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원격 고용 시대...“클릭 몇 번으로 해외 인재 쉽게 채용”

구동완 기자 2026. 1. 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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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the 깊은 인터뷰] 美 HR 기업 ‘딜’ CEO “‘애니타임 페이’로 언제든 급여 받는 시대 열릴 것”
미국 인사 관리(HR) 테크 기업 ‘딜’의 알렉스 부아지즈 최고경영자(CEO). 그는 최근 WEEKLY BIZ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글로벌 채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 성장 전략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Deel

국경 없는 ‘인재 전쟁’ 시대다. 5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원격 근무란 낯선 제도를 일터에 안착시킨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글로벌 인재를 원격으로 고용하는 인사 관리(HR)의 새 흐름을 만들었다. 한국 기업이 인도나 베트남에서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그런데 이런 HR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 기업들을 대신해 외국인을 채용해 주거나 현지 법령에 맞게 근로 계약을 맺고, 급여와 수당을 주는 글로벌 HR·급여 서비스 기업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돼 임직원 7000명 전원이 원격 근무를 하는 HR 테크 기업 딜(Deel)이다. 2019년 설립된 딜은 글로벌 인재 채용 수요가 급성장하며 현재 기업 가치가 173억달러(약 25조원)에 이르는 등 이 분야 대표 기업으로 부상했다.

알렉스 부아지즈 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0일 WEEKLY BIZ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전 세계 누구든 채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글로벌 구직자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더 넓게 열리고 있다”고 했다.

◇클릭 몇 번에 뽑고 뽑히는 시대

-인터뷰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니, 3년 전보다 연간 반복 매출(ARR)이 무려 10배나 커졌더라. 성장의 비결이 뭔가.

“우리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고객’이다. 한국 같은 나라에선 훌륭한 기업과 뛰어난 인재가 많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인재를 쉽게 활용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딜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ARR이란 일회성 계약으로 번 돈이 아니라 구독료처럼 매년 안정적으로 반복해서 들어오는 매출만을 계산하는 지표를 말한다. 특히 플랫폼 업체 등에선 사업의 체력·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그런데 딜은 2022년 4월 기준 ARR이 1억달러를 돌파하고 2025년 초에 10억달러를 넘겼다.

-원격 근무가 확산하던 팬데믹 국면은 끝난 지 오래다. 어떻게 성장을 유지했나.

“글로벌 채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 성장 전략의 핵심이 됐다. 팬데믹이 계기였던 것은 맞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각국의 노동법과 세무 규정을 지키면서도, 떨어져 일하는 직원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 일이다. 딜은 채용, 입사 절차(온보딩), 급여, 인력 운영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기업들이 글로벌 인력을 더 쉽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해외 채용 수요는 계속 늘어날까.

“딜 같은 플랫폼 덕분에 이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전 세계 누구든 채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 흐름은 계속 커질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운영 책임자 중 한 명은 이집트에 있다. 딜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역할을 맡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는 기회의 문을 더 넓히고, 글로벌 인재들이 기회를 더 고르게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해외 원격 근무가 늘면서 직원들의 소속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그래서 우리는 단순한 급여 회사가 아니라 HR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상 관리, 직원 참여도 관리 같은 영역까지 확장해 글로벌 팀의 피드백과 성과, 일상적인 소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도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면 언제든 받는 월급

-급여 지급 분야의 미래 트렌드를 예상한다면.

“우선 우리가 출시한 ‘애니타임 페이(Anytime Pay)’를 소개하고 싶다. 급여는 원래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에만 지급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우리는 급여를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예컨대 월급날이 27일인데, 7일까지 일했다면 그만큼의 급여를 수수료 없이 미리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새로운 시도지만, 앞으로 표준이 될 서비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급여 시스템은 기업 입장에선 정산만 더 번거로워지는 것 아닌가.

“애니타임 페이는 직원들에게 ‘언제 급여를 받을지’에 대한 선택권을 준다. 직원들은 이미 일한 급여의 일부를 수수료 없이 언제든 즉시 인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직원의 금전적 스트레스가 줄고, 회사가 직원의 삶을 진정으로 배려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직원들의 이직률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본다.”

-최신 HR 트렌드는.

“AI 도입이다. 이력서 선별, 인터뷰 보조, 휴가 정책 적용, 조직 데이터 분석까지 HR 전반에 AI가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이는 자동화에 투자해, HR 담당자들이 행정 업무가 아니라 ‘좋은 팀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도록 돕고 있다.”

◇불붙는 인재 경쟁

-최근 글로벌 인재 경쟁은 어느 정도인가.

“우수한 인재를 구하는 경쟁이야 늘 존재했지만, 새로운 기술이 거대한 시장을 열 때마다 기업들은 이 기술을 다루는 인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운다. 최근 AI 인재 구인은 말 그대로 ‘전쟁’이다. 메타, 오픈AI, 애플까지 경쟁적으로 보상을 높이고 있다. 미국 기업 중 일부는 자국 내 인재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자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면 일반적인 직군의 초급·사무직 일자리는 AI 영향으로 되레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서도 이런 초급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현재 해외 채용 수요가 가장 강한 산업은 어디이고, 앞으로 어디로 확산될까.

“초기엔 테크·금융 산업에서 글로벌 채용 수요가 가장 강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딜은 전 세계 150여 국에서 3만7000개 기업, 150만명의 근로자를 지원한다. 주요 고객사는 오픈AI와 같은 테크 기업뿐 아니라 타임, 나이키, 리복, 코인베이스, 레딧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한국에서도 SK인텔릭스, 토스, 마크비전, 라이너 등이 고객사다.”

-한국 기업들도 해외 인재 채용에 적극적인가.

“한국 기업들도 해외 진출이 늘면서 기술 개발을 맡을 엔지니어와 신시장 성장을 이끌 영업 인력을 중심으로 해외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고 인재들이 원하는 건

-그렇다면 전 세계 인재들이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기업 문화나 복지, 급여 조건은.

“신뢰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포용적인 문화, 성장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복지, 그리고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보상이다. 급여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직업 선택의 유일한 결정 요인은 아니다. 딜과 IDC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최첨단 도구를 쓸 수 있는 업무 환경(49%)이나 명확한 커리어 경로(43%) 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들은 어떤 한국의 인재들을 찾고 있나.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들은 초기부터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국가 책임자급 인재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업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성공한 창업자로서 한국의 예비 창업가에게 조언한다면.

“지금은 어디에서든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중요한 건 크게 꿈꾸고,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고객에게 집착할 정도로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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