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주 괜찮은 대안이 될 SUV" 일단 타보고 판단하자, 르노 그랑 콜레오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엠투데이 이정근기자] 르노코리아가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번째 결과물이 지난 2024년 부산에서 등장했다.

르노의 야심작,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Grand Koleos)'다. 시작부터 환호와 함께 뜻밖의 역풍을 동시에 맞이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던 르노에게 진한 먹구름을 불러왔지만,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고 2025년 본격적인 성장과 고객의 구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강력한 경쟁 모델이 버티고 있는 한국의 중형 SUV 시장에서 그랑 콜레오스는 확실한 포지셔닝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 아니면 안된다", "결국은 이 차다"라는 확신에 찬 선택은 그랑 콜레오스와는 먼 이야기다. 오히려 "이 차도 괜찮지 않아?", "이 차 한 번 타볼까?" 이런 물음표 가득한 반응이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랑 콜레오스,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당시 실제 출고가 시작되면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선택할 것인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출시 당시 보여주었던 뛰어난 상품성과 기존의 르노에서 볼 수 없었던 트렌디한 디자인,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그랑 콜레오스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도로에서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9월 3,900대, 10월 5,385대를 판매하며 판매량을 월 5천대 수준으로 끌어 올려 동급 SUV 서열에서 당당하게 3위를 차지했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월 판매량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무엇이 사람들을 그랑 콜레오스의 키를 쥐고 싶게 만들었을까 시승하는 동안 생각해본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첫 번째는 디자인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호'를 떠올리게 했을 것이다. 경쟁 모델과 같은 강렬한 아이코닉 디자인 대신 유려한 직선과 곡선을 적절하게 배분해 나름대로 '무난한' 스타일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형 휠, 스트라이프 LED 라이트 등 트렌디한 디자인 포인트들은 빠짐 없이 챙긴 덕분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두 번째는 운전하는 동안 가장 많이 보게 될 콕핏 디자인이다. 르노가 오랜 기간 숙성시키고 진화시켜 온 인터페이스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 운전자는 물론 가족에게 더 많은 점수를 받았으리라.

첨단 디지털 클러스터에 차량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담아내고, 운전자에게 필수인 '티맵'을 비롯해 최근 프로모션으로 확장중인 '5G 데이터' 무제한 제공은 고객의 마음을 솔깃하게 만들었을 것.

여기에 동승한 사람에게 100%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 덕분에 그랑 콜레오스를 타고 있는 동안 지루할 틈을 전혀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오픈R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실제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시야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안전을 위해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기본 또는 옵션으로 추가된 럭셔리 브랜드의 것과 동일한 구조다.

동승자는 유튜브는 물론, OTT 서비스, 인터넷 등 즐길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여행하는 내내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괜찮은 옵션이다. 심지어 그랑 콜레오스는 기본 제공하니 옵션으로 추가할 필요도 없다.

동승자가 선택한 기능은 무선 헤드셋으로 편하게 혼자 듣거나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분명 고객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랑 콜레오스, 타보면 어떤 느낌이?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그랑 콜레오스 시승차는 르노의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과 모터를 적절히 사용하며 연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출발 시 모터의 힘으로 움직인다.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거나 급가속, 고속 주행 등 특정 상황에서는 엔진이 당당하게 개입하는 구조다. 이 때 엔진의 개입 타이밍에 느껴지는 엔진의 시동과 진동이 얼마나 잘 억제되는지에 따라 특히 운전자의 기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그랑 콜레오스는 프랑스의 피가 흐른다. 프랑스차들이 독일차, 일본차를 거의 100%에 가깝게 이길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엔진의 개입 순간 느껴지는 부드러움이다.

그랑 콜레오스 역시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시 엔진의 개입이 부드럽다. 경쟁 모델은 물론 수입차와 비교해도 엔진 개입 순간은 운전자가 예민하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거의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당연히 일부 진동과 사운드가 들리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시승하는 내내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스마트한 움직임에 자꾸 점수를 주게 된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실제로 엔진과 모터의 움직임이 보고 싶다면 운전자 디스플레이 좌측에 에너지 플로우 그리고 엔진과 모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보고 있어도 좋다.

르노가 아르카나(구 XM3) E-Tech 하이브리드 출시 당시 "주행의 75%를 하이브리드로 달린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라고 외쳤다.

실제 그랑 콜레오스를 타보면 르노가 목에 피가 나도록 이런 이야기를 왜 했는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가혹할 정도로 모터를 편애하는 모습에 오히려 엔진이 불쌍해 보일 정도로 느껴진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르노 그랑 콜레오스 공인 연비가 15.7km/l(테크노 19인치 휠 기준)이다. 교통량이 많은 서울 시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을 출퇴근 시간에 달려보니 도심 주행시에는 도심 연비 15.8km/l 보다 더 좋은 16km/l이 나온다.

중형 SUV를 타면서 연비 걱정은 할 필요는 없겠다. 55리터의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860km 정도가 공인 연비로 주행할 거리지만 실제 달려보면 1,000km 정도는 거뜬하게 달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르노 그랑 콜레오스에는 31가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기본 탑재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사용하기 편하고, 차선 유지, 차선 이탈 방지, 사각지대 모니터링 등 요즘 차의 필수 옵션들이 가득 들어 있으니 초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아도 불안에 떨 필요가 없다. 기능들은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제대로 운전자를 '지원' 해준다.

cm 단위를 볼 줄이야, 자동 주차는 어?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도데체 이 기능은 누가 넣자고 했고, 누가 'OK' 사인을 준 것일까? 너무 궁금해졌다. 주차 중 일반적으로 다른 차량과 가까워지면 빨간 선, 면이 눈에 들어오고 강력한 경고음이 쉬지 않고 귀를 간지럽게 만든다.

대개 녹색 선이면 90cm, 노란 선이면 60cm, 빨간 선이면 30cm 이내로 접근한다는 룰을 가지고 있는데 이 규칙에 보너스 기능을 추가해 버렸다.

그랑 콜레오스는 1cm 단위로 주차장의 기둥, 벽, 다른 차의 범퍼와의 거리를 알려준다. 특히 좁은 주차장에서 수차례 앞뒤로 움직이며 주차할 때 앞차와의 거리를 이렇게 알수 있다면 최소한 1~2번 정도는 덜 움직여 주차를 끝낼 수 있으리라.

주차하는 동안 얼마나 가깝게 앞차와 또는 뒷차와 가까워질 수 있게 만드는지 다가가는 무모한 용기를 낼 필요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nault Korea, Grand Koleos)

아주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기능이 있다. 생각보다 빠릿하게 공간을 찾는 오토 파킹 기능이다. 버튼을 누르고 천천히 주차장을 돌면 주차 가능한 공간을 찾는 즉시 주차 하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파랗게 빛나는 'P' 아이콘을 누르면 자동주차는 매우 빠르게 시작된다.

"어? 이렇게 빠르게 주차해도 되는건가?, 사람보다 빠른거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빠르고 확실하게 공간을 찾아 들어간다. 하지만 가끔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면 반드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지 않기를 바란다.

수 차례 오토 파킹 기능을 사용하고 나니 어느새 마음에 평온이 찾아올 정도로 깔끔하게 주차를 해준다. 점점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사라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인가 하는 푸념 아닌 푸념도 잠시 하게되는 순간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괜찮은' SUV임에 분명하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경쟁모델과 싸워 왕좌를 차지하려는 '왕좌의 게임' 따위는 할 필요가 없다.

그랑 콜레오스가 나, 가족을 위한 SUV를 사볼까 하는 대부분의 구매 리스트에 '확실한 하나의 대안'이 되어 호기심을 자극하고, 의심을 지우고,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역할에 충실한다면, 한 순간의 거품으로 사라지는 "역사속의 그 차"가 아닌 언제나 사람들이 찾아가는 별 2개의 평가를 받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처럼 "지금도 여전히 잘 팔리는" SUV로 남게 될 것이다.

그랑 콜레오스 제원, 가격

그랑 콜레오스는 E-Tech 하이브리드, 가솔린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며, 고객의 취향에 맞게 테크노(techno), 아이코닉(iconic),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 트림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간단히 E-Tech 하이브리드와 가솔린의 제원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제원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연비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제원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연비

르노코리아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판매 가격은 테크노 3,495만원, 아이코닉 3,860만원, 에스프리 알핀 3,995만원이며, AWD 추가 시 4,345만원부터 시작한다.

E-Tech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테크노 3,920만원, 아이코닉 4,152만원, 에스프리 알핀트림은 4,352만원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