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가 좋다”는 일본의 천재 바둑 소녀···스미레, 당찬 출사표를 던지다

목소리는 작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지는 결연했다. 일본의 ‘천재 바둑 소녀’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한국 바둑 무대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스미레는 4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 첫 대국을 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기원의 기사로서 본격적으로 하는구나라고 실감했다”며 “한국 바둑의 레벨은 전체적으로 높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사소한 부분까지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한국 바둑계에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함께하면서 나도 사소한 부분, 후반에서 약한 부분이 있기에 한국기원에서 많이 배우면서 강화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미레는 전날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본선 1라운드 4국에서 이창석 9단과 한국기원 객원기사로서 데뷔전을 가졌으나 아쉽게 패했다.
2009년생인 스미레는 2019년 일본기원이 신설한 영재 특별 채용 시스템의 1호 입단자로 주목을 받았다. 입단 당시 나이가 만 10세0개월로 종전 후지사와 리나 6단(11세6개월)의 최연소 입단 기록을 경신, ‘천재 소녀’로 일약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1월 만 13세11개월의 나이로 우에노 아사미 4단과 여류기성전 도전 3번기에서 1국을 패한 뒤 내리 2~3국을 따내며 후지사와가 2014년에 세운 최연소 타이틀 홀더 기록(15세9개월)을 경신, 일본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2023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순천만국가정원의 용병으로 영입, 한국여자바둑리그에 데뷔해 9번의 대국에서 7승(2패)을 따내며 좋은 시즌을 보냈다.
이런 스미레는 지난해 9월 갑자기 한국기원에 객원기사로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다시 화제를 모았다. 이후 한국프로기사협회 대의원 회의와 한국기원 이사회에서 승인 절차를 밟았고, 10월에 최종 승인이 나면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무섭게 성장하는 스미레가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어한 것은 그만큼 한국 바둑의 수준이 높고, 수준이 높은 곳에서 자신의 기량을 더욱 갈고 닦기 위함이었다. 스미레는 “사실 불안감이 많다. 그래도 한국에는 강한 기사들이 많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더 열심히 해보겠다”며 “5년 정도 한국에서 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일단은 랭킹 2위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 매일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1위가 아닌 2위를 목표로 한 것으로는 “현실적으로 1위가 무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바둑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 2위도 실력을 많이 끌어올린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스미레는 한국이 낯설지 않다. 어렸을 적부터 일본에서 프로 바둑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9단으로부터 3살 때부터 바둑을 배웠던 스미레는 이후 한국으로 와 한종진 9단(현 프로기사협회장)이 운영하는 바둑 도장에 다니며 한국기원 연구생 리그에도 출전했다. 초등학생 신분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학업과 바둑 공부를 병행했던 스미레는 한국 문화가 결코 낯설지 않다. 이틀 전 생일을 맞았던 스미레에게 생일에 무엇을 했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치찌개를 먹었다”며 해맑게 웃은 스미레는 “K-POP과 아이유를 좋아한다. (친구들과) 영화를 같이 보고나 노래방에 가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스미레의 한국 진출로, 그동안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일본 바둑도 국제적인 교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 다른 일본 기사인 후지타 레오 초단 또한 다음달 한국 유학을 앞두고 있다. 스미레는 “한국 바둑이 쉽지 않다. 나도 그렇지만 후지타 초단도 노력해서 강한 기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조언을 건네면서 “국제적인 교류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한국과 일본 바둑이 서로의 강점을 배우면서 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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