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검은 신화: 오공, 천명을 지닌 원숭이의 신나는 모험

이학범 2024. 9.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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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신화: 오공' 게임 진행 장면.
최근 출시된 신작 중 최고 화제작은 '검은 신화: 오공'이다. 중국의 게임 사이언스가 개발한 '검은 신화: 오공'은 출시와 동시에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자가 '검은 신화: 오공'을 즐기는 동안 놀라움과 감탄이 교차했다. 멋들어진 맵 곳곳은 다양한 보스로 가득 차 있으며, 날렵한 캐릭터로 호쾌한 전투를 즐기고 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탐험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서유기'라는 고전 설화의 뒷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끊이질 않는 매력에 게임을 손에서 놓는 일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화려한 도입부로 두 눈을 사로잡다

'검은 신화: 오공' 오프닝 도입부.

첫인상은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중요하게 작용한다. '검은 신화: 오공'은 시작부터 압도적인 시네마틱 연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르면 대기 화면에 앉아있던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하늘에 올라 천계의 대군을 이끌고 온 '이랑진군'과 맞선다. 해당 장면은 일종의 튜토리얼로 이용자들에게 '검은 신화: 오공' 전투의 얼개를 보여주는 역할이지만 동시에 게임의 세계관에 몰입하는 장치로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왼쪽이 '검은 신화: 오공'의 주인공 '천명을 지닌 자'.
'서유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해당 전투를 마치고 나면 '손오공'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여의봉으로 현란한 봉술을 사용하고, 자신과 똑같은 공격을 감행하는 분신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 어떤 능력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검은 신화: 오공'의 주인공 '천명자'가 가진 도술을 하나씩 배울 때 마다, 그리고 '손오공'이 남긴 '육근'을 얻을 때 마다, 이용자들이 최종장에 이를수록 '손오공'이 초반부 보여준 강력한 모습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도록 만든다. 캐릭터 성장의 목표를 보여준 셈이다.

수많은 병력 앞에서도 기개를 잃지 않는 '손오공'의 입담은 그의 성격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는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어떤 일을 했는지 몰라도, '검은 신화: 오공'에서 주인공의 목표인 '손오공'의 '육근'을 모아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서유기'를 모르는 이들도 '검은 신화: 오공'의 모험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검은 신화: 오공' 오프닝 전투 장면.
결정적으로 화려한 그래픽으로 구성된 전투가 두 눈을 사로잡아 맵 곳곳을 보고 싶도록 만든다. 구름 위에서 펼쳐지는 스킬 및 액션 연출 하나하나에 공을 들였을 뿐 아니라 수많은 천계의 병력, 화과산의 자연 절경 등 다양한 요소가 '검은 신화: 오공'에서 펼쳐질 모험에 다음 장을 기대하게 했다. 본격적인 이야기 진행 중에서도 어디 하나 빠트릴 부분 없이 그래픽의 완성도가 돋보였다. 첩첩 산중, 광활한 사막, 눈덮힌 설원 등에서 명상을 진행할 때면 여행을 즐기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날렵한 움직임이 액션을 더한다

'검은 신화: 오공' 보스 '항금룡'과의 전투 장면.
화려한 액션도 재미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러나 '검은 신화: 오공'은 캐릭터의 날렵한 움직임으로 전투에 속도감을 살렸을 뿐 아니라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난이도를 갖추면서, 보편적인 재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검은 신화: 오공'에서의 전투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야단법석'이라 할 수 있겠다. 동양적인 분위기를 가진 다양한 지역에서 주인공 '천명자'는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구르게 된다. 절묘한 순간에 회피를 사용하면 완벽한 회피도 가능하지만 다소 정확하지 않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회피를 사용 가능한 스태미너 수치가 제법 넉넉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연속해서 구르기를 사용해도 부담이 적어, 이번에 피하지 못한 공격도 다음에는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준다. 이는 실패 이후 좌절이 아니라, 다시 도전해보고 싶도록 승부욕을 자극하는 원동력이 된다.

'검은 신화: 오공' 보스 '호선봉' 전투 장면.
스킬, 변신 등이 높은 효율을 갖고 있다는 점도 '검은 신화: 오공' 전투에 매력을 더한다. 정지술을 활용해 적을 멈추고 피해 순간을 만들거나, 분신술을 활용해 단번에 높은 피해를 입히는 등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해 이용자를에게 단순히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기술과 전략이 요구되는 전투 양상이 만들어지면서 전투의 깊이와 재미를 더했다. 나아가 세이브 포인트로 사용되는 신사에서는 언제든지, 아무런 대가 없이 캐릭터 특성을 재배열 할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를 자유롭게 성장시켜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검은 신화: 오공'에는 수많은 보스들이 등장한다.
81종에 달하는 방대한 보스 숫자는 전투를 한층 더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각 보스는 독특한 외형 뿐 아니라 전투 패턴을 갖고 있어, 이용자들이 매번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도록 만든다. 정지술이 통하지 않거나, 일반 공격을 무효화시키거나, 자신만의 독특한 패턴을 사용하는 등 보스의 특징이 다채롭기 때문에 전략을 세우고, 실행을 옮기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방대한 맵을 탐험하는 재미

'검은 신화: 오공' 진행 중 아이템 '술구'를 얻는 장면.
방대한 규모과 세심한 구성으로 짜여진 맵은 탐험의 재미를 불어넣는다. 각 지역마다 고유한 특징과 디자인도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는 묘미를 준다.

앞서 언급한 보스들은 선행적인 구조의 맵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이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맵 곳곳을 탐험해야 모두 만날 수 있다. 일부 보스들의 경우에는 퀘스트 등 일부 조건을 달성해야 열리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오픈월드 게임은 아니지만, 맵이 워낙 방대하기에 오픈월드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탐험의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검은 신화: 오공' 맵을 탐험 중 특정 장소에서는 좌선을 할 수 있었다.
맵 곳곳의 보스들이 기본적으로 탐험의 이유를 제공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퀘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이 숨겨진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해당 보상이 다음 보스 공략을 위한 아이템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탐험이 단순히 수집품을 채우거나, 도전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부차적인 요소가 아닌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검은 신화: 오공'에는 '서유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일반 엔딩과 진엔딩의 존재도 맵 탐험의 이유가 된다. 기자의 경우 공략없이 진엔딩을 보기 위해 '우수법(오른쪽 벽을 짚고 이동하는 방법)'을 활용해 맵 곳곳을 탐험했음에도 해금되지 않은 지역이나 퀘스트가 존재했고, 이를 위해 조사한 결과 가보지 못한 지역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방대한 맵은 다회차 진행에서도 각기 다른 고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한 셈이다.

◆액션 RPG 팬 아니어도 무난하게 즐기는 수작

'검은 신화: 오공'.
'검은 신화: 오공'은 수려한 그래픽으로 구성된 방대한 맵에서 액션 RPG로 전투의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준수한 게임이다. 중국 고전 설화 '서유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졌지만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검은 신화: 오공'에서 전투는 대부분 적에게 시점 고정기능을 활용해 진행되는데, 이 때 화면이 다소 느리게 움직여 캐릭터와 적의 이동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나아가 일반 공격의 마지막 공격은 강력하지만 속도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공격하기 위해서는 적의 공격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등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요소도 있다. 기자는 플레이스테이션5를 통해 게임을 즐겼는데, 최근 액션 RPG들과 비교했을 때 듀얼 센스를 활용한 방법이나, 타격감 등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이는 게임을 즐기다 보면 충분히 적응되며,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검은 신화: 오공'은 날렵한 액션으로 자신만의 장점을 살렸고, '서유기'의 뒷이야기도 신선함과 흡입력을 갖췄다. 그 결과 역대급 성과를 기록 중이다. 스팀 동시 접속자 수 240만 명을 돌파하며 스팀 역대 동시 접속자 수 2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8월20일 PC 및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에 출시된 후 약 2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800만 장을 넘겼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속도감 있는 액션을 즐기고 싶은 이용자라면 '검은 신화: 오공'을 추천한다. '서유기'를 잘 알지 못해도, 액션 RPG를 처음 접하는 이라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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