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이 PF 축소와 유동성 관리 강화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부동산 투자 규모를 10% 가까이 줄였고, 유동성 비율은 양호한 수준인 110% 이상을 유지했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조기에 정리하는 동시에 채권 회수에 집중, 단기 수익보다 재무 체력 보강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22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충당금 차감 뒤 부동산 포지션은 234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는 8.5%,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6.4% 감소했다. 부동산 포지션은 △PF △브릿지론 △시행이익유동화 △자금보충 등으로 구성됐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자 관련 사업에 투입된 자금을 적극적으로 거둬들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브릿지론이 137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3.2% 줄었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 인허가 단계 등 부동산 개발 초기 단계에 투입되는 단기 대출이다. 인허가, 시공사 확정, 분양 계획 수립 등을 거쳐 사업성이 검증되면 브릿지론이 정식 대출과 같은 본PF로 넘어갈 수 있다.
만약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브릿지론이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면 빚을 상환할 수 없어 부실 채권이 된다. 증권사는 브릿지론을 직접 대출해주거나, 지급 보증 형태로 시장에 참여하는데, 해당 부동산 개발이 실패하면 채무를 떠안을 수 있다.
충당금 차감 뒤 부동산 포지션 중 PF는 189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 감소했다. 기타는 같은 기간 대비 4.3% 줄어든 327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년 동안 회수한 PF 금액만 누적 1163억원이다. 올해 1분기 회수 금액은 192억원이다. 공사가 멈출 가능성이 높은 부실 사업장 관련 채권을 집중적으로 회수하고, 이미 보유한 채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재매각해 현금을 회수한 결과다.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 위험 요인 제거에 집중한 결과 올해 1분기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은 8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보다 수익이 86억원 줄어들어 적자전환했다.
단기적인 사업 축소를 감수한 이유는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때문이다. 2022년 이전까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때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건설 경기가 호황을 이루자 브릿지론 같이 위험도 높은 사업이 이자 수익을 톡톡히 얻어내는 수익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금리와 원자재 값이 오르자 전국 곳곳에서 공사를 멈추를 사업장이 속출했다. 시행사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부실 사업장이 늘어났고, 이는 증권 업계의 뇌관이 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 맞춰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충당부채는 25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38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적립해놓은 금액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불확실한 부채를 고려해 미리 준비해놓은 충당금이 증가했다.

특히 보증을 선 채무를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다올투자증권이 당장 갚아줘야 할 수도 있는 잔여 지급보증 규모는 올해 3월 말 1972억원이다. 반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185억 원으로 더 많다. 만약 보증 선 금액을 모두 대신 갚아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보유한 현금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셈이다.
유동성 비율은 112.8%로 금융당국의 규제 가이드라인 100%를 상회했다. 지급보증 등 우발채무까지 부채에 포함해 산출한 조정유동성비율도 107.2%를 기록했다. 잠재적 채무까지 감안해도 단기 유동성에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다올투자증권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3.2% 줄어든 59억원이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당기순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9% 증가했다. 다올저축은행과 다올자산운용, 다올PE 등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된 덕이다.
다올투자증권은 향후 전 사업의 실적 확대와 함께 부동산 PF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조기 회수를 통해 PF 익스포저를 축소하고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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