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금융지주, 카디프생명 인수 나선다…삼정KPMG가 실사 자문 [넘버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 제공=한투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에 나선다. 한국금융지주는 관련 실사를 맡을 회계법인을 선정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카디프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 자문기관으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자문사가 결정된 만큼 본격적인 실무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인수합병(M&A)에서 실사에는 한 달 이상 소요된다. 이는 인수 전 매물 대상 기업을 사전 분석하는 작업으로 M&A의 필수 과정이다. 향후 매도인과 매수자 간 협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인수추진 대상은 지분 100% 전량이다. 카디프생명은 대주주인 BNP파리바카디프가 지분 85%를 보유한 프랑스계 생명보험사다. 나머지 지분 15%는 신한은행이 가지고 있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카디프생명 인수가격은 1500억원이다.

이번 M&A는 주관사 선정 없이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개별협상으로 진행되는 프라이빗딜 형태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수자가 실사 법인을 선정하고 매각주관사는 따로 없이 본사인 BNP파리바카디프와 논의하는 구조"라며 "금융기관은 내부에 관련 조직이 있기 때문에 M&A 때 매도 주관을 따로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카디프생명 인수는 성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가 카디프생명을 인수하는 것으로 확실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라며 “이미 딜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로, 자문 법인을 선정하며 본격적인 실사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금융지주는 보험업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카디프생명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는 현재 한국투자증권을 필두로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그간 보험사 매물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왔다. 핵심 자회사인 한투증권이 증권 업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래에셋증권이나 삼성증권 등과 달리 보험업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해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카디프생명 인수와 관련해 한국금융지주는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인수 여부 및 대상을 확정한 것은 아니며 실사 법인에 대해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당초 카디프생명 인수전은 투논파트너스가 주도하고 IBK기업은행이 후순위출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돼왔다. 기은은 출자 비중을 30% 미만으로 제한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피하려 했지만, 실질적인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출자 승인이 필요했다.

다만 기은의 보험사 추가 인수를 금융당국이 반기지 않아 딜이 난항을 겪었다. 기은이 지분 100%를 보유한 IBK연금보험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BK연금보험은 2023년 감사보고서에서 2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당국과 기은 간 관련 논의가 1년 넘게 지연되면서 결국 딜이 무산됐다.

최대주주인 BNP파리바카디프는 저출산 등으로 국내 생명보험 업계의 업황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카디프생명 매각을 추진해왔다. 카디프생명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약 2조7140억원으로 국내 총 22개 생명보험회사 중 20위 정도다. 같은 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68억원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보험손익은 -80억원, 투자손익은 -6억원에 그쳤다.

IB 업계 관계자는"카디프생명은 규모가 작은 데다 생보 업황 등에 따라 성장 가능성도 낮은 편"이라며 "외국사가 국내 보험시장에서 경쟁하기 쉽지 않은 만큼 그룹 차원에서 오랫동안 매각을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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