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로 엇갈린 분위기, 신중해지는 투자자들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2.24pt 하락한 2493.14pt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과 선물 매수, 기관은 현선물 매도로 출발했습니다. 유가 하락에 항공, 화학, 제약 바이오 등이 강세로 출발한 가운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유전자 치료제, 초전도체, 진단키트 등 테마가 강세였습니다. 반면 해운, 온디바이스 AI, STO, 디지털화폐 NFT, 정유 등이 약세였습니다.
갭 하락 출발 이후 조정세를 보이던 시장은 9시 30분을 지나며 반등은 시도했습니다. 시장이 낙폭을 줄이며 중소 화장품 섹터가 강세를 보인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가지수선물은 재차 하락하며 10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2480pt 지지력 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대주주 기준을 연내 완화할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양도세 회피성 매도 압력도 상방을 제한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주도 섹터가 없는 가운데 우선주 등 테마의 순환매 장세가 펼쳐졌습니다.
1시 20분을 지나며 코스피는 상승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2차전지, 반도체의 강세 전환이 뚜렷했습니다. 특히 2차전지 양극재는 최근 급락하던 중국 탄산리튬 선물가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았고 외국인 선물 순매수도 6000억원대에 달했습니다.
코스피는 외국인 선물 매수 유입에 대형주가 선전했지만 양시장 하락 종목수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조정 양상이었습니다. 제약주, 게임주, 반도체 등 종목별 엇갈림이 나타났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전기전자, 의약품, 전기가스를 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유통, 금융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매도했습니다. 기관은 코스피 의약품, 전기가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제약, 인터넷, 엔터주 일부만 매수했습니다.
오는 8일 고용 지표, 12일 미국 CPI, 14일 FOMC 회의를 앞두고 시장은 신중해져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수급기조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증시가 터무니없이 밀릴 환경은 아닌 상황입니다.
#업종 동향
1. 글로벌 빅파마, 비만치료제 개발 참여 소식... 비만치료제 시장 급성장 기대
언론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들과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최근 GLP-1 수용체 작용 약물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 기업인 '카모트 테라퓨틱스'를 27억달러(약 3조 5,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도 이달 5일부터 미국 현지에서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 중인 가운데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GLP-1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습니다. 대원제약과 대웅제약은 제형 변경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조3000억원대였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2배가 넘는 10조12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30년 시장규모를 540억달러(약 71조원)까지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비만치료제의 트렌드는 삭센다에서 오젬픽, 위고비 그리고 마운자로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를 증명하듯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주가와 매출은 끝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은 GLP-1의 다음 주자를 모색하고 있고 후보 물질들의 임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나이벡,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대화제약 등 비만치료제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1-1. 제약 바이오 업종 긍정적 분석... 정부 투자 기대감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10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 등과 함께 실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의 빠른 증가와 함께 제약·바이오 업종은 ‘맑음’으로 전망됐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1800여개 이상의 신약후보 물질이 개발 중이고 기업들의 공격적인 R&D 투자 덕분에 내년 신약후보 물질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대 협력 협의체'와 함께 '바이오 소부장 글로벌 공급망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오 소부장 60개 핵심 품목의 단계적 개발을 위한 ‘기술개발 로드맵’을 확정해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소부장 바이오 전략 특화 단지 지정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 중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메리츠증권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KRX헬스케어 지수는 고점 대비 50% 가량 하락했고 이 때문에 제약 바이오 섹터는 저평가 구간에 있지만 투자매력도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는 유유제약, 그린생명과학, 일성신약, 와이바이오로직스, 파멥신 등 제약 바이오가 상승했습니다.
2. 인모드 실적 가이던스 하향... 미용기기 하락
키움증권은 인보드가 2023년 연간 가이던스를 2차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매출액 가이던스는 약 3%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10월 12일 이후 두 번째 하향 조정입니다. 영업이익 가이던스도 약 3% 하향 조정했지만 영업마진은 약 44%로 유지했습니다.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매크로 경제 환경이 기대보다 더 어렵기 때문으로 특히 미국 지역 플랫폼 판매가 둔화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 기업인 인모드가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국내 미용기기 업체 주가도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용기기 산업의 수요는 크게 상대적으로 고가인 미용장비에 대한 자본투자를 집행하는 병원과 병원에 방문해 시술을 받는 고객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인모드 실적을 보면 지역적으로는 미국 시장이 부진했고 소모품보다는 장비가 부진했습니다. 즉 인모드가 언급한 수요둔화는 미국의 병원향 장비수요 둔화가 가장 핵심이었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며 미국과 유럽에서 리스 이자율이 14~15%까지 치솟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핵심은 시술수요가 크게 둔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분기가 가장 비수기지만 그동안 3분기도 수요가 좋았고 일부 종목은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 아시아 지역은 인모드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에게 불리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 국제유가 70달러선 붕괴... 항공 상승
지난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월 인도분 가격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전거래일보다 2.94달러(-4.07%) 하락한 69.38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7월3일 이후 5개월 만입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용지표 둔화와 중국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자발적 감산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등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S-Oil, 흥구석유, 극동유화, 중앙에너비스 등 정유 및 LPG 테마는 하락했습니다.
한투증권은 유가와 환율이 피크아웃되며 항공업종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름 성수기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변함없이 견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가와 환율도 꺾이면서 대외 악재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피크를 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3분기 LCC 3사의 영업이익은 우려대로 시장 기대에 못 미쳤지만 양대 국적사는 2개 분기 연속 증익을 이어가며 항공 수요가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상위 6개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8046억원으로 1분기보다 소폭 증가했고 특히 에어부산은 영업이익률 19%를 달성하며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결국 3분기 “부진”은 항공산업의 분기 계절성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며 '수요'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10월 근거리 국제선 운임은 이례적으로 여름 성수기보다 상승했습니다. 여행 수요는 팬데믹 기간에도 보이지 않았을 뿐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항공 공급부족은 2024년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올해 4분기 국제선 공급은 여전히 2018년 수준을 밑돌았고 내년말에도 여객기 수는 2019년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기재도입이 빨라지는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10대 이하의 후위업체들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예전처럼 공급경쟁을 펼칠 이유도 여유도 없는 상황이고 현재 여객기 중 12%는 20년 이상된 노후 항공기로 양대 국적사의 통합 등 향후 시장 재편과 맞물려 세대교체 역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항공업종은 계절성과 대외변수에 민감한 만큼 주가가 매년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반등 타이밍은 연말연초였고 3분기 실적 실망감과 유가, 환율 상승 등 악재들은 피크를 지난 것으로 평가됩니다.
4.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 감소 및 조선업종 피크아웃 우려
KB증권은 11월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전년대비 52.7% 감소한 159만 CGT를 기록했고 올해 누적기준 글로벌 신조선 발주도 전년대비 20.3% 감소한 3809만 CGT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4.2%에서 올해 25.3%로 하락(CGT기준)한 반면 중국은 지난해 48.7%에서 올해 58.0%로 상승했고 일본은 11.3%로 지난해 11.6%와 유사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조선업종에 대해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업종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는 절대 수주량 때문이고 근거는 높은 기저와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크아웃 우려에 한화오션, HJ중공업, 삼성중공업, 메디콕스, STX중공업 등 조선 및 조선기자재 테마가 하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