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다정한 남편, 까칠한 사춘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솔라 @_solahome입니다.
저는 올해로 결혼 16년 차 주부입니다. 서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고, 짧은 해외 생활을 거쳐 이곳 부산에 자리 잡은 지는 이제 10년 정도 되네요. 친구도 없는 낯선 곳에서 아이를 키우며 사는 것이 처음엔 막막했었는데, 지금은 1일 1바다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부산이 참 좋습니다.
이 집은 저희 가족의 4번째 집이고, 이곳에 살게 된 지는 3년이 되었어요. 이전에 살던 집에서는 걸어 다니는 동선 외에는 가구가 꽉 차 있었고 빈 벽이 없을 정도로 액자나 장식도 많았으며 선반마다 물건이 빼곡히 놓여 있던 맥시멀 리스트였어요.
그러다 보니 청소하기가 너무 번거롭고 힘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집은 우선적으로 청소가 쉽고, 어렵겠지만 미니멀해 보이는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1. 도면 Before
저희 집은 55평형, 원래 방이 5개인 구조의 아파트예요. 긴 복도를 중심으로 방들이 남쪽으로 나있는 이 집의 구조가 마음에 들었어요.
지은 지 25년 된 아파트라서 샷시(새시)까지 모두 철거, 교체하는 올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불필요한 문들과 입구방 하나의 벽을 허물어 복도 공간으로 연결해 주는 약간의 구조 변경을 했어요.
도면 After
오래된 아파트이다 보니 현관이 너무 좁고 어두운 것이 문제였는데, 남편의 아이디어로 입구방 조적벽을 철거했어요. 그리고 가벽을 세워 현관을 확장했고, 그렇게 출입 동선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신발장으로 깜깜했던 현관이 창쪽으로 유리 중문을 설치함으로 밝아져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화이트를 메인으로 우드와 블랙 포인트 정도로 컬러를 정하고 업체 상담을 5군데 정도 했었어요. 제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 종이에 스케치를 해보다가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느낌만 보려고 시작했다가 집 구조를 다 그려서 업체 미팅을 가게 되었답니다.
덕분에 전달 오류나 시행착오 같은 것들을 줄일 수 있지 않았나 싶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제 머릿속에만 있던 집이 점점 눈앞에 나타나니 너무 신나고 뿌듯했답니다. 그렇게 완성 되어진 저희 집 궁금하시죠?
2. 현관 Before
지금은 사라진 방이죠. 철거하게 된 붙박이장이 있던 조적벽의 모습입니다.
현관 After
가벽을 세우고 창쪽 방향으로 양개형 철재 유리 도어을 설치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존 출입 동선 쪽 가벽에는 답답하지 않도록 좁고 긴 창문을 만들어 주었어요. 가족들의 외출 전후 손을 흔들어 줄 수 있는 귀여운 창이지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뷰입니다. 시원하게 뻗은 긴 복도가 저희 집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창틀 선반 공간에는 디퓨저나 미니 소품 같은 것들을 두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가벽의 창문 사이즈에 맞춰 전신 거울을 제작해 걸어 주었어요. 약간 날씬하고 길어 보이는 요술(?) 거울이라 외출할 때 기분이 참 좋답니다. 그리고 신발을 신거나 잠시 기다릴 때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작은 스툴도 함께 두었어요. 사진에 살짝 보이는 현관문은 다크 그레이 컬러의 시트지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현관 바닥에는 은은한 컬러의 그레이 빛 포세린 타일을 깔아 주었어요.
신발의 먼지로 인한 오염이 잘 눈에 띄지 않으며, 미끄럽지 않아 더욱 마음에 드는 타일입니다. 물론 열심히 청소도 해줍니다. ㅎㅎ
3. 복도
기존의 방을 없애고 만든 복도 겸 전실 같은 공간입니다. 낮은 화이트 수납장은 신발장입니다. 일반적인 키 큰 신발장을 설치하고 싶지 않아 거실장으로 나온 제품을 신발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없는 남자 둘과 함께 살고 있어서 신발장의 2/3가 제 신발입니다. 하하하
가족 모두가 자주 지나다니는 동선에 있는 곳이기에 가족사진이나 작은 소품들을 두곤 합니다. 지금 걸려 있는 그림은 제가 직접 그린 저희 가족의 얼굴입니다. 아이패드로 2분 만에 휘리릭 그린 왼손 그림입니다. 생각보다 느낌이 괜찮아서 프린트해 액자에 걸어 주었더니 간단하고 멋진 인테리어가 되었습니다.
현관에서 보던 긴 복도의 반대편 시선입니다. 언뜻 빈 집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직선과 직각을 강조한 공간입니다. 현관에 만든 창도 방문 높이와 맞춘 건 안 비밀입니다. (줄 맞추는 거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화려했던 몰딩들을 모두 철거하고 최대한 매끈하고 간결한 선과 면을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전체 페인트 느낌의 화이트 벽지와 무몰딩 시공으로 깔끔함을 더해 주었습니다.
저는 따뜻한 색감의 전구색 조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입구방 두 개를 제외하고는 천장등은 모두 전구색 매립등으로 시공했어요.
4. 거실 Before
기존의 집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컬러의 집이었습니다. 벽과 바닥, 몰딩까지 모두 철거를 하고 석고보드와 목공 작업으로 매끈하게 각을 살려 베이스 작업을 해주었습니다.
거실 After
바닥은 무늬 없는 600각 화이트 폴리싱 타일을 선택했습니다. 미끄럽다는 단점 이야기가 많았지만 아기가 있는 집이 아니다 보니 이 아이스링크 같은 반짝임에 홀려 방 2개를 제외한 모든 공간에 시공해 주었습니다.
3년째 생활해 보니 청소하기도 쉽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머리카락이 너무 잘 보인다는 점이지만, 열심히 청소하면 되죠 뭐 ㅎㅎㅎ
미리 벽걸이 TV 콘센트 이동 및 선 정리 공간을 만들어 주었어요.
기존 TV 자리와 소파 자리의 위치를 바꾸어 식탁에서 식사하면서 TV를 볼 수 있도록 했어요. 혼밥 할 때 좋아요. ㅎㅎ
이전 집에선 ㄱ자 가죽 카우치 소파를 사용했었는데 공간 차지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좀 답답하게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심플하게 3인용 사이즈 하나만 두었어요. 처음엔 위 사진처럼 1인용으로 각각 두었었는데 모듈형이라 요즘은 합체해 놓은 상태로 쓰고 있습니다.
패브릭 소파이지만 커버 세탁이나 교체가 가능하여 관리가 쉽습니다. 그리고 가구들은 다리가 긴 구조의 떠 있는 형태를 선호하고 있어요. 가구 아래에 먼지가 은근히 많이 모이더라요. (자나 깨나 청소 걱정 ^^; )
장스탠드는 7~8년 전에 구입한 제품이에요.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막 생기기 시작할 때 구매했던 기억이 나네요. 큰 전등갓에 간접등과 독서등이 함께 있어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요. 오래되었지만 아직 자리를 잘 지켜 주고 있습니다.
스탠드에 걸린 가방은 작년에 제가 코바늘 뜨기로 만든 가방인데요. 면실로 떴더니 너무 무거워서 쓰지 못하고 저기 걸어 둔 것이 자기 자리가 되어 버렸네요..^^;
거실은 저희 집에서 가장 미니멀한 공간입니다. 아무리 물건 정리를 열심히 해도 늘어가는 캠핑 장비들, 샘솟는 물욕과 세월에 의해 쌓이는 짐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저는 미니멀 하지는 못해도 미니멀해 보이기 위한 방법으로 집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거실 공간에 가구나 짐을 많이 두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가장 많이 생활하는 공간이고, 집의 메인 공간이다 보니 물건의 수를 줄임으로서 시각적 피로도를 줄일 수 있고 집의 첫인상 또한 편안하고 깔끔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어요.
TV 앞 공간은 가구를 두지 않고, 화이트 컬러의 모빌을 달아 시원하지만 심심해 보이지 않게 꾸며 주었어요.
겨울에는 트리가 이 자리를 포근하게 채워줍니다.
5. 다이닝룸 Before
공사 전 다이닝룸 입니다. 10년 전 한번 인테리어를 한 집이었어요. 이 공간은 처음 입주 당시 슬라이딩 유리 도어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 틀의 위치였던 천장의 일부가 내려와 있는 형태인데, 이것이 안타깝게도 철거가 어렵다고 하여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어요. 벽 한가운데에 있던 콘센트는 편의를 위해 가장자리 아래쪽으로 이동해 주었습니다.
다이닝룸 After
저희는 세 식구이지만 6인 테이블을 두었어요. 넓게 밥도 먹고, 카페 기분도 내보고 싶었거든요. 사용해 보니 집에 손님들이 오셨을 때에도 넉넉하게 앉을 수 있어 좋더라고요.
저는 화이트 러버이면서 월넛 컬러의 다크한 우드톤도 좋아해요. 다이닝룸은 주방과 같이 화이트, 우드와 블랙의 조화로 꾸며 주었습니다. 주방은 곧 나오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ㅎ
미리 테이블 사이즈와 조명 위치를 도면으로 그려 업체에 전달해 드렸어요. 좀 까다로운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꼭 바닥에서 테이블 높이+60cm에 오도록 길게 설치를 해달라고도 부탁드렸어요. 낮아서 가끔 부딪히긴 하지만, 조명이 테이블에 집중되다 보니 좀 더 아늑하고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이닝룸의 밤 분위기도 괜찮죠? ^^ 이제 '화이트앤우드에 블랙 한 스푼' 떨어뜨린 제가 가장 애정 하는 주방을 보여드릴게요.
6. 주방 Before
가운데 아일랜드 하부장을 두고 인덕션과 후드를 설치할 예정이라 도시가스 배관(계랑기는 남겨둠)과 벽 후드까지 모두 철거해 주었어요. 튀어나온 천장과 벽, 창문 그리고 보일러 배관이 있어 구조를 짜는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케아 주방을 선택했어요. 첫 번째로 우드 상판을 하고 싶었고, 두 번째로 서랍형을 쓰고 싶었습니다. 원하는 조건 대비 품질과 가격 면에서 만족스러워 선택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살면서 필요한 부속품을 셀프로 추가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인테리어 업체와 별도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었기에 이케아와 업체의 작업 일정 조율은 제가 직접 했어요. 업체에서 바닥, 벽 타일, 선반 작업, 그리고 전기 작업까지 마치고 난 이 상태에서 이케아 주방 설치팀이 작업을 시작했어요.
주방 After
처음엔 배관형 후드를 설치하려고 했었는데 철거를 하고 보니 기존 후드가 천장이 아닌 벽으로 배관이 연결되어 있었어요. 가운데 아일랜드까지 배관을 연결해 오기가 어려워 급하게 필터형 후드로 변경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설치하고 보니 후드가 주방을 더욱 예쁘게 만들어준 것 같아 오히려 잘 된 것 같습니다.
저희는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 공사와 이사를 해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었어요. 주방 문짝과 손잡이가 몇 개 없는 상태로 몇 달을 생활했고, 인덕션 설치도 늦어져서 휴대용 가스 버너를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저는 키가 작은 편이라 주방에서 높은 상부장 공간은 잘 안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상부장 대신 간접등이 들어간 선반을 설치해 주었습니다. 정면으로 상부장이 없다 보니 주방이 답답해 보이지 않으며, 음식을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에도 밝아서 좋더라고요.
싱크볼은 우드 상판에 어울리는 2구 도기 싱크볼을 선택했어요. 이전에 대형 스테인리스 싱크볼을 써봤으니 이번엔 예쁨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처음엔 좀 좁고 얕다고 느껴졌지만 지금은 적응되어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습니다. 식기세척기를 화이트로 설치하고 싶었는데 주방과 톤이 맞지 않아 오히려 포인트 되게 다크 그레이 색상을 선택했어요.
선반은 수납의 기능보다는 장식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주방의 블랙 손잡이와 잘 어울리는 소품들로 유니크하게 꾸며 주었어요.
이러한 장식 소품들도 한꺼번에 많은 것들을 꺼내 놓기보다는 소량씩 번갈아 가며 장식해 주면 훨씬 깔끔하고 미니멀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방의 깔끔함을 위해 최대한 상판에 물건을 올려 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매일 쓰는 소형 가전들은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최대한 안 보이는 곳에 모아 두었어요.
그리고 전자레인지, 무선 청소기, 가끔 쓰는 가전들은 키큰장 내부에 다 숨어 있답니다.
주방을 설치할 때 미리 키큰장 내부로 전기선을 빼고 코너형 콘센트를 설치해 주었거든요.
저희 집은 미생물 음식물 처리기를 사용하는데요, 이것도 주방 서랍 내부에 넣어 숨겨 주었답니다. 미니멀해 보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 물건들이 외부에 나와있지 않는 것이에요. 선반보다는 서랍이나 문이 있는 장에 수납함으로서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결론은 잘 숨겨야 한다입니다. ^^
밥 냄새 가득한 저녁의 주방 풍경입니다.
서랍의 가장 큰 장점~ 버려지는 공간 없이 깊숙한 공간까지 잘 활용하고 있어요.
7. 베란다
주방 베란다
주방이 넓지 않다 보니 냉장고가 베란다로 쫓겨났답니다. 추운 겨울엔 냉장고를 좀 덜 열어보는(?) 장점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하하
좁고 긴 형태의 베란다이다 보니 양쪽 끝으로 냉장고와 워시 타워를 마주 보게 배치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공간은 분리 수거함과 빨래 바구니를 두었어요. 좁지만 동선을 생각해서 알차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베란다 공간이라 겨울엔 잠시만 서있어도 발이 너무 시리더라고요. 그래서 냉장고 앞과 워시 타워 앞 바닥에 발 매트를 세트로 깔아 주었어요. 긴 형태의 베란다라서 천장 조명도 각도 조절 가능한 4구 스폿 조명을 설치해 주어 구석구석 밝게 사용 중입니다.
다이닝 공간 베란다
저희 집은 좁고 긴 베란다가 많은 편이에요. 장점이라면 단열이 좋고 수납 공간이 많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샷시(새시) 시공비가 많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ㅎㅎ
이곳은 다이닝룸 앞 베란다 공간입니다. 작은 수납장을 두어 캠핑 소품이나 잡다한 물건들을 수납해 두고 있어요. 음식 냄새 때문에 에어프라이어도 이곳에 두고 사용 중인데요, 음식 후 환기하기에도 너무 좋습니다.
저희 부부는 캠핑을 종종 다니는데 잘 안 쓰는 장비들을 베란다 공간에 가져다 두어 맛있는 음식도 먹고, 커피 한잔 내려서 창밖 구경하며 캠핑 기분을 내보기도 합니다.
8. 거실 베란다 Before
거실 베란다 After
베란다 공간을 소개하는 김에 쭈욱 보여드립니다. 이곳은 거실 앞 베란다 공간입니다. 침실부터 거실, 아이방까지 연결된 가장 긴 베란다인데, 옛날 아파트이다 보니 에어컨 실외기 공간이 따로 없어요.
올 리모델링을 하면서 시스템 에어컨 5대 설치 공사를 함께 진행하였어요. 침실 앞 베란다에 실외기를 두고 뜨거운 공기가 베란다 전체로 퍼지지 않도록 중간에 문을 설치해 주었어요. 창고 선반도 설치하여 수납도 함께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투명한 문 덕분에 지저분한 짐들도 가려져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이제 침실로 들어가 보실까요? 새하얀 집에 반전 있는 침실이 숨어 있어요.
안쪽에 설치되어 있던 기존 방문 두 개를 철거하고 앞쪽 벽 라인을 맞춰 현관 중문과 같은 양개형 철재 유리 도어을 설치해 주었어요.
애매하게 버려질 뻔한 공간이었지만 유리 도어 덕분에 갤러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조명과 액자 레일도 미리 넣고 목공 작업을 해서 더욱 깔끔하고 완벽한 갤러리 공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9. 침실
온통 새하얀 저희 집에서 유일하게 어두컴컴한 공간입니다. 벽과 천장을 다크 그린 컬러 벽지로 선택했어요. 천장까지 어둡게 해달라고 했을 때 잠을 잘 못 자냐는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잠은 아주 잘 자는 편이지만, 벽과 천장을 한 컬러로 연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조명과 콘센트, 커튼까지 블랙으로 맞춰 주었습니다.
침실 가구는 신혼 가구를 그대로 쓰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앤틱한 느낌이 나게 되었네요. 그래서 조명도 다른 공간보다 좀 더 클래식한 디자인 제품으로 놓아 주었어요.
이것은 결혼할 때 시댁에서 받은 3단 자수함입니다. 함 사세요~ 할 때 그 함 맞습니다. 혹시 너무 옛날 사람 같나요?! ^^;
자수 명장님이 만드신 함입니다. 함께 받은 전통 혼례 물건들도 함 속에 잘 보관해 두었어요. 그리고 마트료시카처럼 3단 합체도 된답니다. 모던한 버섯 조명과의 콜라보도 잘 어울리죠. ^^ 귀한 물건이니 대대손손 물려주어야겠습니다. 하하하
기존에 두 개의 방문이 나란히 있던 자리입니다. 왼쪽으로 들어가면 드레스룸과 욕실이 있어요. 다시 새하얀 공간으로 돌아갑니다.
10. 드레스룸
침실과 욕실 사이의 방을 드레스룸으로 꾸몄어요. 옷장은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모듈형 가구를 그대로 옮겨 설치해 주었어요.
오른쪽 커튼 부분은 원래 붙박이 옷장이 있었는데 모두 철거하고 이불장과 서랍장을 넣고 답답하지 않게 커튼으로만 가려주었어요.
이사 오면 장을 추가 구입하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단종이 되어버려 아쉽게도 이대로 사용 중입니다. 업체에 가구 배치 사이즈를 미리 말씀드려 천장 조명이 가려지지 않게 위치를 정해 전기 작업을 했어요.
11. 욕실 1 Before
침실 쪽 욕실입니다. 문 뒤쪽으로 욕조가 있는 기본형 욕실이었어요.
욕실 1 After
좁은 공간이었지만 하부장, 가벽, 욕조, 샤워 부스까지 넣고 싶은 거 다 넣은 욕심 가득한 욕실입니다. 창문 위치를 고려한 최적의 구조로 원하는 것을 다 넣었답니다. 공간 활용을 위해 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설치했고, 문에 가려지게 된 스위치는 욕실 내부로 옮겨 주었습니다.
욕실은 건식으로 만들었어요. 바닥 단차를 높여 방과 연결되게 했어요. 세면대 아래 배수구는 사용하지 않을 거라 벌레 및 냄새 차단을 위해 막고 타일로 덮어 시공했습니다. 이전 집에서 습식으로 쓰다가 건식으로 바꿔 보니 청소와 관리가 훨씬 쉬워서 이번 집은 처음부터 건식형으로 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 욕실에 맞춤형처럼 딱 맞게 들어간 반식욕 미니 욕조입니다. 너무 귀엽죠? ㅎㅎ 주로 샤워 부스를 사용하지만 가끔 욕조도 필요하긴 하더라고요. 천장에는 온풍, 제습, 환기 등의 기능이 있는 복합 환풍기를 설치했어요. 저는 제습 기능을 가장 유용하게 쓰는 것 같아요.
거울 한쪽 벽면에 비스듬히 비춰주는 스폿 조명을 달아 호텔 욕실 같은 느낌을 내주고 싶었습니다.
세면대 아래에는 2단 서랍형 하부장을 제작해 넣었어요. 내부가 넉넉해서 타월 뿐만 아니라 욕실에서 사용하는 여러 물건들을 가득 수납할 수 있고 꺼내 쓰기도 편해 더욱 깔끔하게 욕실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2. 욕실 2
현관 입구 쪽 욕실입니다. 이곳은 아이방 바로 앞에 있어서 주로 아이가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중딩이 남자아이가 쓰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공간이지요. >.<
이 욕실도 간접 조명을 포인트로 넣어 주었어요. 둥근 조명과 사이즈가 비슷한 원형 수건걸이를 찾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설치 위치를 요렇게 부탁드렸었는데 완벽하게 그림과 똑같이 나왔어요. 야호 !
거울 선반에 앉아 있는 우디와 버즈가 양치 꼼꼼히 잘 하는지 지켜보고 있답니다~ ^^
이 욕실도 바닥 단차를 높이고 세면대 아래 배수구를 막은 건식이며, 슬라이딩 도어로 시공했어요. 문에 잠금 기능이 없다 보니 손님들이 오시면 조금 당황스러워 하십니다. 변기 사용 시 음악이 나오는 장점(?) 덕에 아직까지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하하 ^^;
저희 집 건식 욕실의 청소법은 간단합니다. 샤워 후 스퀴지로 벽과 바닥의 물을 최대한 쓸어 줍니다. 그리고 천장 환풍기의 제습 기능을 사용해요. 그러면 곰팡이나 물때가 거의 끼지 않아 관리와 청소가 훨씬 수월하답니다. 변기는 물티슈로 닦고 내부는 락스를 뿌려줍니다. 바닥은 로봇 청소기가 다녀간답니다.
13. 아이방
중학생 남자아이방이라 역시나 깔끔 화이트 컨셉 입니다. 아이는 한 명이지만 책상과 의자는 두 개씩입니다. 과외 수업이 있거나 취미 생활을 하거나 할 때 좀 더 넓게 사용하라고 두 개씩 놓아 주었어요. 물론 아이는 침대를 가장 사랑하지만요. ㅎㅎㅎ
입구방 두 개의 바닥은 그레이지 컬러의 광폭 강마루를 시공했어요. 아이방이라 타일보다 따뜻한 느낌의 스크래치에도 강한 마루로 선택했어요. 공부하는 아이방은 밝아야 한다고 해서 천장 조명은 주광색 메인등으로 시공했습니다.
작은 물건들은 서랍 속에 수납하고, 알록달록한 책들은 최대한 같은 종류나 같은 크기별로 정리를 해주어 단정해 보이도록 했어요. 책상은 상판 보호를 위해 매트를 깔아 사용해요. 스탠드는 회전이 가능해서 양쪽 책상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가운데 두었어요.
저희 집에는 이케아 가구가 많습니다. 이케아 주방과 더불어 가구도 많이 들이게 되었어요. 저는 대학에서 조형 미술을 전공하고 관련 일을 했었어요. 지금은 주부이지만요. 그림을 그리고 만드는 걸 늘 좋아하다 보니 가구 조립도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원치 않지만 함께 힘써 준 남편에게 뜬금 감사 인사를... ^^
마치며
3년 전 리모델링 할 때의 사진들을 꺼내 보며 그때의 여러 기억들도 함께 떠올라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머물고 있는 이 공간을 이렇게 기록해 둘 수 있게 되어 너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예뻐해 주며 사진 찍는 실력도 좀 느는 것 같고요.^^
리모델링에 관심 있으시거나 앞으로 준비하시는 분들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쳐 소개해 드리지 못한 소소한 공간들, 아주 맥시멀한 공간들도 있지만 미니멀해 보이는 다른 공간과 컨셉이 맞지 않아, 아니 사실은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예쁜 모습을 담기 어려워 소개해 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미니멀한 척하려고 숨겨둔 많은 짐들도 차마 담지 못했네요. 잘 숨기는 게 미니멀한 거죠. 하하하!! 못다 한 뒷 이야기는 @_solahome에서 계속 기록해 보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 솔라홈 집들이에 놀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앞으로도 우리의 공간에서 따뜻한 마음 나누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