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오면 많은 사람이 마늘부터 듬뿍 챙깁니다. 구운 마늘을 먹고 마늘즙까지 마시면서도 국과 찌개, 장아찌의 짠맛은 그대로 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혈압 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강한 식품 하나가 아니라, 나트륨을 줄이고 채소의 비중을 높이는 식사입니다. 시장과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향이 낯설어 장식처럼 남겨 두던 채소가 이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셀러리입니다.

셀러리는 수분이 많고 아삭해 짠 간식이나 가공식품을 대신하기 좋은 채소입니다. 셀러리 씨앗 추출물을 사용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낮아진 결과가 보고됐으며, 최근에는 관련 무작위시험을 종합한 분석도 발표됐습니다. 다만 연구에 사용된 것은 생셀러리 몇 줄기가 아니라 농축된 씨앗 추출물이나 분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셀러리 한 접시가 혈압약처럼 작용한다고 받아들이기보다는, 혈압에 유리한 식사 습관을 만드는 재료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셀러리를 씹으면 단단한 식물 조직이 잘게 부서지면서 수분과 식이섬유, 칼륨을 비롯한 무기질이 소화기관으로 들어갑니다. 칼륨은 몸속 나트륨의 영향을 완화하고 혈관 벽의 긴장을 조절하는 과정에 관여해 혈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짠 음식을 반복해서 먹으면 혈액 속 수분량이 늘고 심장은 더 높은 압력으로 피를 밀어내야 합니다. 셀러리의 역할은 혈관 안을 직접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소금기 많은 반찬과 간식을 밀어내며 식사의 균형을 바꾸는 데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도 고혈압 관리에서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늘리는 식사법을 강조합니다.

셀러리는 잘게 썰어 두부나 닭고기와 볶거나, 오이와 양파를 더해 가볍게 무쳐 먹으면 향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된장이나 소금을 많이 넣기보다 식초와 레몬즙, 후추로 맛을 살리면 혈압 관리라는 목적에도 잘 맞습니다. 오후에 입이 심심할 때 감자칩이나 짭짤한 크래커 대신 셀러리 막대와 무가당 요거트를 곁들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셀러리즙으로 많은 양을 단숨에 마시기보다 직접 씹어 먹어야 포만감과 섬유질을 함께 챙기기 쉽습니다. 혈압을 낮추는 진짜 변화는 셀러리를 더하는 동시에 국물과 젓갈, 가공육을 덜어낼 때 시작됩니다.

다만 콩팥 기능이 떨어졌거나 혈중 칼륨이 높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채소를 무조건 늘려서는 안 됩니다. 일부 혈압약과 콩팥질환은 몸이 칼륨을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검사 결과에 맞춰 섭취량을 정해야 합니다. 셀러리 씨앗 캡슐이나 농축액도 생채소와 같은 식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약을 복용 중이라면 임의로 추가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셀러리 특유의 향이나 식감이 불편하다면 억지로 먹기보다 상추와 오이,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를 번갈아 섭취해도 됩니다. 혈압이 계속 높게 측정된다면 채소 한 가지에 기대지 말고 가정혈압 기록과 처방 치료를 함께 이어가야 합니다.

혈압은 특정 채소를 먹은 날보다 매일 반복한 식사와 수면, 운동, 음주 습관에 더 솔직하게 반응합니다. 셀러리가 마늘보다 무조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짠 반찬을 줄이고 채소를 늘리는 데에는 쓸모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소세지볶음의 양을 줄이고 그 자리에 셀러리와 양파를 함께 볶아 올려 보십시오. 식사 뒤에는 십 분이라도 천천히 걷고, 같은 시간에 혈압을 재며 몸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시 한쪽을 채운 아삭한 초록빛과 국물 한 숟가락을 남기는 습관이 중년의 혈관이 견뎌야 할 압력을 조금씩 덜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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