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퇴직연금도 AI로봇이 굴린다… 요즘 찍은 건 역시 ‘이것’

정민하 기자 2024. 9.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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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규제 샌드박스 선정되면 이르면 12월 출시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인공지능(AI)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상품이 시장에 나온다. 그동안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RA)는 자문 형태로만 활용됐다.

조선비즈가 코스콤의 심사를 통과한 퇴직연금 AI 알고리즘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을 살펴봤다. 전체적으로 보면 AI 알고리즘의 평균 수익률은 펀드매니저 운용 수익률보다 높은 편이었다. 그중에서도 원자재, 특히 금에 집중 투자한 상품과 리츠·주식·채권 등에 분산 투자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최근 성과가 좋았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콤은 최근 자체 심사를 통과한 AI 알고리즘 총 162개를 선정했다. 신청 업종별로 보면 증권사 28종, 자산운용사 39종, 투자자문·일임사 95종이다. 코스콤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개발한 퇴직연금 AI 알고리즘의 검증 심사(테스트베드 심사)와 시스템 심사를 진행했다. 이달 말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업자 지정 신청 후 승인이 나면 빠르면 12월부터 RA가 관리하는 퇴직연금 상품을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RA가 단순 조언을 하는 것을 넘어 미리 정한 목표에 따라 투자 종목(포트폴리오) 조정과 매수·매도 시점 등을 직접 결정하는 점이 특징이다. 일각에선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RA가 사람(펀드매니저)보다 퇴직연금 운용에 더 적합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로보어드바이저에게 퇴직연금을 맡길 수 있을까. 조선비즈가 코스콤의 최종 심사를 통과한 AI 알고리즘의 수익률을 비교해 봤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162개 알고리즘의 최근 6개월 전체 평균 수익률은 3.77%였다. 같은 기간 RA가 벤치마크하는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은 0.97%로, 알고리즘 수익률보다 2.80%포인트 낮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을 테마로 한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2.84%였다. RA가 운용하는 펀드보다 0.93%포인트 낮은 수치다.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 상위 10개 알고리즘의 투자유형은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중 모두 적극투자형이었다. 수익률이 높았던 상품 1,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원자재모멘텀 ETF_P(10.42%)’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적극형의 경우 최근 금 비중을 최대 70%까지 확대했는데, 신흥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 매수세 덕에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3위부터 10위까지는 RA 전문 핀테크기업인 콴텍투자일임의 알고리즘이 차지했다. ‘유대인삼분법 선진국_P’의 6개월 수익률이 9.63%로 3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토지, 사업, 현금에 동일하게 배분해 자산을 소유하라는 탈무드 문구대로 리츠·선진국 주식·단기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다음으론 ‘퍼모넌트 선진국_P’와 ‘황금나비 선진국_P’가 각각 9.42%, 9.26%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유대인삼분법 헤지형_P’, ‘퍼모넌트 헤지형_P’, ‘황금나비 헤지형_P’, ‘퍼모넌트 글로벌_P’ 등 유사한 형태의 상품이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8~9%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품명이 다들 비슷한 것으로 보아 동일한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사하게 구성한 것으로 보이며, 최근 시황에 잘 맞아 한 회사 상품이 수익률 상위를 많이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운용 6개월 누적 수익률이 21.9%라고 밝혔던 파운트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인 ‘파운트_아시아기술주Focus(ETF)’는 최근 반도체 고점 논란에 수익률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운트 측은 “향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연금 AI 알고리즘은 대부분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mRobo_목표실질수익률_63_P’는 목표실질수익률 달성을 추구하면서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자산배분계량모형이 보내는 시그널에 따라 ‘침체-회복-팽창-둔화’의 네 개 국면별로 주식 비중을 변화시켜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이 알고리즘의 6개월 수익률은 8.68%다.

업계 관계자는 “RA 알고리즘은 과거 데이터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퇴직연금을 장기간 보유한다고 생각하면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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