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사면 신용등급 상승… 1금융권도 ‘자체평가 모형 ’가동
통신비 납부이력 등도 반영
정부 포용금융 기조 발맞춰
앞으로 저신용자들이 서점에서 책을 사고, 공과금을 성실히 내면 신용등급이 올라갈 확률이 높아진다.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 발맞춰 인터넷뱅킹에 이어 제1금융권에서도 잇따라 자체 대안 신용평가 모형을 가동하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교보문고·금융결제원·세금 환급 정보 등 7가지 생활 밀착형 정보를 개인금융 신용평가 모형에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통신정보·휴대전화 소액결제·커머스 정보·카드 가맹점 정보 등 8가지 대안 정보를 활용해 왔는데, 정보 종류를 늘려 신용평가 모형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NH농협금융지주도 올 하반기 대안 정보를 활용한 심사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도서 구입, 전통시장 이용, 대중교통 이용, 통신비 납부 이력 등이 평가요소로 활용된다. 신한은행도 연내 중신용자 대안신용평가모형 신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소액결제·통신·부동산 소유 등 8개의 대안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금융결제원 수시 이체입출금 정보, 도서 구매 정보 활용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대안 신용평가 모델이란 대출이나 카드사용 등 금융거래 내역이 아닌 평소 소비 패턴과 통신·전기요금 납부 이력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카카오톡 선물하기·통신비 자동이체 횟수 등 대안 정보를 활용해왔다.
최근 정부가 포용금융 정책 일환으로 제1금융권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주문하면서 대안 신용평가 모형 구축이 은행권 전반에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신용평가체제로는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에게도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의 대안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체계 고도화와는 별개로 자체 평가 모델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려는 취지다. 다만 서적 구입, 대중교통과 같은 대안 정보가 고신용자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은행들은 대안 정보의 반영 비중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책을 수백 권씩 산다거나, 전통시장 소비를 과도하게 늘리는 행위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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