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힘들었지만 선플에 웃었죠"...제주 홍보하는 중국인들

고동명 기자 2023. 11.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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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중국 관광객을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②
중화권 제주관광홍보사무소장들 서면 인터뷰

[편집자주] 팬데믹에 숨죽였던 외국관광시장이 중국 등 중화권 관광객을 중심으로 재개되고 있다. 중국관광객은 과거 저가관광 등 여러 문제점과 사회적 부작용도 있었지만 여전히 제주관광산업의 중요한 한축을 차지하고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3회에 걸쳐 코로나 이후 바뀐 중국인들의 여행 트렌드와 제주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 등을 살펴본다.

코로나19 시기 텅 빈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위), 올해 9월27일 제주공항에서 열린 중국 관광객 환영행사(아래)/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코로나19 그때는 참 어려웠던 시기였어요, 그 중에 제일 어려웠던 점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감과 우려로 여행의 기대감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었어요"

코로나19 시기 모든 분야가 그랬지만 여행업계는 '시간이 멈췄다'라는 표현이 어울릴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주관광의 시계는 돌아갔다. 제주도가 중국 주요도시에서 운영 중인 중화권 관광홍보사무소(중국: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청두, 선양-대만:타이베이)가 그렇다. 각 사무소 소장은 제주도가 현지인들과 계약해 채용했다.

이들은 사실상 해외여행이 중단돼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암흑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묵묵히 현지에서 제주 홍보를 멈추지않았다. 코로나 4년여만인 올해 드디어 해외를 오가는 하늘길이 열렸다. 그러나 세상은 예전같지 않았다. 코로나 전후 여행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자세가 달라진 것이다.

'뉴스1 제주본부'는 누구보다 현지 사정과 동향에 능통한 각 지역의 관광홍보사무소장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돌아오는 중화권 관광객들의 달라진 여행 트렌드와 앞으로 전망 등을 물어봤다.

◇"한달만 기다려면 될줄 알았는데..."

대규모 설명회와 같은 대면 홍보가 어려웠던 팬데믹에도 홍보사무소에서는 제주 알리기가 계속됐다.

중국 현지에서 설치된 제주여행 팝업스토어(제주도 제공)/뉴스1

양 양 제주도 선양 관광홍보사무소장은 "초기에는 '몇 달만 견디면 되니 코로나가 끝나면 여행을 떠나자' 이렇게 홍보를 했는데 한달이 1년, 1년이 2년이 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 소장은 "그런 상황에서도 저희는 온·오프라인 등에서 지속해서 제주관광 콘텐츠를 공유하고 홍보하며 코로나가 끝나고 제주를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원춘우 베이징 관광홍보소장은 "코로나 3년 동안 해외관광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중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제주관광 홍보 사업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계획했던 사업은 갑작스러운 코로나 방역 조치로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참 어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뢰연염 상하이 관광홍보소장은 " 한국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증할 때 '그렇게 위험한데 왜 아직도 홍보하느냐'는 항의도 받았다"고 씁쓸해 했다. 뢰 소장은 "좋은 댓글도 물론 많았다. 자연이 예쁜 제주 가서 힐링 받고 싶다 이런 댓글을 받으면 힘이났다"고 했다.

중국 현지에 제주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있다(제주도 제공)/뉴스1

오랜 기다림 끝에 국제선을 포함한 해외여행길이 재개됐지만 변화가 감지됐다.

홍보소장들은 입을 모아 기존 단체관광객에서 개별관광객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말한다.

양유현 타이베이 사무소 소장은 "대만인들의 여행 트렌드는 코로나 이후 웰니스 관광 등 힐링과 휴식을 선호하고 있다"며 "단체관광 인원수도 10명 정도의 소규모 단체관광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교 흔 광저우 사무소 소장은 "소규모 단체는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다.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20-30명 단체로 가는 형태보다 가족, 지인과 친구 등이 모인 소규모가 많아졌다"고 했다.

나 군 청두 사무소 소장은 "원래 있던 단체여행상품은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자유여행, 청소년 해외유학 아니면 소규모 테마 단체여행상품은 확실히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중화권 관광객 "단순 구경에서 체험 선호"

여행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교 흔 소장은 "여행 중 현지 문화, 생활 체험을 더 중요시한다"며 "예전의 구경하는 식의 관광보다 현지의 특별한 문화, 현지인처럼의 생활 체험을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현지에서 열렸던 제주관광 홍보 행사(제주도 제공)

여행의 목적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교 흔 소장은 "호캉스, 식도락, 레저스포츠, 박물관 탐방 등 테마가 있는 여행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졌다"고 했다.

뢰연염 소장은 가성비의 시대가가 가고 가심비의 시대가 왔다고 했다.

뢰 소장은 "과거 중국 관광객들은 가성비를 좋아한다면 요즘 관광객은 가심비를 좋아한다"며 "관광 빈도를 줄이고 한번을 가더라도 관광하는 시간을 늘린다. 깊이 있는 여행을 통해서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관광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달라진 여행 트렌드에는 20~30대 MZ 세대들이 있다.

양 양 소장은 "MZ세대는 인터넷과 SNS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을 따라 성지순례 식의 여행을 많이 하며 개인 SNS에서 자랑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을 좋아한다"고 진단했다.

중국 현지에 설치된 제주 홍보 조형물(제주도 제공)/뉴스1

교 흔 소장은 "자연경관 관람보다 현지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더 선호한다"며 "사진부터 브이로그까지 여행을 SNS에서 공유하면서 즐기고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추구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화권에서 해외여행지로서 제주의 장점을 무비자와 상대적으로 가깝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 등을 꼽았다. 해녀 등 독특하고 이색적인 문화도 매력 요소다.

뢰연염 소장은 "제주에 대한 이미지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중국 화동지역 입장에서는 가깝고 무비자라서 접근성이 좋은 해외의 섬이고 상하이, 항저우 등 대도시에서는 힐링의 섬이다. 주말에 가서 호캉스를 하거나 바닷가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같은 소확행의 목적지"라고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항공편 증편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제시했다.

양유현 타이베이 소장은 "제주에서 대만이 중국 다음가는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비행기 좌석이 부족해서 항공료가 많이 올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공사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했다.

나 군 청두 소장은 "서부지역에서(청두, 충칭, 쿤밍, 귀주) 제주 직항이 회복되지 않아 서울이나 상해에서 갈아타야 한다"며 "무비자가 제주의 가장 큰 장점인데 지금은 제주도 왕복이 최소 이틀 필요하다"고 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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