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preview] ‘위기의 남자’ 텐 하흐, A.빌라 상대로 반전의 신호탄 쏠까?

정지훈 기자 2024. 10. 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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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어쩌면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운명을 결정지을 한 판이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서운 상승세의 아스톤 빌라 원정을 떠난다.


아스톤 빌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빌라 파크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에서 격돌한다.


현재 맨유는 지난 6라운드 토트넘에 패배하며 리그 3패째를 기록 승점 7점으로 14위, 빌라는 리그 4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오며 선두 리버풀에 5점차 뒤진 승점 13점으로 5위에 위치하고 있다. 양 팀의 상대전적은 맨유가 최근 4경기에서 4승을 챙기면서 빌라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맨유의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최근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7실점을 기록하면서 수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리그 6라운드 토트넘전에서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과와 과정 모두 챙기지 못했다.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을 맨유의 입장에서 이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이후 챔피언스리그(UCL) 포르투전에서 득점력이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었으나, 3실점을 기록하면서 수비적인 문제가 또 다시 들어났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토트넘전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출전 정지 징계가 철회되면서 빌라와의 경기에 출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만 직전 포르투전에서도 퇴장을 당하면서 선수 개인의 폼이 좋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상반된 흐름이다. 맨유와 달리 빌라의 시즌 초반 기세가 무섭다. 시즌 전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병행해야 하는 빌라가 이번 시즌 고전 할 것이라는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이 쾌조의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6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고 있고, UCL 2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챙겼다. 지난 리그 6라운드에서 15위 입스위치와 비기면서 기세가 한 풀 꺾이는 듯 했으나, UCL에서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 ‘슈퍼 조커’의 등장과 빌라의 완벽한 ‘오프사이드 트랩’



빌라의 축구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다만 장점이 더욱 발전했고 강해졌다. 수비라인을 높게 올려 선수들 간의 간격을 좁히고, 이를 통해 강한 압박을 구사한다. 이러한 전술은 필연적으로 수비적인 리스크를 수반한다. 상대 공격수를 오프사이드 트랩 안에 가둘 수 있다면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 되지만, 공격수가 이른바 ‘라인 브레이킹’을 한 번이라도 성공한다면 실점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올 시즌의 빌라는 전자의 상황을 훨씬 자주 만들고 있다. 이는 수비 라인 컨트롤 역할을 맡고 있는 콘사의 공이 매우 크다. 빌라 수비의 핵심인 콘사는 기동력과 제공권이 장점이다. 지난 5라운드 울버햄튼전에서 헤더골을 기록하며 그 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은 바로 ‘라인 컨트롤’ 이다. 빌라는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여 강한 압박을 하는 팀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수비의 배후 공간이 노출 되는데, 이러한 수비적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오프사이드 트랩이다’.


수비수들 간에 위치 조정이 핵심이다. 경기 중 급박한 상황 속에서 수비 라인을 리드 하는 선수가 필요한데 그가 바로 콘사다. 2023년에는 오프사이드를 가장 많이 유도한 수비수 1위에 올랐는데, 이는 최고의 수비수 반다이크 보다 높은 순위로서 그의 능력이 얼마나 출중한지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UCL 뮌헨과의 경기에서도 오프사이드 3회를 유도하며 승리의 큰 공헌을 했다. 과연 이번 경기에서도 맨유를 ‘오프사이드의 늪’에 가둘 수 있을지 지켜봐도 좋을 것 같다.


수비에 콘사가 있다면, 공격에는 ‘슈퍼 조커’ 듀란이 있다. 현재 그는 리그에서 157분밖에 뛰지 않았지만, 4골을 기록하면서 왓킨스와 함께 팀 내 득점 순위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왓킨스의 리그 출전 시간이 445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듀란의 득점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더욱 대단한 점은 그가 넣은 4골 중 무려 3골이 결승골이라는 점이다. 5라운드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나온 득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득점이 해당 경기에서 승패를 결정지었다.


듀란의 득점은 UCL에서도 빛이 났다. 뮌헨과의 경기에서 후반 25분 교체 출전하여 득점을 기록했는데, 이후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경기가 마무리 되며 결승골이 되었다. 이 골은 뮌헨에게 시즌 첫 패배이자 UCL 조별리그에서의 41경기만의 패배를 안겨주었다. 과연 듀란의 득점 본능이 다가오는 맨유와의 경기에서도 빛을 발할지 눈 여겨봐도 좋겠다.


# ‘햄스트링 부상’ 마이누, 깊어만 지는 맨유의 ‘중원 고민’



맨유 중원의 ‘믿을맨’ 마이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빌라전에 결장한다. 지금까지 맨유의 중원에 대한 고민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마이누에 부상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다. 마이누의 중원 파트너에 대한 고민이 이제는 그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위기 상황이 되어버렸다. 현재 가용 가능한 자원은 에릭센, 우가르테, 카세미루 정도이다.


에릭센에 최대 장점은 ‘플레이 메이킹’이다. 그의 정확한 킥과 넓은 시야와 그리고 탈압박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다. 이번 시즌 그가 기록한 90분당 기회창출 횟수는 3.16개로 동일한 포지션 선수들 중 PL 전체 상위 5%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예상 어시스트(xA) 또한 90분당 0.4개로 리그 전체 상위 3%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다만 그를 선발로 기용했을 때 수비적인 리스크가 존재한다. 공격적인 재능은 뛰어나지만, 수비적으로 팀에 공헌을 하는 선수는 아니다. 좋은 공격적 지표에 비해 수비적 지표는 매우 좋지 않다. 이번 시즌 90분당 볼 경합 성공 성공률이 31%인데 이는 리그 전체 하위 4%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수비지역 리커버리 횟수도 90분당 4.7개로 리그 전체 하위 4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따라서 에릭센을 중원에 기용하기 위해서는 수비적인 강점이 있는 파트너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맨유의 중원 자원 중 마이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탈압박 능력이’ 있는 에릭센이 빌라전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마이누를 대신해 출전할 수 있는 카세미루는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기동력과 피지컬이 전성기에 비해 많이 저하된 것이 원인이다. 마이누가 없는 시점에서 누군가는 후방 빌드업을 주도해야 하는데 카세미루는 적임자는 아니다. 지난 리그 3라운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텐 하흐 감독은 카세미루에게 후방 빌드업을 맡겼지만, 리버풀 선수들의 체계적이고 강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팀과 함께 무너졌다.


물론 아직 그의 수비적인 능력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태클 성공률 70%, 볼 경합 성공률 80%를 기록하며 수비 능력만큼은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에릭센과의 중원 조합을 통해 서로의 단점들을 보완해주면서 각자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은 시너지를 내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카세미루가 선발로 출전 한다면 탈압박 능력이 부족한 그에게 집중될 아스톤 빌라의 전방압박을 주변 선수들이 얼마나 분산시켜 줄 수 있는지에 따라 카세미루의 활약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큰 기대를 받으면서 맨유로 이적한 우가르테는 PL에서 아직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출전한 경기가 너무 적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으나, 그의 장점과 단점은 명확하게 들어났다. 우가르테의 수비적인 능력은 발군이다. 왕성한 활동량을 토대로 광범위한 수비 커버 능력과 정확한 태클 능력 등 그의 장점은 확실하다.


다만 탈압박과 전개 능력에 약점이 있다. 지난 리그 6라운드에서 토트넘의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 강한 압박에 패스 미스와 공 소유권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흔히 말하는 ‘발 밑’에 장점이 없는 선수이다 보니 전방으로의 패스 보다는 후방으로 백 패스를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앞으로 우가르테가 PL에 점차 적응을 해나가면서 이러한 부분들이 좋아질 여지는 있지만,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며 좁은 간격 속에서 강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는 빌라를 상대로 전방 압박에 약점이 있는 그가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


# ‘경질 위기’ 텐 하흐, 시간과 기회는 얼마 남지 않았다


2022-23시즌 맨유의 지휘봉을 잡아 팀을 PL 3위에 올려놓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텐 하흐는 지금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2023-24시즌 구단 첫 리그 8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34년 만에 처음으로 골득실 마이너스로 시즌을 마쳤다. 만약 극적인 FA컵 우승이 없었다면 그는 이미 맨유의 감독직에서 경질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기적적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으나, 올 시즌 그와 구단이 기대한 반전된 모습은 없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텐 하흐가 맨유에 입성한 시점부터 2024년 8월 여름이적시장이 마감된 시점까지 지출한 이적료 총액을 발표했다. 금액은 약 6억 1600만 파운드 한화로 약 1조 1000억원에 육박한다. 과거 어떤 맨유의 감독보다 많은 영입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정작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 안토니, 마운트 등 ‘오버페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영입들을 밀어붙였고, 3시즌 간 13명의 선수를 영입했지만 오히려 성적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현재 텐 하흐의 입지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현재 리그 7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맨유는 2승 1무 3패로 리그 13위 골득실 -3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순위는 UCL 티켓을 원하는 맨유의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위치이다. 다가오는 빌라전에서 만약 패배한다면 남은 시즌 동안 위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포르투와의 경기 전에 남긴 ‘패배에 대한 분노를 동기부여 삼아야 한다’라는 텐 하흐의 말처럼 분노가 되었던 혹은 다른 것이 되었든 간에 뭐든지 승리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빌라전은 텐 하흐의 명운이 걸린 경기인 만큼 치열한 ‘생존 전쟁’이 될 것이다.


글=‘IF기자단’ 4기 이미호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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