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상] 노벨상 비결…40대에 성과 내고, 북미로 이사해라
성과 발표 후 수상까지 시간 길어져
노벨상 수상자 제자도 수상 확률 높아
2024년 노벨상 수상자가 오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노벨상은 과학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상이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공개될 때면 한국 과학계의 기대감도 커진다. 한국은 언제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까. 과학 전문지 ‘네이처’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 선정 결과를 분석해 노벨상 수상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비법을 공개했다
네이처는 3일 노벨상 수상과 연구 성과 발표 사이의 시간 차이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대 이후 수상자를 보면 연구 성과를 발표한 시점과 상을 받은 시점 사이의 평균 차이가 29년이라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40대에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야 노벨상 수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노벨상 수상 시점과 연구 성과 발표 시기는 최근 50년간 약 2배 늘었다. 1960년대 노벨상 수상자들은 보통 연구 성과를 발표한 이후 14년이 지나 수상자로 지명됐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29년으로 늘었다.
노벨상 수상자의 나이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일례로 역대 최연소 수상자는 1915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로렌스 브래그로 당시 나이는 25세에 불과했다. 그는 당시 X선을 이용한 결정 구조 분석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역대 최연장자는 2019년 97세의 나이로 화학상을 수상한 존 구디너프다. 구디너프는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네이처가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수상 당시 나이를 분석한 결과, 수상자의 평균 나이는 58세로 나타났다. 수상자가 가장 많이 배출된 나이는 54세로 지금까지 총 24명이 이 시기에 노벨상을 받았다.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1900년대 여성에게 수여한 노벨상은 11개에 불과했으나,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여성 15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다만 여성 과학자 중 대부분이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으며 물리학상은 5명, 화학상은 8명에 불과해 분야별 편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는 “여성 과학자에 대한 노벨상 수상 기회가 최근 수년간 크게 개선됐다”며 “여성 과학자라면 생리의학상이 가장 기회가 크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노벨상 수상을 노리는 과학자라면 북미나 유럽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이 수상 확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역별 노벨상 수상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54%가 북미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저소득·중하위소득 국가 출신이 노벨상을 수상한 사례는 10명에 불과했으며 이들 대부분도 북미나 유럽에서 학업과 연구를 했다.
네이처는 “만약 다른 지역에서 태어났다면 노벨상 수상을 위해 북미로 이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며 “혹은 유럽에서 태어나 연구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만약 지역을 옮기기 어렵다면 이전에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자나, 그들의 제자 밑에서 공부하는 것도 노벨상 수상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1904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스트럿이다. 스트럿의 제자인 조셉 톰슨은 2년 뒤인 1906년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다시 그의 제자 중 9명이 물리학상, 2명이 화학상을 수상했다.
네이처는 “이미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이 자신의 제자를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며 “노벨상은 노벨 위원회가 선정한 과학자들이 지명한 후보 중 선택된다”고 분석했다.
특정 분야 연구에 집중하는 것도 노벨상 수상을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수여된 노벨상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은 5개 분야에 집중돼 수여됐다. 물리학상은 입자물리학과 원자물리학, 생리의학상은 세포생물학과 신경과학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은 분자화학과 분자생화학이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배출했다.
노벨위원회는 네이처를 통해 “노벨상 수상자의 성별, 국적, 분야 다양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선정 과정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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