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5N1 조류독감, 면역세포 타고 뇌까지 침투…치명성 원인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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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젖소 떼를 덮치고 사람까지 감염시키며 불안감을 키웠던 고병원성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포유류에 유독 치명적인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 연구팀은 북미에서 유행한 H5N1 바이러스가 가진 특정 아미노산 변이 2개가 포유류 세포에 대한 적응력과 병을 일으키는 능력(병원성)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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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의 특정 아미노산 변이 2개가 면역세포 감염 능력 높여
인체 방어 시스템을 ‘트로이 목마’처럼 이용해 전신으로 확산…뇌, 유선까지 침투
미국 젖소 집단 감염 원인 설명하고 새로운 팬데믹 대비 전략의 실마리 제공
![[사진=기초과학연구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mk/20250929155404282hukv.jpg)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 연구팀은 북미에서 유행한 H5N1 바이러스가 가진 특정 아미노산 변이 2개가 포유류 세포에 대한 적응력과 병을 일으키는 능력(병원성)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9월 27일자에 게재됐다.
2022년부터 북미를 중심으로 확산된 H5N1 바이러스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2024년 3월 이후 미국 10여 개 주 젖소 농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고양이를 비롯한 다른 포유류와 사람에게까지 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하지만 왜 이 바이러스가 유독 포유류에게 치명적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진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북미형 H5N1 바이러스와 국내에서 확보한 유라시아형 바이러스를 비교 분석했다. 사람과 호흡기 구조가 비슷한 동물 모델인 페럿(ferret)에 북미형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자 7일 이내에 100% 사망했다. 바이러스는 단순히 호흡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뇌와 림프절 등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반면 유라시아형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에 그쳤고 치명률도 낮았다.
결정적 차이는 바이러스의 유전자에 숨어 있었다. 연구진은 북미형 바이러스에서만 나타나는 2개의 특정 아미노산 변이(PB2-478I, NP-450N)를 발견했다. 연구진이 유전자를 조작해 북미형 바이러스에서 이 변이들을 제거하자, 놀랍게도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크게 약해지며 감염이 호흡기에만 국한됐다. 이 두 변이가 바이러스의 치명성을 좌우하는 ‘열쇠’였던 셈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바이러스의 확산 방식이었다. 북미형 바이러스는 우리 몸을 지키는 T세포, B세포 같은 면역세포를 오히려 숙주로 삼았다. 면역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혈관과 림프관을 따라 온몸을 여행하며 뇌와 같은 주요 장기까지 퍼져나갔다. 연구를 주도한 김영일 연구위원은 “바이러스가 인체의 방어 체계를 오히려 확산 경로로 삼는 새로운 병리 메커니즘을 보여준다”라며 “면역세포를 ‘트로이 목마’처럼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젖소 집단 감염 사태의 원인도 명확히 설명한다. 연구진은 소의 유선(젖을 만드는 기관) 세포를 배양한 ‘오가노이드’ 실험을 통해 북미형 바이러스가 유선 조직에서 활발하게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출산한 페럿 모델 실험에서 어미의 젖을 통해 새끼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모유 전파’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이는 감염된 젖소의 우유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유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다.
최영기 소장은 “이번 연구는 특정 변이가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성과”라며 “새로운 팬데믹의 위협이 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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