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전 국정원장 “김정은에 최대 위협은 장마당 세대…문화심리전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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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대 위협을 1980∼1990년대 태어난 '장마당(종합시장) 세대'로 꼽으며, 장마당 세대 특성에 맞는 문화심리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신문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만들어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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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규정도 장마당 세대 남한 동경 차단 방어적 측면”
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대 위협을 1980∼1990년대 태어난 ‘장마당(종합시장) 세대’로 꼽으며, 장마당 세대 특성에 맞는 문화심리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김 전 원장은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자유화의 길’을 주제로 개최한 제86차 인권세미나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원장은 북한 전체 인구의 29%를 차지하는 25∼44세 사이의 장마당 세대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자라 당국의 혜택을 받지 못했고, 장마당에 참여하며 외부 문화를 접촉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마당 세대가 정치적으로는 노동당 지시를 따르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불만을 품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사적 이익 침해를 참지 못하고 저항하는 성향을 갖고 있으며 문화적인 욕구 또한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신문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만들어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면서 남한을 적국으로 못 박은 것도 장마당 세대의 남한을 향한 동경을 차단하기 위한 방어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김 위원장이 각종 행사에 대동하는 딸 ‘주애’는 후계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전 수단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4월 김정은 찬양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공개했듯 아버지로서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김 전 원장의 분석이다. 이제 마흔이 된 김 위원장이 후계자를 공개한다면 엘리트층의 권력 분화만 가져올 뿐 정치적으로 아무런 득이 없다며 "특정한 어떤 상황이 되기 전에 김정은이 ‘내 다음은 누구다’라고 미리 밝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애’의 후계자설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급속하게 가까워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관해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 등 현대식 무기 기술을 이전받고 싶어 할 텐데 러시아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전 원장은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부족해진 재래식 무기를 공급받기 위한 "전술적 차원의 접근일 뿐"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생명줄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지만,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지할수록 경제적인 이유로 미국, 유럽과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돈주’(장마당에서 돈을 번 신흥 부유층)가 그간 중국 교역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해왔는데, 북중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면서 북한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세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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