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봇사업 진출 '아이로보틱스' 경영권 분쟁, 형사고소로 격화

/사진 제공=아이로보틱스

코스닥시장 상장사 ‘아이로보틱스(옛 와이오엠)’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경영진과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법정 충돌로 번지는 양상이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이 ‘로봇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워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실제로는 경영권 방어와 시세차익을 노린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9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아이로보틱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수사단에 제출했다. 피고소인은 아이로보틱스의 이사진과 유증 관계자 등 7명이다. 아이로보틱스 소액주주 측은 김영규 씨 등을 앞세워 회사 지분 10.04%를 보유하고 있다.

고소장에는 '피고소인들이 주가조작을 위해 최근 주식시장의 테마사업인 로봇사업 추진을 명분으로 1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실시할 것처럼 공시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피해를 주고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아이로보틱스 이사회는 지난달 4일 ‘아이로보틱스혁신성장1호 유한회사(아이로보틱스혁신성장1호)’를 대상으로 보통주 895만1406주를 1주당 1564원에 발행하는 유증을 의결한 바 있다. 유증으로 확보한 자금을 로봇감속기 관련 생산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에 활용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당시 회사는 발행가액 산정 과정에서 기준주가에 10% 할증률까지 적용해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소액주주 측은 유증의 궁극적인 목적이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라고 주장하며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아이로보틱스혁신성장1호가 대금을 납입하면 지분율 18.6%로 최대주주에 오르기 때문이다. 현 경영진 측 지분을 포함하면 22.8%까지 올라간다. 반면 1대주주인 소액주주 측의 지분율은 10%에서 8.2%로 희석된다.

법원은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로봇사업과 기존 사업 간 연관성이 부족하고, 자금조달 역시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유증 절차는 본안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중지됐다.

/자료=금감 전자공시시스템

이번 고소의 피고소인에는 김형모 아이로보틱스 대표를 비롯해 박동호·신영수·조종연 이사, 유진평·김성대·구본생 씨가 포함됐다. 표면적으로는 경영진과 외부 투자자가 섞인 구도지만, 실제로는 이사회와 투자법인의 인물들이 겹쳐 있다는 게 소액주주 측의 주장이다.

유진평 씨는 올해 3월 케이휴머스가 아이로보틱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을 당시 사외이사로 선임된 인물로 과거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데이즈PE 대표를 지낸 이력이 있다. 원데이즈PE는 이번 유증 대상인 아이로보틱스혁신성장1호의 최대주주다. 원데이즈PE의 최대주주는 원데이즈인터네셔널이며 이 회사 대표가 피고소인 김성대 씨다. 신영수 씨는 케이휴머스 이사이며, 박동호 씨는 칸에스티엔 공동대표다. 칸에스티엔은 케이휴머스의 최대주주인 박명녀 씨와 구본생 씨가 함께 운영하는 회사다.

아이로보틱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증에 제동이 걸리며 로봇감속기 신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자금조달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성장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무엇보다 지배력이 안정되지 않은 만큼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이로보틱스는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비전과 세부 발전방향이 명확하다'며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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