곡물을 천천히 숙성시킨다. 즉 강제 발효가 아닌, 자연의 미생물이 빚어내는 식초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유기산이 만들어지며,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도 주정식초보다 월등히 많다.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천연발효식초는 빠르게 생산된 주정식초보다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지만 영양소는 물론, 풍미와 맛도 다르다.

천연발효식초의 효능은 3번이나 노벨상 주제가 됐을만큼 오래전부터 과학적으로 입증돼왔다. 1953년 영국의 한스 아돌프 크렙스 박사는 ‘천연 발효식초를 마시면 2시간 내에 피로가 줄어들며, 매일 1000㎎을 섭취할 경우 남성은 10년, 여성은 12년 더 장수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 노벨상 의학생리학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1945년 핀란드 바르타네 박사와 1964년 미국 브롯호 박사가 발효식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지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영양사는 “식초에 포함된 유기산은 근육이 피곤하면 생성되는 젖산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에서 당을 에너지로 발생시키는 과정에을 도우며, 스트레스 해소 부신피질 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어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음식물의 소화와 피로해소 기능을 비롯해 최근에는 혈당관리 효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0년 영국 당뇨병협회(BDA)는 사과 식초의 섭취가 공복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효능이 있는 발효식초일지라도 무분별한 섭취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식초는 기본적으로 산도가 강하기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 ’ 식초만‘ 마신다면 위나 식도를 자극해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역류성식도염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지원 영양사는 “식초를 음용 시 지나친 산의 강도나 지속적인 섭취에 따라 산 성분이 치아의 에나멜층을 부식시킬 우려가 있어 섭취 후 입안을 헹구어 내거나 빨대를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중에 파는 식초 음료를 구입할 때는 당류 함량을 확인한다. 맛을 위해 첨가된 당분이 많다면 건강 음료보다 ‘단 음료’를 마시는 셈이다.

발효식초는 원액을 시원한 물에 희석해 마시거나 우유와 혼합해 마셔도 된다. 샐러드를 만들 때 발사믹식초 등을 이용해도 좋으며, 요리 시에는 설탕과 소금의 양을 줄이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