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랐다고 좋아할게 아니다.." 8000 코스피 반등 뒤 숨은 폭락 신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뉴시스

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코스피 8000선 종가 시대를 열어젖힌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장 뒤편에서 역대급 폭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업계 특유의 주기적 등락 특성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신중론이다.

미국 CNBC 등 주요 외신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현재의 주가 폭등세가 과도한 낙관론에 기대고 있다고 지적하며 조정 취약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SBS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 각각 114%, 186% 급등한 배경에는 메모리 산업이 과거의 주기적 폭망 역사에서 완전히 탈피했다는 강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주요 메모리 기업 경영진들은 인공지능 수요가 구조적 공급 부족을 야기해 수년간 고단가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SK하이닉스 측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고객들이 과거 1년 단위의 단기 계약 대신 장기 계약을 전적으로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는 등 산업의 구조적 체질 개선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아시아경제

반면 비관론을 고수하는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철저한 공급 통제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 가정이 시장의 쏠림 현상을 극대화해 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자산운용사 블루박스는 메모리 사이클이 사라졌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업황이 예외 없이 급격히 꺾였다며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끔찍한 산업이라는 극단적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란모어 펀드 매니지먼트 역시 업계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표범은 쉽게 무늬를 바꾸지 않는다며 향후 3년 내 생산량 확대에 따른 폭락 주기를 경고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디지털타임스

메모리 주가의 이례적인 과열이 한국 증시 전반의 시스템적 변동성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날카로운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뉴라이프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무려 42.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실상 두 종목의 등락이 대한민국 증시 전체를 좌우하는 기형적 구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스탠다드차타드 등 일부 글로벌 투자기관은 한국 증시의 낙관론이 정점에 달했다며 차익 실현 후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분산할 것을 권고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글로벌이코노믹

시장 전문가들의 거센 비관론 속에서도 일부 대형 투자은행들은 국내 반도체 투톱에 대해 여전히 파괴적인 강세 전망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34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삼성전자를 34만 원에서 59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며 120% 수준의 추가 상승 여력을 공언했다.

노무라는 향후 5년간 AI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는 반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기에 현재 6배 수준인 PER이 대만 TSMC 수준인 20배까지 재평가될 것이라 분석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이뉴스투데이

결과적으로 역사상 최초의 8000피 달성이라는 축제 속에서 반도체 주도장세의 명암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이익 37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의 돈잔치를 벌이고 있으나 고점 신호와 차익 실현 압박 역시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지나친 낙관론이나 공포 찌라시에 뇌동매매하기보다 철저한 실적 추이를 추적하며 기계적인 분산 투자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다가올 변동성 서막에 대비해야 한다.