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U보트 기지에 일본 잠수함이 왜? [유로 오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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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부 마을 로리앙에 위치한 독일 잠수함 기지

연합군 폭격으로 초토화된 프랑스 로리앙..그 속에서 건재한 독일군 잠수함 기지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해안 도시 '로리앙'(Lorient). 로리앙은 여느 프랑스 도시와는 다른 낯섦이 있었다. 아무래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 80% 이상이 폭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프랑스 정통 옛 건물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잠수함 기지 그대로 모습이 남아 있었다.

독일 유보트 기지 답사를 위해서는 사전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한다.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기지 방문 동안 해설가가 동행하며 기지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잠수함 기지 이름은 케로만이다. 1941년 2월부터 1943년 1월까지 독일군이 건설했다. 약 30척의 U보트와 승무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한동안 프랑스 해군이 사용했다.

여전히 당시 그대로의 모습이 살아 숨 쉬는 잠수함 벙커 안을 들여다본다. 2차 세계대전 영화에서나 보았던 유보트 기지다. 갑자기 나치 군인들이 튀어나와 총부리를 겨눌 것 같은 음산함이 느껴진다.

현재는 해양 관련 협회들이 기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기지는 1940년 6월 21일 나치가 로리앙에 입성하자마자 대서양 잠수함 기지로 아돌프 히틀러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대서양전쟁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나치 참모진은 대대적인 콘크리트 단지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1941년 2월부터 1943년 1월까지 영국 공군 전투기 포격을 받으며 15,000명의 노동자들이 3.5m 두께의 지붕을 가진 높이 18.5미터의 콘크리트 블록 3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케로만 뒤에 붙은 숫자는 공사과 완료된 순서대로 붙은 것이다.

영국군과 연합군에 이 기지는 파괴할 수 없는 잠수함 기지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연합군의 집중 폭격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로리앙 마을도 폭격에 무참히 파괴되었다.

그럼에도 이 콘크리트 기지는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콘크리트 기지 지붕 위에 겹쳐 올린 보호층이 폭격을 흡수한 것이다. 독일의 기술력에 다시 한번 놀란다.


일본 잠수함이 대서양까지 온 이유는?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걷다 보니 재밌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당시 대한민국을 불법 식민 지배하던 일본의 잠수함도 세 차례나 이곳에 입항했다는 것이다. 일본 잠수함을 타고 온 기술자들은 케로만 기지의 지진에 대비하는 기술을 전수했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닥에 그어진 선이 당시 일본이 전수한 기술이다. 그들은 직접 잠수함을 통해 필요한 재료를 운송하기도 했다.

바닥이 일본 해군 잠수함을 타고 온 기술자가 전수한 지진 대응 기술이다.

일본 해군 잠수함이 이 먼 곳까지 왔다니 그 이야기가 좀 더 궁금했다. 좀 더 들어가 보자.

나치 독일과 동맹을 맺은 일본 해군 소속 잠수함 I-30, I-8, I-2961이 방문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1942년 8월부터 1944년 8월 사이 일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때이다. 전략 물자, 의약품 심지어 무기 설계도까지 수송하는 데 사용되었다.

일본 해군 잠수함 승조원들은 히틀러의 영접과 접대를 받기 위해 파리로 향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잠수함은 무기 설계도, 독일 기술자, 에니그마 기계를 일본으로 가져오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렇지만 케로만 기지를 떠난 세 척의 잠수함 중 무사히 일본으로 돌아간 잠수함은 오직 I-8 뿐이었다.

2차 세계대전과 일본을 생각하면 그 당시 조선인을 포함한 수많은 식민지 국민들을 강제 노동 착취한 사례가 생각난다. 사실 나치 독일도 프랑스인들을 강제 노동 시켰다. 이곳 케르만 기지에도 프랑스인들이 강제 노동을 벌였다. 그런데 성격은 조금 달랐다. STO라 불리는 나치 강제노동을 위해 독일로 끌려가는 것 대신 로리앙에 남아 기지 건설에 투입되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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