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오래된 앨범을 꺼내 보길래.." 옆에 앉았다가 알게 된 것

어느 주말 아내가 장롱 위에서 앨범을 꺼내 왔습니다. 오래되어 표지가 낡은 앨범이었습니다.남편은 무심코 옆에 앉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장씩 넘기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사진마다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사진을 넘길 때마다 그날의 일을 기억해 냈습니다. 남편은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에 어디를 갔는지까지 정확히 짚어 냈습니다.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남는 것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남편은 그날 처음으로 아내의 기억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남편이 없는 사진들

중간쯤부터 남편이 찍히지 않은 사진이 늘어났습니다. 아이들과 아내만 있는 사진이 여러 장 이어졌습니다. 그 시기에 남편은 일 때문에 주말마다 나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별말 없이 그 장을 빠르게 넘겼습니다. 남편은 그 손놀림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날 나눈 대화

남편은 그때 자주 함께하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이제 와 무슨 소리냐며 웃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음에는 사진 좀 같이 찍자고 덧붙였습니다. 두 사람은 그날 저녁 동네를 걸으며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앨범 한 권이 오래 미뤄 둔 대화를 꺼내 준 셈이었습니다.

함께 산 시간이 길어도 남는 기억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확인하는 일이 서운함이 아니라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오래된 사진이 집에 있다면 한 번 꺼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앞에서는 평소 못 하던 말이 쉽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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