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이런 곳이? ‘수도원’ 모티브로 꾸몄더니 입소문만으로 난리난 이곳

지난 7월 중순 부산 기장에 새로운 호텔이 하나 문을 열었다. 이름은 아난티 앳 부산, 아난티가 그룹 세계관을 담아냈다며 야심차게 공개한 리조트 ‘빌라쥬 드 아난티’에 위치한 호텔이다. 그런데, 이 호텔 어쩐지 기시감이 있다. 이름도 그렇고, 객실을 보자마자 쌍둥이처럼 닮은 호텔이 떠올랐다. 서울 논현동 을지병원 사거리에 위치한 아난티 앳 강남 말이다. 

도심 속 수도원을 테마로 지은 아난티 앳 강남 / 사진=아난티

사진으로 봤을 때 두 호텔 객실은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똑같다. 아난티 앳 부산을 보고 났더니, 언니 호텔 아난티 앳 강남이 궁금해졌다. 공통점은 무엇이고, 다른 것은 또 무엇일까. 1년 상간으로 문을 연 아난티의 독자 브랜드 호텔 두 곳을 차례대로 가보고 난 후기를 정리했다. 부산의 이야기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난티 앳 강남을 소개한다. 2022년 6월 문을 연 아난티 앳 강남은 아난티 그룹이 운영하는 첫 번째 독자 브랜드 호텔이다. 

2022년 6월 문을 연 아난티 앳 강남. 아난티가 운영하는 첫 번째 독자 브랜드 호텔이다. / 사진=아난티
아난티 앳 강남
#아난티의 첫 도심 호텔

아난티가 강남 한복판에 호텔을 짓는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이만규 대표 스스로 아난티의 특징을 ‘입지 선정의 의외성’이라고 밝힌 것처럼 항상 상상하지도 못했던 위치에 호텔과 리조트를 지었기 때문이다. 

을지병원 사거리에서 학동역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보이는 아난티 앳 강남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아난티의 첫 도심 호텔 아난티 앳 강남은 을지병원 사거리에 위치한다. 호텔 바로 옆에는 아난티 사옥이 있다. 논현로 대로변에 위치한 아난티 앳 강남은 겉보기엔 호텔이라는 게 티가 안 난다. 커다란 명패도 없고 으리으리한 입구도 없다. ‘도심 속 수도원’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아난티 앳 강남의 연면적은 1만6770㎡다.

여느 호텔과 다르게 커다란 명패가 없어 자칫 지나쳐버릴 수 있다.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16층 건물은 온통 유리로 덮여 있는데 저층엔 담장이 쳐져 있어 이 건물이 어떤 용도인지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아난티’라고만 적은 현판이 붙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호텔이 나온다. 입구가 있는 곳은 2층, 체크인 데스크가 있는 로비는 2층에서 두 층 더 밑에 위치한다. 층수를 나타내는 표기가 독특하다. 입구는 2층, 통상적으로 지하 1층으로 부르는 공간은 L층, 그리고 그 밑에 Q층이 있다. 객실은 1, 3층 그리고 5층부터 13층에 위치하고 3층엔 야외 수영장이 있다. 

안내판만 보고는 건물 구조가 잘 안 그려진다. 통으로 있는 건물인데, 3층이 야외 공간이라니, 궁금증을 가득 안고 호텔 탐방을 시작했다.

# 강남 한복판에 전 객실 테라스를 갖춘 호텔
아난티 앳 강남 객실. 모든 객실에는 야외로 통하는 공간이 있다. / 사진=아난티

아난티 앳 강남은 부산과 마찬가지로 총 109개 객실 전부 복층 구조로 되어 있다. 차이점은 강남이 부산보다 방 타입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캐빈T(5실)·U(30실)·F(2실)·B(29실)·S(38실)·C(5실) 등 총 6개로 구분한다. 캐빈T는 테라스가 딸린 객실이다. 아난티 앳 강남은 부산과 마찬가지로 모든 객실에 기본적으로 야외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캐빈T 객실. 너른 발코리를 갖추고 있다.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1·3층에 위치한 캐빈T의 객실 면적은 64.7㎡, 발코니는 34.9㎡다. 전체 객실의 절반보다 큰 면적의 발코니가 있다. 붉은빛이 도는 벽돌로 장식한 발코니에는 안락의자가 놓여 있었다. 난간 가까이에는 나무와 풀을 심어 바깥에서의 시선을 차단했다. 대로변에서 바라본 현대적인 건물과는 정반대로 캐빈T의 분위기는 고풍스럽고 편안했다. 

캐빈U 객실 모습.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캐빈U의 U는 상층(Upper)를 뜻한다. 1·3층에 위치한 캐빈U 객실 면적은 65.4㎡, 테라스는 5.5㎡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너른 통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부산에서는 녹음이 우거진 산이 보였다면 이곳에선 빌딩숲이 보인다. 객실은 아난티 앳 부산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다른 것은 2층 침실의 층고와 벽지 색깔 그리고 작은 주방 공간이 있다는 점이었다. 2층 침실 층고가 부산보다 약간 낮다. 해서 침대도 부산보다 낮은 것을 쓴다.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해 주방 공간을 나눈 것이 눈에 들어온다. 미니바 메뉴는 부산과 동일한데 냉장고 크기가 훨씬 크다. 

캐빈F는 패밀리 객실이다. 기본 4명이 들어갈 수 있다. 객실 면적은 114㎡, 발코니 면적은 23.6㎡다. 1층과 2층에 각각 침실이 있다. 캐빈B·S·C는 객실 65.4㎡, 발코니 5.5㎡로 크기가 동일한 객실이다. 캐빈B는 8~10층에, 캐빈S는 3층과 5~7층에, 캐빈C는 로비층과 1층에 있다. 패밀리 객실을 제외한 모든 타입 객실은 기본 2인, 최대 4인까지 투숙할 수 있다. 

# 아난티만의 정체성을 담은 부대시설

아난티 앳 부산은 온갖 편의 시설이 몰려 있는 대규모 리조트 단지 ‘빌라쥬 드 아난티’ 부지 안에 있다. 아난티 앳 부산에 머무는 투숙객은 회원권이 없더라도 웬만한 부대시설을 거의 다 이용할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아난티 앳 강남은 단독 건물 호텔이다. 하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도심 빌딩숲에 위치하지만 공간을 야무지게 빼 야외수영장까지 만들었다. 아난티 앳 부산에는 없는 최고급 피트니스 시설도 강남에는 있다. 

아난티 앳 강남 최고 인증샷 명소로 꼽히는 실내 수영장 / 사진=아난티
샹들리에가 달린 실내 수영장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아난티 앳 강남 부대시설의 백미는 바로 Q층 ‘에이 스피릿 오브 저니 클럽’이다. 갈색 가죽을 입혀 주문 제작한 테크노짐 운동 기구들이 가득한 피트니스, 천장에 샹들리에를 설치한 실내수영장(16m*4.2m, 수심 1.2m), 건강 주스와 음식을 제공하는 피트 바 ‘그릿’ 그리고 사우나가 Q층에 모여 있다. ​

피트니스 센터와 실내 수영장 등이 모여 있는 Q층 '에이 스피릿 오브 저니'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피트니스 센터와 실내 수영장 등이 모여 있는 Q층 '에이 스피릿 오브 저니'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아난티 앳 강남 피트니스 센터 / 사진=아난티

Q층의 Q는 고요함(Quiet)를 의미한다. 온갖 트렌디한 것들을 다 가져다 놓았지만 어딘가 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수도원을 테마로 붉은 벽돌을 사용한 인테리어 덕분이다. 피트니스 센터가 탐이 났다. 강남 한복판에 있어 접근성도 좋은 데다가 공간이 널찍해 쾌적했다. 피트니스만 따로 회원권을 판매하지 않는다. 아난티 펜트하우스와 피트니스 이용이 묶인 회원권을 사거나 호텔에 투숙해야만 피트니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원권 가격대는 약 4억원 이상이라고... 서울, 아니 전국을 통틀어 가장 비싼 피트니스일 듯...)

아난티 앳 강남 야외수영장은 겨울철에는 온수풀로 운영한다. / 사진=아난티
아난티 앳 강남 야외 수영장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야외 수영장은 3층이다. 이곳 역시 붉은 벽돌로 벽을 만들고 아치를 세워 외부에서 수영장이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가로 16.9m, 세로 3.5m 아담한 풀장 주변으로 선베드를 넉넉하게 배치했다. 겨울에는 온수풀로 운영해 사계절 즐길 수 있다. 시간을 나눠 8부로 운영하는데 3부(오후 12시~1시30분)과 8부(오후 8시30분~9시30분)은 어른만 이용가능하다. 

라운지바 살롱드 모비딕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호텔 내 식음업장으로는 해산물 요리 전문점 ‘쁘아송’, 브런치 카페 ‘베케트’, 라운지바 ‘살롱 드 모비딕’ 등 3곳이 있다. 조식은 쁘아송과 베케트에서 먹을 수 있다. 쁘아송의 경우 조식은 호텔 투숙객만 이용 가능하다. 베케트와 살롱 드 모비딕은 지난 6월에 새롭게 선보인 공간이다.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 호텔 문을 닫고 주차시설을 손보고 객실 총 9곳을 식음업장 및 휴게 공간으로 바꿨다. 

아난티 앳 강남 식음업장 모습. 위에서부터 베케트, 아래 사진은 쁘아송과 살롱드 모비딕이다. / 사진=아난티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는 베케트는 일반 이용객도 많다. 아메리카노와 소시지, 베이컨, 구운 감자 등으로 구성한 ‘아메리칸 스타일 아침식사’와 프렌치 토스트 딱 두가지 메뉴만 있다. 저녁에는 소시지 안주와 맥주도 판다. 베케트에서는 매일 오전 11시 직접 빵을 굽는다. 소금빵과 깜빠뉴가 인기다. 

브런치 카페 베케트. 야외 테라스 좌석도 있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아난티의 시그니처 복합문화공간 ‘이터널저니’는 호텔에서 도보로 약 2분 정도 떨어진 단독 건물에 위치한다. 1층에는 식료품과 샌드위치를 파는 ‘사퀴테리’, 2~3층은 여생 패션, 뷰티, 도서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숍, 4층은 라운지, 5층은 라이브러리 공간으로 구성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2분만 가면 라이프스타일 숍 이터널저니가 나온다.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호텔에서 걸어서 2분만 가면 라이프스타일 숍 이터널저니가 나온다.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 비슷한 듯 다른 아난티 앳 부산과 강남
아난티 앳 부산과 강남은 비슷한 시기에 설계를 했다고 한다.
설계할 당시 복층 구조에 꽂혔어요.
기본 객실에도 거실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죠.

이만규 아난티 대표

거실은 크고, 침실은 아늑하게. 이만규 대표가 아난티 독자 호텔 브랜드를 만들면서 주안점으로 둔 부분이다. 거실 공간을 1층에 넓게 빼고 캐리어와 옷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욕실 옆에 널찍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욕실과 화장실은 분리했다. 이 요소들은 이만규 대표가 직접 다른 호텔을 다니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을 보완한 것이다.

아이 2명을 데리고 가족 여행을 할 때 묵었던 호텔에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비좁은 거실과 옷장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호텔에서 거실이 분리된 공간에서 묵으려면 스위트급 객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아난티 앳 호텔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두 호텔은 투숙객 특징에서도 약간 차이를 보였다. 아난티 강남은 투숙객 중 절반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올해부터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강남(서울)=홍지연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