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가 매각을 저울질하는 SK실트론에 사모펀드(PE)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의 핵심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조하며 과점체제인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덕에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특히 SK와 수차례 직거래를 했던 한앤컴퍼니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0일 SK는 공시에서 'SK실트론의 지분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부연했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리밸런싱에 나서고 있다. SK실트론 매각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5조원에 이른다. SK가 직접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은 51%다. 이외에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이 각각 설립한 유동화 특수목적회사(SPC)가 총 49%를 가졌다. SPC가 들고 있는 지분 49% 중 29.4%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19.6%는 SK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여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SK의 직접 지분 51%와 TRS 계약으로 묶인 19.6%를 합친 70.6%로 추정된다.
SK실트론은 인기 매물로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은 지난해 SK가 계열사 정리에 나섰을 때부터 PE들이 눈독을 들였다"며 "매물로 나오기만 하면 사고 싶어하는 PE들이 줄을 선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웨이퍼 제조기업으로 국내 최대의 300㎜ 웨이퍼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300㎜ 웨이퍼는 고용량 메모리 등 첨단 반도체에 사용된다. 국내 유일의 제조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실트론의 매출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비중은 50%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웨이퍼 매입액 중 SK실트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 45%다.
SK실트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1268억원, 영업이익은 3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12% 증가했다. SK가 LG로부터 인수했던 2017년까지만 해도 SK실트론의 매출은 9331억원, 영업이익은 1327억원이었다. 이때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 이상 성장했다.
실적성장세와 함께 시장 내 지위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웨이퍼 시장은 5개 회사가 과점하는 구조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00㎜ 웨이퍼 기준 일본 신에쓰의 점유율은 31.7%로 1위이며 섬코가 20.9%로 2위, SK실트론이 17.8%로 3위다. 이어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가 12.9%, 실트로닉이 9.4%를 차지하고 있다. SK실트론은 매출 기준 점유율도 2017년 10%에서 지난해 12~14% 수준까지 올랐다.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한앤코가 거론된다. 특히 한앤코가 경쟁입찰보다 단독협상을 선호하며 물밑논의에 들어갔다고 알려진 만큼 거래가 꽤 진척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최근 SK로부터 SK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외에도 △SK의 중고차사업부(현 케이카) △SK해운 △SK디앤디 △SKC 필름사업(현 SK마이크로웍스) 등을 사들이며 SK와 연을 이어왔다.
유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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