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유일한데 주가는 67% 빠졌다" 삼성·TSMC 쓰는 반도체 장비 '이 종목'

엔비디아 GPU를 만드는 TSMC. HBM을 만드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를 확장하는 인텔. 그리고 삼성전자.

이 네 회사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하지만 딱 하나, 같은 장비를 쓴다.

전 세계에서 이 장비를 만드는 회사는 단 하나뿐이다. 그 회사의 주가는 지금 고점 대비 67% 빠져 있다.

이 종목의 정체는 HPSP (403870)다

코스닥 18위, 시총 4조 492억 원.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전문기업.

이름도 생소하고, 장비 이름도 어렵다. 그런데 이 회사가 없으면 삼성전자도, TSMC도 지금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

반도체가 작아질수록 생기는 문제

반도체 회로는 지금 2나노미터(nm) 수준으로 좁아졌다. 머리카락 굵기의 5만 분의 1이다.

회로가 이렇게 좁아지면 문제가 생긴다. 웨이퍼 표면에 계면 결함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반도체 표면에 미세한 상처가 나는 것이다. 이 상처를 그냥 두면 전류가 새고 성능이 떨어진다.

예전엔 1,000도 이상 고온으로 이 결함을 없앴다. 그런데 회로가 10나노 이하로 좁아지면서 고온 공정이 불가능해졌다. 고온에서 금속이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온에서, 고압으로, 수소를 쏘아 결함을 없애는 방법이 필요해졌다.
HPSP는 2019년, 전 세계 최초로 이걸 상용화했다.

"수소 폭탄을 반도체 공장에 넣는 거냐"

HPSP 김용운 대표가 이 기술을 들고 반도체 회사들을 찾아다녔을 때 반응은 냉담했다.

최대 25기압, 100% 수소 농도. 고압 수소는 폭발성이 극도로 강하다. 아무도 반도체 공장에 넣으려 하지 않았다.

HPSP는 안전 인터락을 2중·3중으로 설계했다. 전 세계 고압 관련 인증을 모두 받았다. 그리고 2019년, 드디어 양산 Fab에 장비가 들어갔다.

지금 이 장비 없이는 16nm 이하 미세공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20여 개사가 고객이다.

영업이익률 50% — 반도체 장비 회사가 이게 가능한가

HPSP의 영업이익률은 3년 연속 50% 이상이다.

일반적인 반도체 장비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10~20% 수준이다. HPSP는 그 세 배가 넘는다.

이유는 하나다.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이 장비를 만드는 곳이 혼자뿐이니, 가격 협상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직원 120명 중 3분의 1이 특허 보유자다. 회사 모토는 '발명으로 새 역사를 만든다'다.

주가가 67% 빠진 이유

2024년 2월 63,900원 고점을 찍은 후 주가는 내렸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글로벌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 고객사들이 투자를 늦추면서 장비 납품 일정도 밀렸다.

둘째, 예스티라는 경쟁사 등장. 고압 수소 어닐링 시장에 뛰어들겠다며 장비를 개발, 일부 메모리 업체에 납품을 시작했다. HPSP와 특허소송이 진행 중이다.

"독점이 깨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주가를 눌렀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2025년 말부터 주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52주 최저 21,150원에서 현재 49,200원까지 +132% 반등했다.

이유가 있다.

DRAM 1c 공정에서 HPSP 장비가 필수로 채택됐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을 늘릴수록, 삼성전자가 차세대 DRAM 공정을 고도화할수록 HPSP 장비 수요는 늘어난다.

300단 이상 NAND 공정에서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단수가 높아질수록 계면 결함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HPSP는 다음 시장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 —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이 공정에서도 HPSP의 어닐링 기술이 필요하다.

회사는 이 분야에서 2029년 이후 3,0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2030년 전체 매출을 지금의 4~5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반대 의견도 있다

예스티의 시장 진입은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다. 특허소송 결과에 따라 HPSP의 독점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주가는 이미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반등한 상태다. 싸게 살 타이밍은 지났다는 시각도 있다.

PER 49.5배, PBR 14배 — 성장 기대가 이미 상당히 반영돼 있다.

지금 주가 49,200원은 어디 서 있나

고점 63,900원 대비 -23% (52주 최저 대비는 이미 +132% 반등). 목표주가 컨센서스 60,500원 — 현재 대비 +23% 여유. 투자의견 4.00 만장일치 매수. 외국인소진율 30.22%.

삼성·SK·TSMC·인텔이 모두 쓰는 장비를 혼자 만든다. 영업이익률이 50%다. 반도체가 미세해질수록 더 필요해진다.

주가가 67% 빠진 건 그동안의 이야기다. 지금은 반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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