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바퀴,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인류 최초의 바퀴는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출발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퀴는 약 6000년 전 발명돼 인류의 생활에 변혁을 가져왔지만 정확한 기원은 지금까지 수수께끼다.

바퀴의 역사를 오래 연구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리처드 불리엣(84) 박사는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카르파티아 산맥이야말로 인류의 첫 바퀴가 탄생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 존재하는 바퀴의 기원 가설은 3가지다. 첫째는 기원전 4000년 메소포타미아에서 바퀴가 발명돼 유럽에 퍼졌다는 설이다. 둘째는 기원전 3800년 튀르키예 북부 흑해 연안에서 바퀴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셋째는 기원전 4000년에서 3500년 사이 동부 유럽에 걸친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제작됐다는 가설이다.

리처드 불리엣 박사는 2016년 카르파티아 산맥 탄생설을 주창한 인물이다. 그는 역사에 구조역학을 접목한 최근 연구에서 기원전 3900년경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구리를 캐던 광부들이 바퀴를 고안했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 동부 카르파티아 산맥의 구리광산 광부들이 최초의 바퀴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pixabay>

박사는 "바퀴나 바퀴가 달린 놀이 기구의 고고학적 증거는 동기시대(기원전 5000~3000년경)의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에서 이미 많이 나왔다"며 "벽에 그려진 전차 바퀴나 어린이 장난감이 대표적이고 초기 바퀴 기술에 대한 문헌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원전 4000년경 카르파티아 지역은 구리 수요가 상당히 컸다. 당시 광부들은 점점 깊은 곳을 파고 들어갔을 것"이라며 "채취한 구리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려야 했던 광부들이 초기 바퀴를 고안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발견된 후기 동기시대 수레의 모델은 직사각형에 측면은 사다리꼴로 현재 광산에서 쓰는 운반 열차와 비슷하다. 리처드 박사는 공학자들과 협력해 고대인들이 단순한 롤러를 어떻게 바퀴와 차축으로 바꿔갔는지 조사했다.

바퀴의 발명은 인류의 생활상을 확 바꿔놨다. <사진=pixabay>

그 결과 바퀴의 진화에는 세 가지 혁신 기술이 필요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리처드 박사는 "무거운 짐을 옮겨야 했기 때문에 길을 따라 롤러를 깔고 뒤쪽 롤러를 앞쪽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썼을 것"이라며 "이런 작업을 위해 필요한 첫 번째 혁신 기술은 홈이 들어간 롤러다. 광물을 운반하는 상자를 여기 올려놓으면 앞뒤로 움직이기 편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두 번째 기술은 차축에 고정된 바퀴로, 이를 통해 갱도 내에 바위나 잔해가 있어도 짐수레가 여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다"며 "마지막은 바퀴 시스템 탄생 500년 후 만들어진 바퀴가 차축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기술이다. 이로써 상당한 기동성이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바퀴의 진화는 동기시대 이후에도 계속됐다. 특히 1869년 레이디얼 볼 베어링(축과 직각 방향에 걸리는 하중을 받는 베어링)의 발명은 20세기 자동차 산업 및 기계 산업의 큰 진전으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동유럽에서 바퀴가 발명되고 퍼져나갔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최종적인 답은 아닐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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