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창고 텅 비었다‥폭염·폭우에 재배면적도 줄어
[뉴스데스크]
◀ 앵커 ▶
배추 한 포기 사기가 이렇게 어려워진 것, 폭염과 폭우 같은 기후 변화만이 문제일까요?
정부는 그동안 배추 비축분을 풀면서 가격을 조절해 왔는데, 올해는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가격을 통제하면 안 그래도 어렵게 농사 지은 농가 입장에선 손해라는 생각에 배추 농사를 줄이게 되고, 그렇게 배추 수확량이 감소하게 된 건데요.
결국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근본적인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박성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내놓은 할인 배추입니다.
한 포기에 6~7천 원대입니다.
산지와 직접 거래하는데다 농식품부와 연계해 가격을 낮춘 겁니다.
그렇다고 선뜻 손이 가진 않습니다.
[손지은] "다른 데보다는 저렴하긴 하지만 최소한 3개는 사야 되는데, 너무 작아요."
정부가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시장에 공급한 배추 비축분은 1만 7천여 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8천556톤을 7~8월에 집중적으로 풀었습니다.
비축창고는 이미 텅 비었는데, 배춧값을 잡는 데엔 실패했습니다.
문제는 연말까지 '배추 대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최근 폭우로 인해 '월동 배추'의 주산지인 전남 해남의 배추밭 611헥타르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이철재/배추 재배 농민] "(올여름에) 고온이 지속되다 보니까 배추가 많이 죽었어요. 이 엄청난 폭우로 인해서 농가 입장에서는 망연자실할 따름입니다."
비축물량으로 가격을 통제해오던 방식만으로는 한계에 부닥친 셈입니다.
특히 그간 배추 재배 농민들 사이에선 정부의 가격 통제에 거부감이 컸습니다.
[정덕교/고랭지 채소 강원도연합회 회장] "여름 한철, 폭염·폭우와 맞서서 힘들게 농사를 지어서 생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비축분 방출로) 가격을 떨어뜨리니까 의지를 잃어버리게 되죠."
이 때문인지 농가에선 올해 배추 농사를 줄였고, 실제 여름배추의 재배 면적은 지난해보다 5.4%가량 감소했습니다.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정부 비축분이라든가, 유통업체나 전통시장에 할인 지원을 한다든가, 가격도 좀 내리면서 농민의 소득도 같이 고려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근본적으론 고온의 이상 기후에도 견딜 품종을 개발하고, 배추 재배지역을 재배치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부는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김장철까지 가격 상승이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성원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홍경석(목포) /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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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준하, 홍경석(목포) / 영상편집 : 이상민
박성원 기자(wan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0299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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