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전국 1위' 인천 청년들의 삶] (하) 빚의 굴레는 그만…탈출 방법을 찾자

학자금·주택값 안정화 방안 중요

양질 일자리·임금 격차 해소 필요

지역별 기숙사 등 주거 지원 고려도

전문가 “현실·근본적 정책 마련을”

▲인천광역시의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 석정규 의원 /사진=석정규 의원 제공

인천 청년의 부채 수준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제 막 사회로 첫발을 떼는 청년기부터 쌓인 부채는 청년을 빚의 굴레로 밀어 넣는다. 특히 인천은 일자리, 경제력, 원도심과 신도심 격차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청년들의 삶 만족도까지 떨어지고 있다. 인천만의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자 지원만으론 청년 부채 감소 어려워,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은

현재 인천시가 청년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정책은 학자금 대출과 전세 대출 이자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사업은 발생한 이자금액(대출액의 1.7% 내외)만큼 한국장학재단의 대출 원리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세 대출 이자 지원은 인천시 거주 19세~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세대주에 전세 대출 1억에 대한 이자 3.0%∼3.5%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원규모는 연간 140명으로 한정된다.

인천청년정책네트워크 박한울 단장은 인천시의 정책에 대해 “청년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는 좋은 정책임은 분명하지만 부채 규모 자체를 줄이는 정책은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해선 학자금 부담 자체를 줄이도록 지자체가 학자금 동결이나 최소 인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청년 오모(32)씨는 “좋은 대출 상품 만들어줄 테니 대출로 주택을 사도록 권유하기보다는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인천이 직면한 일자리 문제 풀어야”

인천시의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 석정규 의원은 인천 청년의 부채가 높은 원인을 “인천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직접적으로 청년의 임금 수준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최근 인천 내 국제도시에 대기업을 유치한 것처럼 인천에 다양한 기업 및 공공기관이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석 의원은 “청년특별위원회에서 청년의 안정적인 주거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가장 큰 의제로 삼고 인천시 청년 사업을 다각도로 재검토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인천 내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혹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 격차 문제를 해결해야 부채로부터 고통받는 청년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주거 문제 해결 위한 직접 지원도 필요

박 단장은 주거비 부채를 낮추기 위한 방안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에서 지역별 기숙사를 운영하는데, 인천도 대학이 많은 만큼 청년들을 위해 지역별 기숙사를 유치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임대주택이 있긴 하지만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계가 있는 만큼 임대주택을 확대해 최대한 많은 이들이 낮은 금액으로 주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인천 신혼부부·대학생·사회초년생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 임대주택 수는 7400여채로, 54만 인천 청년 인구의 1.3%에 불과하다.

이에 송 교수는 “인천 청년이 50만명이 넘는데 모두 청년 주택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주거비가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지자체가 모니터링하거나 올라간 주거비에 대한 지원이 더해지는 등의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슬기·박예진 수습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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