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교통 법규 위반' 범칙금 5배 올렸다는 국가, 어디일까?

사진 출처 = 'Rentabike Vietnam'

우리나라의 교통법규 위반 범칙금, 과태료가 선진국치곤 너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얼마가 됐든 적발된 입장에선 아까운 돈이지만, 제대로 된 경각심을 심어주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흔히들 단속되는 신호 위반, 과속, 불법 주정차의 경우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몇만 원이면 끝이다.

그런데,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범칙금, 과태료 모두 현재의 5배 수준으로 강화된다면 사회 전반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실제로 베트남이 최근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기간에 교통법규 준수율을 상당 부분 개선했지만,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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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만만치 않은 범칙금
최대 수십 배 증가했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의 도로는 혼란과 무질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였다. 보행자 보호는 온데간데 찾아볼 수 없었고, 보행 신호에도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쌩쌩 통과하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올해 들어 '교통질서 지키기'를 올해 최대 이슈로 보고 위반 시 처벌 수위를 최대 수십 배 강화했다.

신호 위반이나 진입 금지 도로 무단 통행, 역주행 적발 시 범칙금은 기존 400만~600만 동(약 21만~32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1,800만~2천만 동으로 상향됐다. 한화 약 95만~106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기존 대비 3~5배 치솟은 것이다. 이 외에도 과속, 난폭 운전은 최대 5천만 동(약 266만 원)으로 기존의 4배, 운전 중 휴대폰 사용 시에는 400만~600만 동으로 2배 치솟은 범칙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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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평균 월 소득 44만 원
전용 앱까지 출시해 신고 독려

베트남 교통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오토바이의 교통 법규 위반에 대해서도 철퇴를 들었다. 신호 위반 범칙금은 5배 이상 치솟았고, 우산을 펴고 주행하는 행위, 헬멧 미착용 및 불필요한 경적 사용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기존 범칙금도 국내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베트남의 평균 소득 수준을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현지 근로자 평균 월 소득은 820만 동으로, 약 44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가혹하다고도 할 수 있는 처벌 수위 강화의 결과는 초반부터 눈에 띄게 나타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부분의 운전자와 승객이 교통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며, 노란불에서는 더 이상 속도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심지어 교통 법규 위반 신고용 앱을 출시하고 신고 시 포상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면 범칙금 액수의 10% 내에서 건당 최대 500만 동(약 27만 원)의 포상금이 신고자에게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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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한 번에 월급 통째로 날려
변질 우려된다는 포상금 제도

이면에서는 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처벌이 너무 과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위반 항목에 따라선 한순간에 월급을 통째로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인도에서 오토바이를 타다 적발된 A씨는 600만 동(약 32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그는 "어린 자녀들을 키우느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인도에 올라갔다"며 "벌금이 너무 과하다. 이제 절대 위반하지 않겠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도로 구석에 숨어 교통 법규 위반 신고를 생업으로 삼는 카파라치(자동차+파파라치)까지 급증하며 이 같은 포상금 지급 제도가 공익의 취지를 넘어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 응우옌깍토안은 "사람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감시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불렀다"며 새로운 신고 포상금 지급 제도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