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장 늦은 열대야…추석까지 폭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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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밤부터 10일 오전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190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후 116년 만에 가장 늦은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1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한여름 수준인 35도까지 오르는 등 추석 연휴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밤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25.6도로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경신했다.
대전은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으며 1969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가장 높은 9월 기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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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더위도 티베트 고기압 때문
기상청에 따르면 9일 밤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25.6도로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경신했다. 과거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은 일제강점기였던 1935년 9월 8일이었다. 이번 열대야로 서울에는 1914년 9월 2일과 2023년 9월 4일 등 총 4차례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10일 오후에는 전국 183개 구역 중 167곳(91.2%)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이 중 서울 전역을 포함해 대전, 세종, 경기 파주시, 경북 포항시 등 69개 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서울에 9월 폭염경보가 발령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발효된다.
‘가을 폭염’에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곳곳에선 9월 일 최고기온도 경신됐다. 대전은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으며 1969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가장 높은 9월 기온을 기록했다. 강원 정선군에선 기온이 37.1도까지 올랐다. 경기 이천과 수원, 강원 춘천, 충남 금산군, 전북 전주, 경남 밀양 등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9월 일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강원 대관령의 경우 30.5도까지 기온이 올랐는데 1971년 이곳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후 9월 기온이 30도를 돌파한 건 처음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의 주역 중 하나였던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이 크다. 한반도 상공 12km 인근에 자리잡은 티베트 고기압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유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티베트 고기압과 함께 한반도를 ‘이중 열 커튼’으로 덮었던 북태평양 고기압 역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며 다시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티베트 고기압이 열돔 현상을 만드는 동시에 대기 하층에선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기온을 더 높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추석인 17일 이후 더위 물러날 듯
기상청은 늦더위가 11일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경우 11일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전국적으로는 최저기온 21~27도, 낮 최고기온은 28~35도로 예상된다.
이후 16일까지는 기온이 일시적 등락을 반복하며 더위가 이어진다. 11~12일에는 가을비도 예고돼 있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에 20~60mm, 호남권과 영남권에 5~40mm, 제주에 30~80mm의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의 기온은 13, 14일에는 30도 아래로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가 15, 16일 티베트 고기압이 재차 세력을 확장하면서 다시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무더위는 추석인 17일부터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될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17~2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7~28도, 최저기온은 20~23도로 예상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정도에 따라 더위가 17일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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