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KF-21 보라매를 위한 국산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작년 영국 판보로 국제 항공쇼에서 공개된 이 차세대 엔진의 개발은 단순한 무기체계 개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우주 산업의 미래이자 자주국방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전적인 국산 엔진 개발 프로젝트
전투기 엔진 개발의 주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9년 이내에 KF-21에 장착되는 미국 제네럴 일렉트릭의 F414 엔진을 대체할 국산 엔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엔진의 성능은 현재 KF-21에 탑재된 GE의 F414-GE-400K와 비교해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한화의 국산 엔진은 애프터버너 작동 시 최대 추력이 24,000파운드로, F414의 22,000파운드를 약간 상회합니다.
기본 추력(드라이 추력)은 15,000-18,000파운드 수준으로, F414의 약 14,000파운드보다 향상된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압축기 구조입니다.
F414가 7단 압축기를 사용하는 반면, 한화의 국산 엔진은 6단 압축기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압축기 단수를 줄이면서도 추력은 오히려 높인 것은 설계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기술적 도전이자 성취를 의미합니다.
이는 더 가볍고 효율적인 엔진을 개발하려는 기술적 접근으로, 성공한다면 연료 효율과 항공기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고성능 군용 제트엔진 개발은 가장 어려운 기술 분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극소수 국가만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도전적인 분야에 뛰어든 것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의미합니다.
KF-21 보라매 프로그램의 현황
KF-21 보라매 프로그램은 현재 순항 중입니다.
개발 진척률이 80%를 넘어섰고, 방위사업청은 이미 KF-21 Block I의 초도 물량으로 1조 9,6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초도 양산기는 2026년 말까지 인도될 예정입니다.
현재 KF-21의 국산화율은 약 65% 수준인데, 한화의 국산 엔진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이 비율은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T-50이나 수리온과 같이 KAI가 추진해온 핵심 부품 국산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세계 전투기 엔진 시장의 현황과 전망
세계 전투기 엔진 시장은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는 전형적인 '클럽 비즈니스'입니다.
미국의 제네럴 일렉트릭(GE)과 프랫 & 휘트니(P&W), 영국의 롤스로이스, 프랑스의 사프란(Safran), 러시아의 클리모프와 사투른 등 소수 기업만이 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방 전투기에 사용되는 엔진 시장은 GE와 P&W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F-35에는 P&W의 F135, F-16에는 GE의 F110과 P&W의 F100, F/A-18에는 GE의 F414, 라팔에는 사프란의 M88, 유로파이터 타이푼에는 유로젯 EJ200 엔진이 탑재됩니다.
이러한 과점 구조는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조차도 자국 전투기 엔진 개발에 수십 년간 어려움을 겪었으며, 최근에야 WS-10, WS-15 등의 엔진을 개발해 자국 전투기에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엔진 개발에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F-35에 탑재된 F135 엔진의 개발 비용은 약 60억 달러에 달했으며, 개발 기간도 10년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이러한 막대한 투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성공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술적 이점이 매우 큽니다.
최근에는 6세대 전투기 개발과 함께 차세대 엔진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미국은 AETP(Adaptive Engine Transition Program)를 통해 GE와 P&W가 각각 XA100과 XA101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엔진보다 25% 연료 효율이 높고, 10% 이상 추력이 증가된 적응형 사이클 엔진입니다.

또한 영국과 이탈리아, 일본은 6세대 전투기용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독일과 프랑스 및 스페인이 공동 개발중인 FCAS(Future Combat Air System) 프로그램에서도 프랑스의 사프란과 독일의 MTU가 새로운 엔진을 개발 중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에 한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은 대단히 야심찬 포부를 보여줍니다.
성공한다면 한국은 튀르키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자체 전투기 개발을 추진하는 국가들에 엔진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산 전투기 엔진 개발의 광범위한 파급효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투기 엔진 개발은 국방 분야를 넘어 한국 산업 전반에 혁신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기 엔진은 산업기술의 결정체로,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입니다.
1. 상업용 항공기 엔진으로의 확장
전투기 엔진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은 상업용 항공기 엔진 개발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GE나 롤스로이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군용 엔진에서 축적한 기술을 상업용으로 전환했습니다.
민항기 엔진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500억 달러 규모로, 성공적으로 진입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F404 엔진 기술은 CFM56 상업용 엔진 개발에 기여했으며, 이는 현재 보잉 737과 에어버스 A320 같은 세계적인 상업 항공기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KF-21 엔진 기술을 활용해 중소형 항공기나 차세대 여객기용 엔진 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첨단 소재 및 제조 기술 발전
항공기 엔진은 극한의 온도와 압력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최첨단 소재와 제조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은 타 산업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단결정 터빈 블레이드, 세라믹 복합재, 초내열 합금 개발은 자동차, 발전, 선박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밀 주조, 분말 야금, 적층 제조(3D 프린팅) 기술도 항공 엔진 개발 과정에서 크게 발전할 것이며, 이는 전체 제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3. 에너지 및 발전 산업으로의 기술 이전
항공기 엔진 기술은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언급했듯이, 항공기 엔진의 코어 기술은 함정용 추진 시스템뿐만 아니라 발전소용 가스터빈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전투기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 모듈러 원자로(SMR)용 터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전투기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 모듈러 원자로(SMR)용 터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는 2019년 가스터빈 엔진을 개발한 두산도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에너지 산업의 자립도 향상과 청정 에너지 전환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4. 자동차 및 모빌리티 산업 혁신
항공기 엔진에서 발전한 터보차저, 연료 분사 시스템, 전자 제어 기술은 자동차 산업에 직접 적용됩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나 고효율 내연기관 개발에 항공기 엔진 기술이 중요한 영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같은 미래 항공 산업에도 소형 고효율 엔진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국산 전투기 엔진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은 이러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5. 디지털 기술 및 소프트웨어 발전
현대 항공기 엔진은 복잡한 디지털 제어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FADEC(Full Authority Digital Engine Control) 같은 첨단 디지털 제어 기술 개발은 AI,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의 발전을 촉진합니다.
엔진 성능 예측, 상태 모니터링, 유지보수 최적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6. 고급 인력 양성과 교육 효과
전투기 엔진 개발 프로젝트는 항공우주 분야의 최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열역학, 유체역학, 재료공학, 제어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이렇게 양성된 인력은 국가 산업 발전의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서울대,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차세대 엔지니어 육성이 가능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입니다.
7. 경제적 파급효과
전투기 엔진 한 대의 가격은 약 1,000만 달러 수준으로, 엔진은 전체 전투기 가격의 20-30%를 차지합니다.
국산화를 통해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향후 수출 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항공기 엔진은 수명 주기 동안 원가의 3-4배에 달하는 유지보수 시장을 형성합니다.
이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으며, 관련 중소기업 생태계 구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기술 파급 효과와 미래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엔진 개발은 미래 방산 수출에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자체 엔진을 갖춘 전투기는 수출 규제에서 훨씬 자유롭고,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현재 KF-21의 단가는 예상보다 높은 6,7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F-35A나 타이푼과 비슷한 가격대입니다.
국산 엔진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원가 절감과 수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미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산 엔진 개발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군용 제트 엔진은 항공 기술의 정점으로, 이 분야의 자립은 진정한 항공 강국으로 가는 필수 조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핵심 방위 기술의 자주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KF-21 보라매가 진정한 한국산 심장을 갖게 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대한민국의 항공 주권 확립을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의 보라매가 완전한 국산 엔진으로 비행하는 그날이 오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항공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우리 국방의 자립과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